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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이동걸 "조선통합 불허 EU, 자국 이기주의…소송해야"

"플랜B~D 발표는 경영컨설팅이 끝난후 3월 발표"
“쌍용차 회생계획안, 에디슨모터스 채무변제계획 중심으로 결정”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2022-01-27 18:14 송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27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27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세계 1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작업이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의 통합 불허 결정으로 무산 위기에 처한 것과 관련해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27일 오후 온라인으로 진행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이 EU의 결정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지 않아야 하고 EU가 자국 이기주의에 경도돼 결정하는 것을 막기 위해 현대중공업이 소송을 냈으면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양사 통합 작업의 공식적인 종결 여부에 대해선 “대우조선에 대한 경영 컨설팅이 3월 초에 끝나고 현대중공업의 소송도 있기에 추후 상황을 봐서 현대중공업과 상의하고 결론을 내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한 통합 불발이 이뤄질 경우 대우조선에 대한 추가적인 금융지원은 불가능하다는 뜻을 언급하면서 “채권단 추가 지원 없이 생존력 강화 방안을 강구할 것이고 경영 컨설팅을 토대로 중장기 관리 방안도 수립할 것”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해외 매각은 불가능하다”면서 “비조선사, 조선사 등 (인수자를) 가릴 바는 아니지만 빅2 (개편이) 실패했으니 (삼성중공업의 인수는) 불가능할 것이고 조그만 (조선)회사가 큰 회사를 인수할지도 모르지만 모든 방안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매각 방식으로는 “구주 매각보다는 재무가 개선되는 신주발행 방식으로 찾으려고 한다”며 “대우조선의 잠재부실 규모로 볼 때 거액의 자금으로 구주를 인수하고 신규자금을 넣을 수 있는 기업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다음은 이동걸 회장과의 일문일답.

-2019년 현대중공업-대우조선 M&A 결정 당시 어떻게 기업결합 심사와 관련해 어떻게 예상했나?
▶대우조선과 현중은 조선 시장에서 1~2위 다투는 기업인만큼 심사 중요성에 대한 인지는 당연히 했다. 한편 심사 시 경쟁당국은 과거 시장 점유율만 근거로 판단하지 않고, 대체 공급자의 존재 여부, 시장수급 상황, 피인수 기업의 존속 가능성도 염두에 둔다. 조선시장의 경우 양사 외에도 다수 경쟁자가 존재하고, 발주처 우위의 시장인 점을 감안할 때 경쟁당국에 대한 설득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했다. 굉장히 고액의 자금 들여서 막대한 비용 들어서 현중 쪽에서 추진했고 저도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EU의 소비자들, 선주들, 당국은 저가 경쟁에 따른 낮은 선가와 LNG선에 대한 고가의 페이턴트(특허)를 감안할때 그런 구조를 계속 유지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다. 철저한 자국 이기주의에 근거한 결정이다. 공정한 판단이라고 보이지 않기 때문에 결과 실패에 죄송합니다만 굉장히 유감스럽다는 생각도 한다. 사실 어떻게 생각하면 2015~2016년에 추진했어야 한다는 생각도 해본다.

-지난 3년간 독과점 우려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았다는 책임론도 있다.
▶다른 생각을 한다. 제대로 조치 해왔다. 항간에선 기업결합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양사 시장점유율을 근거로 대우조선 LNG사업 폐쇄나 축소 가능성도 언급됐다. 그러나 조선산업은 단순히 높은 시장 점유율로 독과점을 예단할 수 없다. 조선시장은 입찰이 간헐적으로 발생하고, 이에 따라 시장점유율이 크게 변동하는 시장이어서 현재 상황만으로 독과점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 현대중공업은 이를 면밀히 판단해 심사 대응을 대응했고, 산은도 EU 공정위원장과 화상회의를 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했다.

-M&A 실패로 인해 3년간 대우조선의 재무 상태가 악화했다는 평가도 있는데.
▶3년간 M&A로 시간 잃었다고 주장하지만, 개인적으로 판단으로는 재무상태 악화에 전혀 영향 없었다. 대우조선 악화했다는 주장을 이해 못 하겠다. 합병 추진 기간 중에 여러 가지 행태를 보면 현상 유지 또는 그 이상 해왔다는 게 제 판단이다. 취임 당시에 원가율이 100% 초과하는 저가 수주 위주였고, 물량만 받으면 존속한다는 준 국영기업의 멘탈리티를 가지고 있었다. 이렇게 대우조선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경쟁력을 갉아먹었지만, 합병 추진기간 동안 외부시각 때문에라도 과도한 덤핑은 약간 적어지지 않았느냐는 생각이 든다.
대우조선이 2018년에 채권단과 주주와 정부와 국민을 속이고 노사가 이면계약을 하면서 한달치 월급을 가져간적 있다. 합병기간 중에는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마 안된 걸로 본다. 어떻게 생각하면 노사에 경각심을 일으켜주는 기간으로 본다. 3년이 허송세월이 아니라고 본다.

-공적자금 회수 우려에 대한 입장은.
▶자금 회수와 거래불발은 전혀 영향이 없다. 거래가 성사하면 대우조선의 대규모 자금 확충으로 산이이 가진 여신의 회수 가능성을 높일 거라고 기대했다. 그래서 합병을 추진했던 건데 아쉽게 실패해서 당분간은 회수가 어려울 거로 본다. 그 기간에 대우조선 경쟁력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 보겠다.

-유사한 M&A 추진 시 해외 경쟁당국의 불허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있나?
▶조선업 M&A는 이제 해외 경쟁당국에선 (허가가) 안 된다는것을 확인해서 앞으론 추진할 수 없다. 이 부분은 그렇게 이해하면 된다. 다만 향후 다른 건에 대해선 EU가 자국 이기주의에 경도돼 결정하는걸 막기 위해선 이번에 현중이 소송해서 우리는 그냥 받아들이진 않는다는 의사표시를 강력히 했으면 한다.

-이전에 언급한 대우조선 M&A 무산 시 가지고 있는 플랜B부터 플랜D까지 설명해달라.
▶그 부분은 전면 재검토가 필요한 사항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렵다. 원자재 가격 급등, 대규모 영업손실, 대내외 환경 급속도 변화하는 등의 상황 변화를 점검해야 한다. 구체적인 컨설팅 결과 보고 대우조선의 강점과 약점을 보면서 해나가겠다. 어쨌든 스펙트럼은 플랜B부터 D까지 있다.
핵심은 주인 찾기부터 산업재편, 관리체계 등이다. 과거의 관리체계로는 곤란하다 해서 새로운 관리체계도 고민하고 있다. 기관 중심에서 시장 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것은 명백하다. 빅2가 불가능해지면 산업재편이 힘든 건데 그 부분도 고민된다. 조선3사가 붕어빵처럼 모든 부분에서 모든 구조로 똑같이 경쟁하기 때문에, 시장 캐파는 과잉이고 수요는 적다. 착각하지 말야할 것은 LNG선에 대한 환상이다. LNG선 통해 3사가 다 살아날 거란 것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LNG선 한 척 수주하면  프랑스에 5% 페이턴트 주고 나면 영업이익이 1~2% 미만이다. 시장이 이나마 계속 가줄 건지도 모르겠다.
빅2 구조조정 안되면 3사가 캐파(생산능력)를 3분의1씩 줄여 과잉경쟁 할 필요 없게 되면 좋겠다. 또한 3사가 특화전략을 취하면 될 텐데 안 그러면 공멸이다. 캐파 감소나 특화전략으로 비껴가는 건 우리가 주도할 순 없다. 3사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과제라고 본다.
고민해본 문제 중 하나는 정책당국과 합의해야겠지만 RG를 발급할 때 수익성 90% 미만일 경우에 해주지 말면 어떨까 한다. 수익성 안되는 수주는 산업은행부터 중단하는 건 어떨까 싶다. 그런 방법이 하나의 통제수단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원가도 안 되는 배를 파는 것은 우리 돈으로 외국 선주, 소비자 도와주는 거다.

-대우조선 매각 개시 시점과 방식은.
▶대우조선은 신규자금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관리를 책임지고 해야 한다. 그래서 주인 찾기가 필요하다. 그런 부분에서 플랜B를 검토합니다만 모든 가능성은 오픈돼 있다. 해외매각은 불가능하다. 조선사, 비조선사 가릴 바 아니지만, 빅2 실패했으니 조선사는 불가능할 거다. 물론 조그마한 회사가 큰 회사 인수하러 올지 모르지만 모든 방안 열려있다.
채권단 금융지원은 금년까지 연장했다. 금년 영업은 지장이 없을 거다. 별문제 없으니 찬찬히 생각해보겠다. 매각 추진과 관련해서 말할 건 구주매각보다는 뉴머니 유입으로 재무 개선되는 신주발행 방식으로 찾으려 한다. 대우조선 잠재부실 규모 볼 때 거액의 자금으로 구주 인수하고 신규자금 넣을 수 있는 기업은 거의 없다고 본다. 그래서 현중하고도 스왑방식으로 최대한 자금 부담을 줄여주려고 했던 거다. 인수 의사가 있는 기업은 우리가 가진 구주를 매각하는 데 부담은 없이, 가급적 많은 돈을 회사에 넣어서 살리는데 주안점 두고 있다. 대우조선을 정상화하고 나서 추후 정상화하면 (투입자금을) 회수하는 방안으로 고민하고 있다. 그렇게 신주 발행방식으로 하면 우리가 2대 주주로서 도와줄 부분이 있다고 본다.

-대우조선에 공적자금 규모 및 추가자금 투입 가능성은.
▶투입된 공적자금 0원이다. 전부 산은 자체 자금이다. 우리가 벌어서 출혈해서 넣은 돈이다. 국민 직접적인 재원은 1원도 없다. 산은이 출혈이다. 총 4조2000억원 지원했다. 2조6000억원을 산은이 부담했다.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없으면 추가 자금 지원도 없다.

-쌍용차 인수자로 나선 에디슨모터스에 대한 입장은? 이전에 제3의 기관에 의한 검증을 요구했는데 이를 포함한 향후 계획은.
▶회생계획안 동의 여부와 사업계획 타당성 여부는 전혀 다른 문제다. 제3기관 검증도 반드시 해야 한다. 아직은 제3기관 사업계획성 검증에 대해선 일체의 내용을 듣지 못했다.

-채권단 회생계획안 동의 결정 시 산은이 중점적으로 고려할 사항은.
▶회생계획안은 인수대금으로 기존 채무를 어떻게 변제하는지 초점이 맞춰질 거다. 산은은 채무변제계획 중심으로 회생계획안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거다. 동의 여부는 채무변제계획만을 보고 할 거다. 담보채권이라 담보만 확보·유지되면 부동의할 유인도 없다. 회생계획안 동의 여부 결정은 에디슨 측이 사업계획을 내는 것과 전혀 다른 사안임을 꼭 주지해달라. 회생계획안을 동의했다고 에디슨 측의 사업계획에 동의했다는 건 아니다. 별개 사안이다. 사업 계획성에 대한 판단은 미래에 관한 얘기고요. 회생계획안은 현재 채무 어떻게 변제할지에 대한 얘기다.

-HMM 지분매각 계획은.
▶매각을 위해선 70% 지분을 다 갖고 있으면 안 된다. 상황 봐 가면서 주인 찾아주기 해야 된다. 주인 찾아주기가 원활한 수준까지 (지분율을) 낮춰야 하는 과제가 있다. 원활한 M&A를 위해 중간에 단계적으로 매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30~35% 매각하고 30~35% 남겨놔야 매각이 되지 않을까 한다.

-현대중공업-대우조선 통합 불승인과 관련해서 항공통합엔 영향이 있지 않나?
▶대우조선 건과 항공권의 명확한 차이가 있다. 대우조선은 90% 고객이 한국 국적이다. 한국 고객에게 주안점이 있는 시장이고 대형항공사끼리 경유 노선서 치열한 경쟁을 하는 시장이라 EU가 반대할 이유가 있을까 싶다. 공정위, 외교부 등 범정부 차원에서 제발 좀 도와달라. 이렇게 손 놓은 경우가 어디 있는가. (다른 나라는) 다 도와주는 건데. EU에서 미국 빅테크 제재하려 했더니 미국 경쟁당국이 도와줬다. 자국의 이익이 무시될 수 없기 때문에 도움을 요청한 거다. 항공산업은 코로나19 이후에 각국이 대규모 자금 지원했다. 우리가 한 거에 10~20배 지원한 건데 EU가 반대한다면 그런 자금도 회수해서 도산시켜야 한다. 수십조원 (지원) 하면서 자기들 것(항공산업)은 유지하고 있다. 이건 외교적 이슈로 설득해볼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되기 때문에 경쟁당국이 많은 노력 해달라.

-KDB생명 매각 관련 주식매매계약 기한을 추가로 연장할 건가?
▶변경승인 추진상황 고려해서 추진할 거다. 최종결정이 안 났으니 당연히 연장하고 최종결론을 봐야 한다.

-산은을 부산으로 이전하겠다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공약에 대한 입장은.
▶산은 지방 이전은 진보가 아니라 퇴보라고 보는데 자꾸 거론되는 게 이해가 부족한 측면이 있지 않나 싶다. 산업이나 기업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모르니까, 금융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모르니까 그런 거다. 산은이 간다고 부산으로 산업이나, 돈이 막 가고 그런 게 아니다. 득보다 실이 많다. 지역정치인이 주장하는 이유는 소탐은 지역에 가고 대탐은 남한테 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song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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