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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발 '레드라인' 넘은 北… 오늘은 선전 대신 내부 결속

노동신문 지면에 '화성-17형' 관련 보도 사라져
안보리 추가제재 논의 등 대내외 동향 살피는듯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2022-03-27 11:42 송고 | 2022-03-27 14:41 최종수정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지난 24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시험발사했다고 25일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지난 24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시험발사했다고 25일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발사한 지 사흘 만인 27일 내부용 매체를 통한 선전을 중단한 모습이다. 이번 ICBM 발사 이후 대내외 여론 동향을 살피기 위한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지면에 '화성-17형' 관련 기사는 단 1건도 싣지 않았다. 대신 신문은 경제·농업·방역사업 등을 통한 북한 내부 '결속'을 다지는 내용의 기사들로 이날 지면을 채웠다.
북한은 앞서 24일 김정은 당 총비서 참관 아래 평양 순안국제공항 일대에서 동해 방향으로 '화성-17형' 시험발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노동신문은 25일자 1~4면에 걸쳐 '화성-17형' 발사 성공을 선전했고, 26일엔 각계 반응을 소개하며 '경축' 분위기를 이어갔으나 돌연 관련 소식이 신문 지면에서 사라진 것이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북한이 이번 ICBM 발사에 따른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추가 대북제재 가능성 등을 고려해 선전전 '수위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안보리는 지난 2017년 12월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제2397호에 포함된 이른바 '트리거(방아쇠) 조항'에 따라 조만간 대북 유류공급 추가 제한 조치에 관한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 해당 조항은 '북한이 추가로 ICBM을 쏘면' 현재 연간 400만배럴과 50만배럴로 각각 설정돼 있는 유엔회원국들의 대북 원유 및 정제유 공급 상한선을 더 줄이기 위한 논의를 진행토록 하는 내용으로 돼 있다.
북한의 이번 ICBM 발사에 따라 25일(현지시간) 소집된 안보리 공개회의에선 북한의 주요 우방국 중국·러시아의 반대로 언론성명 발표 등 공동대응이 무산됐지만, 북한이 앞으로도 계속 ICBM 발사 등 고강도 무력도발을 이어갈 경우 '북한을 두둔하는 데도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25일 이뤄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첫 통화에서 북한의 이번 ICBM 발사에 따른 "국민적 우려"를 전달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자료사진> © AFP=뉴스1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자료사진> © AFP=뉴스1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류샤오밍(劉曉明) 중국 정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도 26일 통화에서 "북한의 ICBM 발사 이후 한반도 정세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안정적 상황 관리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우리 외교부가 전했다.

반면 북한은 25일 조선중앙TV를 통해 김 총비서의 2018년 첫 방중 당시를 다룬 기록영화를 재방영하면서 북중 간 우호관계를 강조하고 나섰다. 스스로 ICBM 발사를 통해 미국 등 국제사회가 정한 '레드라인'(한계선)을 넘은 상황에서 일단 자신들의 '뒷배' 역할을 해주고 있는 중국 당국을 챙긴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북한 선전매체들은 자신들의 내달 추가 무력시위를 전망하는 이른바 '4월 위기설'에 대해 그 원인과 책임 모두 우리 측에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우리민족끼리는 후보시절 '대북 선제타격' 등을 언급한 윤 당선인이 자신의 공약을 실천에 옮길 경우 "상상 못할 피해는 고스란히 무고한 남조선(남한) 인민들이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북한의 이번 ICBM 발사에 대한 내부 민심이 좋지 않아 선전전을 중단했을 가능성이 있단 관측도 제기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25일 보도에서 "최고존엄(김정은)이 직접 ICBM 발사를 단행하란 명령에 서명했단 보도를 보고 과연 인민의 지도자가 맞는지 회의감이 들었다. 지금 협동농장들은 영농 준비에 절실히 필요한 비료·자재 등이 없어 애를 태우는데 외화를 탕진해 ICBM을 새로 개발해 하늘로 쏴버리고 만족해 하는 게 인민을 위한 지도자 행태가 맞느냐"는 평안북도 용천군의 당 간부 발언을 소개했다.

한미 군 당국 등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엔 '화성-17형'의 1단 추진체 등을 이용한 탄도미사일을 1발씩 시험 발사한 뒤 '정찰위성 개발시험'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24일 ICBM 시험발사 뒤엔 '화성-17형'을 쏜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2018년 4월 선언했던 '핵실험·ICBM 시험발사 유예(모라토리엄)' 또한 파기됐다. 대북 관측통들은 북한이 내달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4월15일) 등을 전후로 ICBM 추가 시험발사나 핵실험 재개 등과 같은 고강도 무력도발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s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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