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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방문' UAE 공격한 예멘 후티 반군…왜?

WSJ, 후티 반군 공격 기사에서 文대통령 방문 언급
중동지역 '숙적'인 이슬람 시아파 이란과 사우디가 이끄는 수니파 국가들간 대리전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2022-01-18 15:35 송고
문재인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엑스포 전시센터 남관에서 열린 아부다비 지속가능성주간 2022 개막식 및 자이드상 시상식에서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 UAE 총리 겸 두바이 군주와 함께 행사장을 나서고 있다. (청와대 제공)2022.1.18/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엑스포 전시센터 남관에서 열린 아부다비 지속가능성주간 2022 개막식 및 자이드상 시상식에서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 UAE 총리 겸 두바이 군주와 함께 행사장을 나서고 있다. (청와대 제공)2022.1.18/뉴스1

지난 17일 문재인 대통령이 순방 중이던 아랍에미리트(UAE)에 가해진 예멘 후티 반군의 드론 공격으로 국제사회의 시선이 다시 예멘 내전에 쏠리고 있다.
18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공격은 세계 각국 에너지업계 중역이 아부다비에서 연례 컨퍼런스를 열고, 문 대통령이 예정된 UAE 방문을 소화하는 가운데 이뤄졌다"며 이번 내용을 상세 보도했다.

예멘 내전은 중동지역 '숙적'인 이슬람 시아파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끄는 수니파 국가들간 대리전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갈등으로 꼽힌다. 사우디의 '특별 동맹' 미국을 포함한 유럽 서방 국가들도 개입돼 있다.

2014년 시작한 내전이 8년째로 접어들면서 △이란이 지원하는 후티 반군과 △후티 득세로 물러나게 된 '하디 정부 복원'을 지지해온 사우디 등 수니파 국가들 및 미·영·프 연합 세력 △그 사이에서 세력을 확장해온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 △그 외 분파들로 얽히고설켜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특히 UAE가 후티 반군의 직접적 표적이 된 건 2018년 7월 아부다비 공항 드론 공격 이후 3년 반 만에 처음으로, 전장과 전략이 변화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알자지라는 이 점에 주목, "이번 공격은 후티의 전략적 변화를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예멘 수도 사나의 2022년 1월 16일 모습. © AFP=뉴스1
예멘 수도 사나의 2022년 1월 16일 모습. © AFP=뉴스1

예멘 내전의 뿌리는 2010~2011년 아랍의 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예멘은 아라비아반도 국가 중 유일하게 공화제를 채택한 국가로, 국가 원수인 대통령은 국민 직접 선거로 선출된다.

당시 예멘은 알리 압둘라 살레 초대 대통령이 통일 전 1978~1990년과 통일 후 1994~2012년을 포함해 통산 30년 넘게 집권해오고 있었다. 그런 살레 대통령이 민중 시위로 하야하고,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당시 부통령의 권한대행체제가 들어서면서 시민들은 '예멘의 봄'을 기대했다.

현실은 달랐다. 알카에다 공격과 남부 분리주의 운동, 부패, 식량 위기, 여전히 살레 대통령을 따르는 군 등 문제가 겹치면서 혼란은 계속됐다.

후티는 본래 예멘 내 소수인 시아파를 옹호하는 운동이다. 2004년부터 무장 세력으로 거듭났다. 하디 체제의 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마침내 2014년 9월 수도 사나를 장악하고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 쿠데타가 가능했던 배경엔 하디 체제의 지독한 불안정도 있었다. 독재자를 몰아내도 '봄'이 오지 않자 당시 수니파 예멘인까지 후티를 지지했다고 한다.

결국 2014~2015년 하디 대통령이 사우디로의 망명과 귀국을 거듭하면서 극심한 혼란은 계속됐다. 내전의 시작이다.

특히 2015년 3월 사우디를 위시한 아랍 수니파 국가들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의 지원을 받아 '하디 정부 복원'을 요구, 후티에 공습을 가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예멘 내전은 사우디와 이란의 대리전 양상을 띤 국제전으로 비화한다.

수니파 사우디 연합군에는 △카타르와 △쿠웨이트 △UAE △바레인 △이집트 △요르단 △모로코 △수단 △세네갈이 참여한다.

후티는 수도 사나를 계속 지키기 위해 국경 너머 사우디로 로켓과 대포를 발사하며 공격을 이어왔다. 이때 사용된 무기들이 이란제라고 사우디와 서방은 지적했다.

이란은 대외적으로 군사 원조 제공을 부인, 후티를 외교·정치적으로만 지원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오랜 내전으로 예멘은 국가 기반 시설 상당 부분이 파괴되고 수만 명이 목숨을 잃는가 하면, 현재 인구 3천만 중 약 80%가 해외 원조에 의존해 살아가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 거리의 2022년 1월 17일(현지시간) 모습. © AFP=뉴스1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 거리의 2022년 1월 17일(현지시간) 모습. © AFP=뉴스1 

후티는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며, UAE를 향해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후티 최고정치위원회 의장 압둘 일라 하자르는 AFP를 통해 "전략적으로 그리 중요하지 않은 곳을 공격해 분명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UAE가 적대적 행동을 계속한다면 추후의 공격을 견딜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UAE는 2019년 예멘 내 병력을 철수했지만, 이듬해 후티 반군의 세력이 커지자, 자국이 지원하던 현지 무장 세력을 통해 수도 사나와 가까운 유전 지대 샤브와에서 후티를 몰아내기 시작했다. 이에 대한 후티의 복수로 이번 공격이 일어났다는 분석이다.  

알자지라는 "이번 공격은 후티의 전략적 변화를 의미한다"며 "전투가 이어져 후티와 반대 세력이 모두 약화하는 것은 '이상적인 시나리오'"라고 평가했다. 다만 "문제는 후티가 UAE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고, 에미리트는 이상적 결과를 위해 이를 감수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짚었다.

UAE가 다시 예멘 갈등에 관여하게 된 배경과 관련해 WSJ는 미 당국자를 인용, "예멘내 분열된 세력을 통일해 후티의 득세를 뒤집기 위해서"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갈등은 이란과 사우디가 2016년 단교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부터 관계 개선을 위한 회담을 진행하는 가운데 발생한 것이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란 특사단은 17일(현지시간) "(계획대로) 사우디 제다 소재 이슬람협력기구(OIC)에 와 있다"며 "오는 23일 열리는 OIC 차관급 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 당국자들은 이번 공격에 이란이 직접 가담한 바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사우디는 외무부 성명을 통해 이번 공격을 공식 비난했다. 이로부터 몇 시간 뒤 사우디 연합군은 사나의 후티 기지를 공습했다고 AFP는 전했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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