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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사고' HDC현산, 안양 재건축 사업지서 '로비성 관광' 정황

조합원에 부산 외유성 관광 제공 의혹…도시정비법 위반 소지
현산 "아이파크 주택전시관 견학"…일부 조합원 "떠나라" 요구

(안양=뉴스1) 최대호 기자 | 2022-01-22 10:18 송고
경기 안양 관양동 현대아파트 입구에 현대산업개발 반대 내용을 담은 재건축 관련 현수막이 붙어 있다. /뉴스1
경기 안양 관양동 현대아파트 입구에 현대산업개발 반대 내용을 담은 재건축 관련 현수막이 붙어 있다. /뉴스1

광주 아파트 공사현장 붕괴사고를 낸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이 사고 이전 수도권 지역 아파트 재건축 사업 조합원들을 상대로 '여행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2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현산은 지난해 말 경기 안양시 관양 현대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 조합원 수십여명을 상대로 부산지역 여행을 제공, 도시정비법 위반 논란을 야기했다.
관양 현대아파트(904가구·1985년4월 준공) 재건축 정비사업은 추정 공사비만 4200억원 규모로 롯데건설과 현산이 각각 보증금 200억원씩을 내고 입찰에 참여해 경쟁 중인 곳이다. 2월5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조합원 총회가 예정돼 있다.

도정법 위반 논란의 원인은 지난해 11월과 12월 진행된 부산 여행이다.

도정법에는 '시공사 선정 시 금품, 향응 또는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 받은 자는 5년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다.
도시정비법 위반 의심을 받고 있는 부산 여행 당시 HDC현산이 조합원 이동 수단으로 사용한 리무진. © 뉴스1
도시정비법 위반 의심을 받고 있는 부산 여행 당시 HDC현산이 조합원 이동 수단으로 사용한 리무진. © 뉴스1

현산은 그러나 당시 조합원 수십여명을 모집해 당일치기 코스로 부산을 다녀왔다. 세부 일정을 보면 조합원 이동 시 KTX특실과 리무진을 이용하고, 한정식과 회도 제공했다. 오륙도를 오가는 부산해상관광 유람선을 태워 관광도 시켜줬다.

일부 조합원들은 사실상 '관광성 로비'라며 현산을 비판했다. 현산 측은 이에 '해운대 아이파크 견학'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이런 가운데 지난 11일 광주 화정동 아파트 신축 공사장 붕괴사고가 났고, 현산의 신뢰도는 추락했다.

실제 관양동 현대아파트 조합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광주 붕괴 사고 직후 현산에 대한 '불신' 글들이 게시됐고, 현대아파트 단지 내 곳곳에는 현산의 시공사 입찰 참여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게시됐다.

시니어 모임 명의 현수막에는 '보증금 돌려줄테니 제발 떠나달라' '재산과 목숨을 현산에 맡길 수 없다' 등 요구가 담겼다.

현산은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죽을 각오로 다시 뛰겠다' 문구의 현수막으로 사업 참여를 포기할 수 없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한 조합원은 "현산의 사업 추진 방식에 편법과 불법이 난무하고 있다"며 "현산의 시공사 입찰 참여를 반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관양동 현대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은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일대 6만2557㎡ 부지에 지하 3층∼지상 32층, 1305가구 규모의 공동 주택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2월5일 예정된 조합원총회에서 시공사 선정 투표가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원 수는 900여명으로 이중 과반 이상이 투표에 참여해 더 많은 지지를 얻은 건설사가 시공을 맡게 된다.


sun07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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