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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3년 사용법]③'진짜 5G' 논란 28㎓…지하철 와이파이가 물꼬 틀까

28㎓ 대역 5G 활성화 중심에 선 10배 빠른 '지하철 와이파이'
통신 업계 일각에선 28㎓ 정책 재검토 필요성 주장도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2022-04-03 08:00 송고
편집자주 한국은 2019년 4월3일 5세대(5G) 스마트폰 이동통신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개시했다. 올해로 5G 상용화 3주년을 맞은 셈이다. '꿈의 통신'으로 불리며 주목을 끈 만큼 상용화 이후 속도 논란에 소비자들의 불신은 여전하다. 하지만 5G는 '초연결 사회'라는 불가항력의 흐름을 실현하는 기술진화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막대한 투자비를 상쇄할 '5G 활용처'가 마땅찮은 문제를 해결해야한다. 정부와 이통사는 공동망, 특화망, 28㎓ 시범서비스 등 해법을 찾아가고 있다. 5G 상용화 세계 최초의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도록 B2C와 B2B를 아우르는 '5G 서비스' 대중화가 절실하다.
조경식 과기정통부 제2차관이 5G 28㎓ 지하철 와이파이 시연회에 참석해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과기정통부 제공)

'진짜 5G'라는 유령이 3년간 통신 시장을 배회했다. 2019년 4월 5G 첫 상용화 이후 28㎓ 주파수 대역 5G는 LTE보다 20배 빠른 속도로 알려지면서 '진짜 5G'로 불리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더딘 장비 구축과 마땅한 활용법을 찾지 못하면서 28㎓는 5G 품질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특히 0.3% 수준에 불과한 의무 구축 이행률이 문제가 됐다. 정부와 이동통신 3사는 고심 끝에 10배 빠른 '지하철 와이파이'를 내세우며 28㎓ 대역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28㎓ 5G 논란의 해법으로 등장한 '지하철 와이파이'

28㎓ 5G는 정부와 통신 3사의 아픈 손가락이다. 기존에 사용하지 않던 초고주파 대역을 활용해 차세대 통신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끌 것으로 주목받았지만, 예상과 달리 전파적 특성으로 채산성, 활용도가 떨어져 마땅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국회 국정감사 단골 주제로 떠올랐다.

현재 국내에서는 중대역(Mid-Band)으로 분류되는 3.5㎓ 주파수로 5G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6㎓ 이하 주파수를 사용하는 5G 네트워크는 LTE보다는 속도가 빠르지만, 28㎓ 초고주파를 이용한 5G보다는 느리다. 그러나 28㎓ 대역은 장애물을 피해서 가는 회절성이 약해 더 많은 기지국을 세워야 해 비용 부담이 높다. 국내 이동통신 3사는 28㎓ 주파수를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B2B 중심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하지만 5G망 상용화 당시 통신 업계는 28㎓ 주파수 대역의 이론상 최대 속도를 앞세워 LTE보다 20배 빠른 속도를 내세웠다가 과장 마케팅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진짜 5G'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해 10월 국회 국감에서도 3년째 5G 28㎓ 기지국 구축 미흡 등의 문제에 대한 질타가 쏟아져 나왔다.

실제 통신 3사가 지난해 말까지 구축해야 하는 28㎓ 5G 기지국은 총 4만5215국(SK텔레콤 1만5215국·KT 1만5000국·LG유플러스 1만5000대국)이었지만, 실제 준공이 완료된 장비는 138국에 불과하다. 0.3% 수준이다.

5G 28㎓ 지하철 와이파이 장비가 서울 6호선 한강진역 터널 벽면에 설치된 모습. 2022.2.16/뉴스1 © News1 이기범 기자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3월 28㎓ 활성화 전담반을 발족, 통신 3사와 함께 지하철 와이파이를 중심으로 한 실증 사업에 나섰다. 통신 3사는 지난해 지하철 2호선 성수 지선에 5G 28㎓를 활용한 지하철 와이파이 성능 개선 실증을 마치고, 이를 서울 지하철 본선 2호선, 5~8호선으로 확대·구축 중이다. 실증 결과에 따르면 지하철 와이파이 속도는 기존 71.05Mbps 수준에서 700Mbps 수준으로 약 10배 개선됐다.

통신 3사는 오는 4월 말까지 5G 28㎓ 장비를 구축, 하반기까지 지하철 객차 내 와이파이 설치 공사를 완료한 뒤 연말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통신 3사가 공동 구축 중인 지하철 기지국 1500개를 28㎓ 의무 구축 수량으로 인정하기로 하는 등 완화된 기준을 제시하며 5G 28㎓ 활성화를 독려하고 있다.

◇지하철 와이파이 이후가 문제…정책 재검토 비판도

그러나 통신 업계 일각에서는 28㎓ 대역 활용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 28㎓ 실증 사업은 지하철 와이파이 외에는 크게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통신 3사는 지난해 야구장 등에서 체험존, 로봇 운영, 영상 중계 등 28㎓ 실증 서비스를 진행했지만, 대부분 일회성 이벤트에 그쳤으며 지속해서 이어지는 사업은 드문 것으로 확인됐다.

통신사들은 정부로 할당받은 28㎓ 주파수를 회계상 손상 처리하고 있다. 각각 2000억원을 들여 5년간 할당받은 주파수를 3년 동안 활용하지 못하면서 이를 결국 회계에 반영하는 모습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재무제표에 28㎓ 주파수 이용권을 1860억원 손상차손으로 반영했다. 같은 기간 LG유플러스는 27억2900만원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했다. 2020년 28㎓ 주파수 이용권 관련 손상차손 인식액은 1941억7600만원이다.

이동통신사들은 28㎓ 주파수 대역을 3년간 활용하지 못한 채 회계상 손실 처리하고 있다. 2018.11.3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지난해 국감에서 여야 의원들은 정부가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은 "정부, 과기정통부는 28㎓ 구축 미이행 페널티만 운운하고 탁상행정을 하고 있다"며 "28㎓ 스마트폰도 출시 안 됐고 서비스도 없는데 지하철, 야구장 다니면서 시범 사업 폼만 잡는다"고 질타했다. 또 "5G가 성공하려면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B2B 서비스에 한정해 특수 분야를 만드는 등 정책 전환을 하는 게 대한민국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의원도 28㎓ 대역에 대한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변 의원은 "5G 구축 정책에서 정책 실패한 것을 인정하고 고쳐야지 비효율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방향을 정립해 보고해달라"고 촉구했다.

한 통신 업계 관계자는 "5G 상용화 과정에서 통신 업계와 장비 업계, 학계가 기존 이동통신 서비스에 쓰지 않던 초고주파(mmWave) 대역을 써보자고 한 건데 실제로 해보니 생각보다 잘 안 돼 난관에 봉착한 상황"이라며 "달라진 현실에 맞춰서 28㎓ 정책을 맞춰 가야 하는데 약속을 안 지켰다고 원론적인 얘기만 하면 현실과 안 맞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통 3사 사업보고서를 보면 28㎓ 주파수를 손실 처리했는데 재무제표는 시장에 말하는 메시지로, 28㎓ 주파수로 돈을 벌 수 없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통신 업계 관계자는 "기술적으로 초고주파(mmWave) 대역을 전 세계적으로 쓰는 나라가 드물다. 미국 버라이즌도 대도시 위주로 초고주파 대역 5G를 구축했지만 장애물 문제로 품질이 좋지 않자 중대역 주파수를 활용해 품질 격차 문제를 해소하고 있다"며 "통신 3사도 28㎓ 주파수를 할당받으면서 수천억을 썼는데 활용하고 싶을 거고, 그래서 일단 지하철 와이파이를 중심으로 실증 사업을 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8㎓ 5G 정책을 끝까지 끌고 가겠다는 입장이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도 28㎓ 지하철 와이파이 사례를 퀄컴 등 글로벌 사업자에 소개하며 28㎓ 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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