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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반도체 공급난에도 실속 챙긴 현대차·기아…"올해는 특근 부활"

생산 차질로 판매 목표 미달했지만 '역대급' 매출·영업익 달성
올해 車반도체 수급 정상화 기대…"판매량 증가할 것"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2022-01-26 17:29 송고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기아 본사 /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기아 본사 /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지난해 차량용 반도체 공급 대란 속에서도 질주를 지속했다. 생산 차질로 판매는 주춤했지만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성장하며 '깜짝 실적'을 올렸다.
싸구려 이미지를 벗고, 제값 받기에 나선 것이 통했다. 중저가 차량 판매 위주에서 친환경·고가 차량 판매로 전환하면서 매출과 이익이 같이 늘었다.

◇"車 반도체 어디 없나"…생산 차질에 '한숨'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를 가장 괴롭힌 것은 다름 아닌 차량용 반도체 공급대란이다. 차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구하지 못하면서 공장이 멈췄었다.

현대차와 기아의 판매량은 기대에 못 미쳤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앞서 3분기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판매 전망을 기존 416만대에서 400만대로 낮췄다. 그러나 실제 판매량은 389만726대를 파는 데 그쳤다. 처음 예상치보다는 26만대 이상, 수정치보다는 10만대 이상 적은 수치다.
기아도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 기아는 지난해 국내 53만5000대, 해외 238만7000대 등 292만2000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정했지만 지난해 판매량은 국내 53만5016대, 해외 224만2040대 등 277만7056대에 그쳤다. 당초 설정했던 목표치와 비교해 4.9% 적은 수준이다.

판매량 감소의 원인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생산차질 탓이 크다. 실제 현대차 아산공장과 울산공장, 미국 앨라배마 공장을 비롯해 기아 오토랜드 광명(옛 소하리공장) 등이 부품 수급 차질로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동남아시아 지역의 코로나19 확산 여파와 반도체 공장 화재 등으로 부품 수급에 문제가 생겼었다. 여기에 원화 가치 상승과 원자재 가격 상승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제네시스 G90 /뉴스1
제네시스 G90 /뉴스1

◇"위기에도 실속 챙겼다"…체질 개선 성공

판매 감소 속에서도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올렸다. 현대차 매출은 역대 최대며, 기아의 영업이익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조678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78.9% 늘었다. 매출도 13.1% 증가한 117조6106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아 역시 지난해 5조65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145.1% 증가한 수준으로 연간 최대 영업이익이다. 매출액은 69조8624억원이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깜짝 실적을 기록한 것은 바뀐 체질 덕이다. 그동안 중저가 차량 위주의 판매를 보였다면 이제는 제네시스와 SUV 등 고가 차량 판매가 늘었다.

현대차만 보더라도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판매 비중이 2020년 3.4%였지만 지난해에는 5.1%까지 높아졌다. SUV 비중도 43.2%에서 47.3%로 상승했다.

영업이익 중 물량 증가 효과는 6190억원에 불과하지만 믹스 개선 효과는 1조85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여러 대외 변수에 따른 판매 감소에도 불구하고,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모두 증가했다"며 "제네시스와 SUV 판매 증가에 따른 믹스 개선 및 인센티브 축소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 부문의 전반적인 체질 개선이 지속 중"이라고 설명했다.

기아 역시 믹스 개선으로 인한 이익 증가액이 2조920억원에 달했다. 판매 증가액 1조900억원보다 1조원 이상 더 벌었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수급난 영향을 예상보다 더 받았지만, 근본적으로 상품성과 브랜드력이 개선됐고, 제값 받기 기조에 따른 ASP(평균거래가) 개선도 이뤄졌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부두 인근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부두 인근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우려보다 기대 큰 2022년…"특근 부활"

올해 실적에 대해서는 우려보다 기대감을 드러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대란의 끝이 보이기 때문이다. 3분기를 기준으로 정상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는 올해 판매 목표를 전년 대비 11.1% 증가한 432만대로 잡았다.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의 점진적인 생산정상화 기대감과 신흥국의 코로나19 기저효과 등을 고려했다.

연결기준 영업이익률 목표로는 5.5~6.5%를 제시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정상화와 친환경차, SUV 물량 증가 등을 기대했다. 이를 위해 전동화, 미래사업 등에 9조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권역별 목표는 북미 99만대, 내수 73만2000대, 유럽 55만8000대, 인도 55만5000대, 중국 37만대, 중남미 32만9000대, 아중동 31만4000대, 아태 26만1000대다.

기아는 올해 목표로 315만대를 제시했다. 지난해보다 13.5% 늘어난 수치다. 매출은 83조1000억원 이상, 영업이익률은 7.8%를 내다봤다. 목표 영업이익은 6조5000억원이다.

국내 56만2000대를 비롯해 북미 89만2000대, 유럽 54만4000대, 인도 24만3000대, 중국 18만5000대, 러시아 24만1000대, 아중동 20만3000대, 중남미 12만2000대, 아태 15만8000대다.

정성국 기아IR 담당 상무는 "올해 판매목표인 315만대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330만대의 생산이 필요하다"며 "국내 공장에서 162만대를 생산하고 나머지는 해외 공장에서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330만대의 생산을 위해 국내 공장 가동률은 106%, 해외 공장 가동률은 96% 수준이 될 것"이라며 "국내 공장 가동률의 경우 100%를 초과하게 되는데, 목표 판매량을 채우기 위해서는 월별 27만대 수준의 생산이 필요하다"고 특근 계획을 밝혔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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