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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메스꺼움 나 좀 살려줘" 청주시청 직원들에게 무슨일이

밀폐된 2임시청사 사무실 환기 안 돼 고통 호소
한범덕 시장은 "관아 입성" 자축…직원들 시큰둥

(청주=뉴스1) 박재원 기자 | 2022-04-05 06:30 송고 | 2022-04-05 08:12 최종수정
청주시가 제2임시청사로 사용하는 청원구 내덕동 문화제조창. 부서마다 창문 하나 없이 밀폐돼 있다 보니 직원들이 실내 미세먼지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2022.4.4© News1 박재원 기자
청주시가 제2임시청사로 사용하는 청원구 내덕동 문화제조창. 부서마다 창문 하나 없이 밀폐돼 있다 보니 직원들이 실내 미세먼지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2022.4.4© News1 박재원 기자

한범덕 청주시장의 '100년 만에 청주시장이 관아에 돌아왔다'는 발언에 임시청사에서 불편을 겪는 직원들 사이에서는 '100년 만에 한 번 올 고통'이라는 식의 반응이 나왔다.

한 시장은 4일 온라인 정례조회를 하면서 "1500년 역사의 고도에서 첫 집무를 시작했다"며 "100년 만에 다시 청주시장이 여기서 집무하게 됐다는 의미를 되새겨 힘을 내주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여기서 1500년 고도는 현재 임시청사(옛 청원군청) 주변 남문로, 북문로, 서문동 일원이 삼국시대 군사·행정의 기능을 담당하는 역사적 중심지였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장이 100년 만에 여기서 근무하게 됐다는 발언은 임시청사에 자리 잡은 '청녕각(淸寧閣·충북도 유형문화재 109호)' 때문이다. 청년각은 조선시대 청주목사가 집무실로 사용한 관아다.

일제강점기는 물론 옛 청원군 시절에 사용하지 못한 관아를 드디어 청주시장이 입성하게 돼 의미가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직원들은 한 시장의 의미 부여에 크게 공감하지 않는 분위기다.

시는 기존 청사 용지에 신청사를 건립하기 위해 북문로 옛 청원군청과 내덕동 문화제조창, 첨단문화산업단지로 나눠 사무실을 이전했다.

옛 청원군청에는 시장·부시장과 기획행정실, 지원 부서 등이 이전했고 문화제조창·첨단문화산업단지로는 32개 부서가 옮겨갔다.

문제는 문화제조창에 사무실을 마련한 부서 직원들의 고통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복지국 소속 부서 등은 사면이 서류함을 이용한 칸막이로 둘러싸여 햇빛도 들어오지 않는 폐쇄된 환경이다.

직원들은 환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무실에 있으면 실내 미세먼지에 눈도 따갑고, 잔기침을 달고 산다고 했다.

공기가 잘 통하지 않다 보니 오후가 되면 몸에서 내뿜는 열기가 사무실에 그대로 축적돼 초여름 날씨 같은 온도까지 오른다고도 했다.

건물 외벽 쪽에 자리 잡은 일부 부서는 그나마 창문이 있으나 밀폐형 통창문이라서 막혀 있기는 마찬가지다.

열 수 있는 창문 자체가 사무실 어느 곳에도 없는 막혀 있는 공간이다.

문화제조창 1층에 자리 잡은 식당에서 뿜는 조리냄새까지 올라오면 두통에 메스꺼움까지 유발한다는 게 직원들의 전언이다.

사무실 천장에 있는 기계식 환기 시스템을 수시로 가동하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그러다 보니 개인용 공기청정기를 책상에 놓고 일하는 직원들도 있다.

한 직원은 "강박신경증이 있거나 예민한 사람은 아마 근무 못 할 것"이라며 "역하고, 답답하고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한 시장이 "좁고 환기도 안 되고 여러 가지 불편하지만 시민들에게 만족할 만한 시정을 펼치기 위함이니 잘 참고 견뎌주길 바란다"고 다독였으나 이 또한 말뿐이라고 받아들인다.

환기시설이나 공기청정기 등 근무여건을 개선할 방법에 대해서는 적극적이지 않아서다.

시 관계자는 "창문을 내거나 하는 방법을 추진할지는 아직 더 검토해야 한다"며 "직원들 불편을 계속해서 수렴하고 있다"고 했다.

청주시 공무원 노조는 이 문제를 가지고 현장 확인 등을 거쳐 조만간 부시장을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시가 임시청사로 사용하는 북문로 옛 청원군청. 시는 8억원의 공사비를 들여 이곳에 시장·부시장실 등을 마련했다.  2022.4.4© News1 박재원 기자
청주시가 임시청사로 사용하는 북문로 옛 청원군청. 시는 8억원의 공사비를 들여 이곳에 시장·부시장실 등을 마련했다.  2022.4.4© News1 박재원 기자



ppjjww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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