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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많아도 방역규제 확 푸는 유럽…"치명적이지 않네"

덴마크·네덜란드·벨기에·핀란드·스웨덴 등 방역 완화 움직임
중환자 수 줄고 보건체계 부담 적어…"이 정도는 감당 가능"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2022-01-28 13:10 송고 | 2022-01-28 15:16 최종수정
16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한 술집에서 젊은이들이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 © AFP=뉴스1
16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한 술집에서 젊은이들이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 © AFP=뉴스1

서유럽과 북유럽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방역 규제를 해제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여전히 확진자 수는 많지만, 오미크론 변이 특성상 중증 환자와 입원 환자 수가 적어 보건체계에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일부 국가는 현재 확산세가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며 더 이상의 규제가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덴마크는 방역 규제를 모두 해제하고 코로나19를 더 이상 '사회적으로 치명적인 질병'으로 지정하지 않겠다고 2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인구가 583만명인 덴마크는 여전히 세계에서 인구대비 코로나19 환자 수가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다. 26일 기준 7일 평균 하루 확진자 수는 4만2754명에 달한다. 지난해 겨울 유행기와 비교하면 10배 이상의 확산세다.

그런데도 규제를 푸는 건 중증 환자 수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확진자 수는 2020년 4월과 2021년 1월 유행기 때보다 수 배 많지만 중환자 수는 그 때에 미치지 못한다. 이를 근거로 코로나19가 자국민의 생명에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에 이른 것이다.

이제 덴마크 사람들은 다음달 1일부터 백신 패스 없이 나이트클럽에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마스크를 더는 쓰지 않아도 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덴마크에서는 BA.2로 알려진 오미크론 계통 하위 변이가 1월 둘째주부터 우세종이 됐다. 이 변이는 기존 오미크론 변이(BA.1)보다 전염성이 1.5배 강하지만, 초기 분석에서 입원율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한 거리에서 쇼핑객들이 거리를 걷고 있다. © AFP=뉴스1
15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한 거리에서 쇼핑객들이 거리를 걷고 있다. © AFP=뉴스1

인구가 1721만명인 네덜란드도 하루 확진자 수가 5만명을 훌쩍 넘지만 술집과 식당, 박물관의 영업을 지난 26일부터 허용하기 시작했다. 오미크론 변이 유행 초기 강도 높은 봉쇄까지 단행했던 마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는 "어디까지 (방역 해제가) 가능한지 조심스럽게 한계를 탐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른스트 쿠이퍼스 네덜란드 보건장관은 중환자실 입원 환자 수와 사망자 수가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확진자 중 입원 환자는 늘고는 있지만 이들 가운데 30~40%는 코로나19 외 다른 질병으로 입원한 사례였다. 중환자실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 수는 1월 초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인구가 1167만명인 벨기에 또한 지난 24일 하루 확진자 수가 14만명을 넘었는데도 불구하고 29일부터 술집과 식당의 영업시간을 자정까지로 연장했고, 볼링장과 놀이터의 운영을 허용했다.

아직 벨기에의 확산세는 정점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입원율은 느리게 증가하고 있고 중환자실 입원 환자 수도 줄었다. 벨기에 정부 전염병 담당 대변인인 스티븐 반 구흐트 박사는 "이 정도의 상황은 감당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핀란드와 스웨덴,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들도 수일 또는 수주 내로 방역 규제를 완화한다고 예고했다.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는 다음달 1일부터 식당 영업시간을 9시까지로 연장하는 등 코로나19 방역 규제를 단계적으로 완화한다고 발표했다. 역시 중증 환자가 줄어드는 등 의료체계의 부담이 나아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4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마스크를 쓴 행인들이 신타그마 광장을 걷고 있다. © AFP=뉴스1
4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마스크를 쓴 행인들이 신타그마 광장을 걷고 있다. © AFP=뉴스1

그리스 또한 식당과 술집의 영업을 자정까지 허용하는 등 일부 규제를 해제하기로 했다. 그리스의 경우 오미크론발 확산세가 정점을 지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루 확진자 수가 1월 초 5만명에 달하다가 점점 감소해 27일에는 1만9712명으로 집계됐다.

타노스 플레브리스 그리스 보건장관은 "오미크론 변이는 입원부터 퇴원까지의 기간이 짧고 증상이 비교적 경미해 규제를 철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영국은 지난 27일부터 코로나19와의 공존을 추구하는 '플랜A'로 돌아갔다. 실내 마스크 착용과 재택근무 권고, 대형 행사장의 백신 패스 사용 등의 조치가 모두 철회됐다.

로이터는 영국 정부의 이런 자신감이 기록적인 확산세 속에서도 일주일 평균 하루 사망자 수가 300명 이하에 머무른 것에 기인한다고 전했다. 1년 전 영국이 3차 봉쇄를 실시할 때까지만 해도 하루 사망자 수는 1000명에 달했다.

영국 가디언은 오미크론 변이가 전염성은 높지만 백신 접종자들에게는 증상이 경미할 수 있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평가 또한 각국이 규제를 해제한 배경이라고 전했다.

한스 클루게 WHO 유럽사무국장은 AFP통신 인터뷰에서 "현재의 급증세가 끝나면 감염이나 예방접종을 통해 얻은 면역력은 수주 또는 수개월 지속될 것"이라며 "코로나19가 올해 또 유행할 순 있지만 팬데믹 수준은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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