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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연속성이 제2벤처붐 불씨 살린다"…차정훈 중기부 창업벤처혁신실장

[인터뷰]세계 1위 SW기업 출신 전문가'…"정책 연속성 중요"
제2벤처붐…"지역 벤처 생태계 조성·규제 개선할 것"

(세종=뉴스1) 신윤하 기자 | 2022-04-01 06:20 송고 | 2022-04-01 07:58 최종수정
차정훈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이 29일 세종시 중소벤처기업부 청사 회의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 하고 있다. 2022.3.29/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벤처·스타트업 기능을 떼어내는 거요? 어떤 부처에서 벤처를 담당하든 좋은 인재들이 앞에서 이끄는 생태계는 그대로 갈 겁니다. 이미 제2벤처붐을 이끈 생태계가 만들어졌으니까요.

하지만 벤처가 다른 부처로 이관된다면 벤처 기업의 딥테크 진화는 어렵습니다. 지역의 창업 스타트업 생태계도 만들어지지 않을 거고요. 국내 벤처의 글로벌 진출이 필요한데 이 역시 스타트업 생태계가 무르익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이 모든 과제는 정책 연속성이 뒷받침돼야 가능합니다."

차기 정부의 조직개편 과정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안팎으로 '중기부 대수술'이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소벤처기업부의 기능을 쪼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자원부에 이관하는 조직 통폐합 관련 얘기도 나온다.

지난달 30일 세종시 중기부 볼풀회의장에서 만난 차정훈 중기부 창업벤처혁실실장에게 중기부가 가야할 길을 물었다. 미국 실리콘밸리 세계 1위 소프트웨어 기업 출신의 현장 전문가이자 제2벤처붐 중심에 있던 3년차 공무원답게 핵심을 짚었다.

큰 틀에서 지금의 벤처 생태계는 인재가 이끌어가는 시스템이 구축돼 어느 부처가 벤처·스타트업을 담당해도 잘 굴러갈 것이라는 게 차 실장 생각이다. 정책을 통해 투자를 유도하고, 투자가 유치된 곳에 인재가 들어오는 방식이 이미 자리 잡았다는 이유에서다.

차 실장이 우려하는 부분은 중기부 외의 부처가 정책 연속성을 유지하고 제2벤처붐을 키울 수 있을지 여부다. 벤처투자의 수도권 편중,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서비스업종 집중 현상 등 부문별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했다.

차 실장은 동력을 얻은 제2벤처붐을 키우고 곳곳에 남은 숙제를 풀어내려면 정책 연속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기부 역시 올해 2500억원 이상 규모의 해외 벤처캐피탈 글로벌펀드 및 4700억원 이상의 지방전용펀드를 조성하고 전국 곳곳에 벤처 군락 둥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차정훈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이 29일 세종시 중소벤처기업부 청사 회의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 하고 있다. 2022.3.29/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제2벤처붐 속 중기부 역할…"성장엔진 키우려면 효율적 투자 유도해야"

차 실장은 제2벤처붐의 기초를 다질 수 있었던 밑거름으로 관련 인재와 벤처 캐피탈리스트 등 벤처 종사자들의 헌신, 시의 적절했던 정책 시행을 꼽았다.

지난해 벤처투자는 역대 최대 실적인 7조 6802억원을 기록했다. 차 실장은 제2벤처붐의 초석을 다진 것으로 딥테크 등 성장엔진을 키우려면 자본투자가 곳곳에 스며들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장 돈이 되는 사업에만 인재와 자본이 몰리면 벤처 생태계의 기초체질 강화가 어려운 만큼 이를 중기부가 연속성을 가지고 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시장성이 크지 않아 주목 받지 못한 업종이나 비수도권 벤처는 투자를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수도권 벤처투자 집중도는 82%로 비수도권 벤처투자 비중은 20% 내외 수준에 그쳤다. 같은 기간 벤처투자 중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수준에 불과했다.

기술 연구 후 상용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부문보다 빠르게 수익 모델을 입안할 수 있는 서비스 영역에 벤처투자가 집중되며 양극화 현상이 발생했다.

차 실장은 "벤처·스타트업 발전이 민간 주도로 이뤄지는 게 장기적으로는 바람직하다"면서도 "다만 아직 제2벤처붐이 영글지 않은 상황에서 돈이 되는 부문에만 투자가 몰리면 벤처 생태계의 기초체력 약화 및 양극화가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전기를 띤 입자가 항상 첨점에 모이듯이 자본이 엣지에만 보이는 이른바 엣지 효과를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풀어내려면 정책적인 접근이 중요한데 이 역할을 중기부가 진두지휘하고 강한 성장엔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차정훈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이 29일 세종시 중소벤처기업부 청사 회의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 하고 있다. 2022.3.29/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2022년 중기부 과제…"글로벌 시장 진출·지역 벤처·규제 개선"

차 실장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글로벌 시장 진출 지원 △지역 벤처 생태계 조성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쿠팡이 뉴욕 증시에 상장했을 때 한국서 돈 벌고 미국서 상장하냐는 여론이 있었지만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려면 가장 유리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며 "성장에 속도가 붙은 국내 스타트업은 글로벌을 지향하고 덩치와 내실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이 출발할 수 있는 초석을 다진 만큼 중기부가 이들이 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벤처 생태계 조성도 해결해야할 과제로 꼽았다. 차 실장은 "지역 내 벤처 생태계 조성은 지자체의 여러 의사 결정권자들이 공감대를 형성해야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이를 위해선 지역 대학을 중심으로 인재 풀을 조성하고 지역 엔젤투자 허브를 구축해야 한다"며 "고도성장을 하고 싶어 투자를 기다리는 기업들에는 지역뉴딜 벤처펀드를 통해 스케일업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규제 개선도 빼놓지 않았다. 차 실장은 인풋 중심, 즉 사전 규제보다 아웃풋 중심의 사후 관리를 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벤처 출발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이들이 성장했을 때 관련 투자자들과 경영인이 규칙에 맞게 회사를 운영하는지 여부를 사후관리 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후관리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구축되고 관련 데이터가 확보되면 보다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만큼 제2벤처붐을 위해 필요한 방식이기도 하다.

차 실장은 "5년간 규제 샌드박스같은 예외를 주면서 창업자들이 사업화할 기회를 줬고 성과를 냈다. 그런데 기존 규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는 논의되지 않고 있다"며 "5년간 데이터를 많이 쌓았으니 기존 규제를 어떻게 풀고 그 과정에서 갈등은 어떻게 조정할건지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정훈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이 29일 세종시 중소벤처기업부 청사 회의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 하고 있다. 2022.3.29/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인수위도 벤처 과제 공감…"각론에서 정책 구체화 이뤄져야"

세계 1위 그래픽칩 생산 업체인 엔비디아에서 일했던 차 실장은 '딥테크 기업 육성'도 핵심 과제 중 하나로 꼽았다.

차 실장은 "실리콘밸리 기업에서 느꼈던 것은 한국 엔지니어들의 성과가 좋다는 점"이라며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우리나라에도 딥테크 기업이 스타 기업으로 탄생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러면서 "딥테크는 사업화 후 성과를 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빠르게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도 기다릴 수 있는 생태계 환경이 조성돼 있으니 AI, 반도체 등 부문에서 서서히 성과를 보여주는 기업들에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새 정부의 인수위가 딥테크 기업 육성을 비롯한 과제들에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중기부 역할이 더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힘을 줬다. 각론에서 정책 구체화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도 부처의 정책 연속성이 받쳐줘야 한다는 뜻이다.

차 실장은 "중기부 업무를 맡으며 느낀 재미는 천하의 인재들과 같이 일하는 즐거움"이라며 "정부 인재들이 역량을 마음껏 펼치면서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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