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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 끝난 김해란의 복귀 시즌 "그래도 부끄럽지 않은 엄마였기를…"

[이재상의발리톡] 출산 후 이번 시즌 코트 돌아와 활약
최초로 1만디그 달성… 현역 연장은 고민 중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2022-03-24 06:00 송고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리베로 김해란 (한국배구연맹 제공) © 뉴스1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리베로 김해란(38)이 출산 후 코트 복귀에 대한 소회를 전했다. 무릎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나타낸 그는 "그래도 하고 싶었던 배구를 다시 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하율이에게)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됐다"고 말했다.

2019-20시즌을 마치고 코트를 떠났던 김해란은 2021-22시즌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다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2020년 12월 아들 조하율군을 출산하고 육아에 집중했던 김해란은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겠다"며 한 시즌 만에 배구계로 돌아왔다.

오랜 만에 복귀한 김해란은 지난 1월15일 인천 IBK기업은행전에서 남녀부 통틀어 최초로 1만디그를 달성하는 등 존재감을 나타냈다. 다만 무릎 부상 등으로 12월부터 한 달 넘게 재활에 매달린 것은 아쉽다. 김해란은 올 시즌 총 16경기 58세트에 나와 세트당 디그 5.776개, 리시브 효율 31.28%를 기록했다.

김해란은 23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부상으로 인한)아쉬움이 가장 크다"며 "아파서 경기에 이렇게 많이 못 뛴 적이 처음이다. 복귀 시즌이었는데 부상이 있었던 게 계속 마음에 걸린다"고 말했다.

김해란은 수비 전문인 리베로 포지션의 선수로는 처음으로 '출산 후 복귀'라는 길을 열었다.

그는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한 뒤 "다만 보여주다가 (부상으로) 다 못 펼친 것 같다. 생각해보면 아기를 낳고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영향도 있다. '조금 더 몸을 만들어서 했다면 낫지 않았을까'란 생각도 든다. 오히려 박미희 감독님께서 시간을 많이 못 줘서 미안하다고 하셨다. 너무 의욕만 앞섰다"고 전했다.

부상도 있었지만 오랜 만에 돌아온 V리그에서 김해란은 최선을 다했다. 2년 전 코로나로 인해 갑작스럽게 시즌이 종료되면서 달성하지 못했던 1만 디그 기록도 남녀부 최초로 작성할 수 있었다.

15일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여자부 2021-22시즌 도드람 V리그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의 경기에서 흥국생명 김해란이 V-리그 남녀 최초로 디그 10,000개를 달성했다.김해란 선수가 디그 10,000개 달성 후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2.1.15/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15일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여자부 2021-22시즌 도드람 V리그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의 경기에서 흥국생명 김해란이 V-리그 남녀 최초로 디그 10,000개를 달성했다.김해란 선수가 디그 10,000개 달성 후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2.1.15/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그는 "1만디그를 가장 먼저 했다는 것에 대한 뿌듯함도 있다. 스스로에게 고생했다고 칭찬해주고 싶다. 그래도 시즌 마무리를 못해서…"라고 전했다.

코트에서 모든 것을 쏟아 부었기에 후회는 없다. 그는 "어린 선수들과 함께 뛰면서 색다른 경험을 많이 했다"며 "이겼던 경기들이 다 기억난다. 연차 어린 선수들과 함께 하며 배운 것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역 연장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김해란은 "반반 이다. 일단 구단과도 이야기를 해봐야 한다. (새로 오실 감독님도)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른다"고 전했다.

시즌을 마친 김해란은 다시 '엄마'로 돌아갔다. 3살이 된 하율군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1차례 밖에 직관하지 못했지만 아들은 엄마가 코트에서 뛰는 모습을 직접 지켜봤다.

그는 "코로나만 아니었다면 경기장에 더 데리고 가고 싶었다"며 "지금은 엄마가 배구 선수라는 것도 잘 모른다. 언젠가 알아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됐다"고 미소 지었다.

하율군은 축구 선수 출신인 아버지(조성원 보은상무 코치)와 배구 선수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 벌써부터 남다른 운동 신경을 자랑하고 있다. 김해란은 "손보다 발을 잘 쓰는 것 같아 조금은 서운하다. 공을 잘 차긴 한다"고 웃었다.

김해란은 "당분간 휴가 기간 동안 아이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휴식을 취하면서 잘 회복 하겠다"고 말했다.

김해란 아들 조하율군 (김해란 제공) © 뉴스1
김해란 아들 조하율군 (김해란 제공) © 뉴스1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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