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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종식 아닌 극복이 중요…"선제적 심리방역 필요"

초기에 비해 극단선택 생각 40% 증가…5명중 1명 우울 위험
"통상 2~3년후 후유증…실패·좌절 경험으로 남지 않게 해야"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2022-01-19 06:10 송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072명 발생한 18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중구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들이 추위에 손을 꽉 쥐고 있다. 2022.1.18/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072명 발생한 18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중구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들이 추위에 손을 꽉 쥐고 있다. 2022.1.18/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우리가 코로나19를 당장 종식시킬 능력은 없지만 적어도 아무것도 못 하진 않았다는 것, 그리고 이 역시 분명히 '지나간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

지난 2020년 1월20일 국내에서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2년 만에 누적 확진자 수가 7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심민영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트라우마사업부장은 18일 뉴스1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된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고, 우리 역량을 다하는 것이 필요한 시기라는 이유에서다.

심 부장은 "(우리는) 나를 지키기 위해서,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서 방역지침을 지키고 백신을 맞는 등 모두가 일부 권리를 침해당하면서까지 노력했다"면서 "재난에는 감염병만 있는 게 아니고, 감염병도 언제든 다시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이번이 실패나 좌절하는 경험으로 남지 않는 게 극복을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통상 어떠한 사건 발생 직후 트라우마가 발생하는데 2~3년 후에는 우울함이나 중독, 자살 등의 트라우마 이후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게 심 부장의 설명이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1년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초기와 비교할 때 주요 정신건강 지표인 자살생각 비율은 40% 증가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5명 중 1명이 우울 위험으로 나타나는 등 정신건강 수준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다만 이는 그간 심리방역이 잘 이뤄졌기 때문에 그나마 이 정도 수치를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이란 분석도 있다. 실제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1월부터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을 운영하며 확진자와 유가족, 격리자 등에게 전화 및 애플리케이션(앱) 등으로 코로나19 관련 심리지원을 진행해 왔다.

그 결과 2020년 1월29일부터 2022년 1월14일까지 210만2799건의 코로나19 관련 심리상담을 제공했다. 대상별로는 자가격리자(174만5772건), 일반인(22만7762건), 확진자(9만2914건), 확진자 가족(3만407건), 코로나19 대응인력(5636건), 유가족(308건) 순이다.

심 부장은 "감염병은 영향을 주는 범위가 굉장히 넓다"면서 "통합지원단 외에도 지역에서 보건소와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을 통해 심리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필요하면 어느 쪽으로라도 요청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심리상담을 특별히 어렵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 실제로 일반인이 심리상담에서 제일 많이 요청한 것은 '정보'에 관한 부분이라고.

심 부장은 "초반에는 코로나19 자체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았다면 지금은 백신에 대한 궁금증으로 옮겨가는 식"이라면서 "마음이 불안하다 보면 루머에 더 눈이 가게 돼 있고, 루머를 감별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정보를 업데이트하면서 대응하고 있기도 하고, 질병관리청에 연계해 드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은 단일성 상담만으로도 상태가 호전된다고 한다.

이와 관련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도 전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올해부터는 의료방역뿐 아니라 심리방역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경우에 따라선 극단적 선택이라고 하는 비극적 행위가 있을 수 있는데 이에 이르지 않도록 선제적 심리지원이 필요하다. 심리적 어려움을 갖고 계신 분들은 트라우마센터에 연락해보시는 게 좋겠다"고 권고한 바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최일선의 코로나19 대응인력이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심 부장은 "지금 바빠서 상담을 받지 못하더라도 나중에라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정보를 최대한 알려드리고 있다. 일단 급한불을 끄는 상황이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른 재난과 비교했을 때 (현재) 상황이 더 안 좋은 것은 맞다. 저도 의사로서 현장에서 위험신호들을 계속 보게 되는데, 언젠가 이런 게 터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도 덧붙였다. 심리방역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되는 이유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한편 당국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072명 발생했다. 재원 중인 위중증 환자는 543명으로 전날보다 36명 감소했고, 이틀째 500명대를 유지했다. 사망자는 45명이 늘어 누적 6378명을 기록했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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