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 뉴스1 |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빨간 모자 사건'으로 불리는 연쇄 살인 사건으로 이야기가 시작됐다. 그 사건의 진범을 잡기 위한 경찰의 고군분투가 이어진 가운데, 한 여성이 발가벗겨진 채 살해된 사건에 이목이 쏠렸다. 송하영(김남길 분)의 상사인 강력반 박반장(정만식 분)은 이 여성의 애인 방기훈(오경주 분)을 범인으로 지목했고, '빨간 모자 사건'의 진범이라 엮기에 이르렀다. 단순히 방기훈이 이 여성과 사건 당일 다퉜고, 폭행 전과가 있다는 점만으로 그를 진범이라 확신한 것. 결국 강압 수사를 이겨내지 못한 방기훈은 자신이 진범이라 자백했다.
이에 송하영은 직접적인 증거를 찾기 위해 발벗고 나섰고, 감식계장 국영수(진선규 분)의 도움으로 사건 현장에서 유의미한 지문과 여성이 사는 집집마다 적혀 있는 의문의 숫자의 연관성도 찾아냈다. 이후 송하영은 여자가 있는 집에 숨어들었다가 경찰에 붙잡힌 10대 소년 조강무(오승훈 분)를 유심히 보다 앞선 살인사건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 직감하고 그를 압박해 체포하는 데 성공했다. 송하영이 해당 사건들의 진범을 붙잡을 수 있었던 데는 조강무를 발견하기 전 범죄 행동 분석 기법으로 수사를 이어왔기 때문에 가능했었다. 범인에게 성적 트라우마가 있다는 점과 범행수법을 분석해 수사를 해왔던 것.
SBS © 뉴스1 |
이처럼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사건 자체로 시각적인 자극이나 범죄 스릴러 장르의 묘미를 살리기 보다, 프로파일러가 된 송하영이 어떤 노력으로 범인을 잡아내는지, 어떤 프로파일링 수사 기법으로 범죄 사건에 접근하는지 과정을 통해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기존 범죄 스릴러물과 유사성이 느껴지는 사건을 다뤘지만 송하영이라는 인물의 관점을 따라가면서, 또 프로파일링 수사 기법을 펼쳐내면서 시청자들에게는 새로운 이야기가 됐다는 점이 돋보인다. 특히 송하영은 어린 시절 유원지에서 물에 빠졌다가 물 속에서 한 여자의 시체를 목격하면서 타인에 대한 깊은 공감 능력을 지닌 인물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그런 송하영의 능력은 진범 조강무와의 대면 장면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송하영은 의중을 알 수 없는 담담한 표정으로 질문을 이어갔고, 조강무를 쥐락펴락했다. 대화 중 조강무의 표정은 시시각각 변화했고, 시청자들을 더욱 몰입하게 만들었다. 10여 분의 대화만으로 진범을 확신해가는 과정은 시청자들에게 통쾌한 쾌감도 안겼다.
겉잡을 수 없이 잔혹한 범죄 피해가 발생하고 강압 수사로 억울한 이들이 생겨났던 시대, 송하영이 프로파일러로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가 앞으로 전개에서 기대되는 바다. 3회에서는 송하영이 범죄 행동 분석팀으로 옮긴 후 새로운 사건을 만난 모습이 그려졌다. 프로파일러로서 성장해가는 송하영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건 김남길의 연기력이 더욱 돋보인 덕분이다. 프로파일러로서의 능력 뿐만 아니라 아픔에 깊이 공감하는 진정성 있는 인물을 표현했다는 점에서 몰입도가 더욱 높아졌다. 예열을 끝낸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의 본격적인 이야기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aluemch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