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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성 인격장애를 표현…이근민 개인전 '그리고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2020년 개관한 스페이스K 최초로 국내작가 조명…10일부터 5월18일까지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2022-03-08 07:07 송고
이근민 작가© 뉴스1
이근민 작가© 뉴스1

코오롱 그룹이 운영하는 스페이스K서울이 2020년 개관 이후 처음으로 국내 작가 개인전을 선보인다. 경계성 인격장애라는 병력을 소재로 작업하는 이근민이 그 주인공이다.
오는 10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스페이스K서울에서 개막하는 이근민 개인전 '그리고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는 오는 5월18일까지 이어진다.

이근민은 1982년생으로 서울대학교 서양화를 전공했으며 2016년 미국 뉴욕에서 개인전을 연 이후 미국 파이어니어 웍스(Pioneer Works) 레지던시에 참여하는 등 해외에서 활동을 넓혔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콜렉시온 솔로(Coleccion SOLO)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이근민 개인전 '그리고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중 문제구름© 뉴스1
이근민 개인전 '그리고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중 문제구름© 뉴스1

이번 개인전에는 내장이 뒤엉킨듯 보여 일명 '환각 드로잉'이라 불리는 회화와 드로잉 31점을 선보인다. 이근민은 2001년에 진단 받은 '경계성 인격장애'(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라는 자신의 아픔을 캔버스에 쏟아냈다. 이 질환은 애착 능력 결함과 중요한 대상과의 분리 시 부적응적인 행동 패턴, 감정의 불안정성을 겪는다.

이근민은 이 질환의 치료 과정에서 경험한 환각을 작업의 소재로 삼았다.당시 신경정신과 의사가 내린 진단명과 이를 표기한 진단 번호는 자신을 향한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정의’로 각인되었는데 이 반감과 저항감도 작업의 방향으로 작용됐다.
징그럽고 섬짓한 그림들이 전시장에 가득하다. '문제 구름'은 10m 화폭에 스펙타클하게 담아내 가장 시선을 끈다. 기억과 상처의 퇴적물이 거대한 구름 덩어리를 이루고 다시 그 사이에서 생겨난 기생체가 기억을 빨아먹으며 번식하는 풍경이다.

이근민 개인전 '그리고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중 수술© 뉴스1
이근민 개인전 '그리고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중 수술© 뉴스1

작품 '다친 바보'는 욕정만 남은 피범벅의 괴물로 변한 작가 스스로를 마주한 그림이다. 상처 가득한 육신에서 흘러나온 피의 세포분열을 통해 비정상적으로 거대해진 성기가 등장한다. '피해망상의 배열'은 분노에서 시작하여 자책으로 끝맺는 피해망상의 단계적 과정을 연작의 형식으로 담고 있다.

이장욱 스페이스K 수석 큐레이터는 "그의 작품이 주목받는 것은 개인의 병상일기에 머무르지 않고 그 병리적 기록을 통해 사회와 개인의 관계를 시사하고 더 나아가 규범이 주는 한계에 저항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근민 개인전 '그리고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전시전경© 뉴스1
이근민 개인전 '그리고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전시전경© 뉴스1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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