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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산, 부실기업 아니다…붕괴 원인 나도 궁금" 10년차 직원 청원

"복합적 원인…모든 아이파크 현장 그렇지 않아"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2022-01-18 11:34 송고 | 2022-01-18 13:56 최종수정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 뉴스1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 뉴스1
광주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 공사 붕괴 사고의 원인으로 관리감독자 부재와 부실 공사가 꼽히는 가운데, 10년 차 직원이 "부실기업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HDC 현대산업개발 직원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자신을 건축직 직원이라고 밝힌 청원인 A씨는 "이번 붕괴 사고로 가슴 아픈 현실에 직면하고 계신 유가족분들께 깊은 사과 말씀드린다. 저 또한 납득이 가지 않는 현실에 괴로울 따름"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 글은 회사 입장이 아닌 지극히 제 주관적인 견해를 담은 것"이라며 "언론에 보도된 대로 붕괴원인에 복합적인 요소들이 작용했을 거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저도 주된 원인이 무엇일지 매우 궁금하다. 설령 부실시공이라면 책임 통감 하에 철거 및 재시공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모든 아이파크 현장이 결코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A씨는 "입사한 지 10년이 덜 된 아직 많이 부족한 직원이지만 현장에 부임 받은 이래로 매 순간 회사에 대한 자부심과 자긍심, 기술자로서의 책임감과 성실성으로 일해왔다. 제 윗분들께 그렇게 배웠다"며 "그래서 더욱 4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수많은 현장에서 피땀 흘리며 일궈온 이미지가 한순간 무너져 내린 현실 앞에 정말 가슴이 아프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주변의 건물만 봐도 숨이 턱 막힌다. 하물며 저도 이런데 상사분들의 눈빛만 봐도 더할 나위 없는 슬픔이 느껴진다"고 전했다.

17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공사 붕괴사고 현장에 제거되지 못한 잔해물이 보이고 있다. © News1 황희규 기자
17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공사 붕괴사고 현장에 제거되지 못한 잔해물이 보이고 있다. © News1 황희규 기자
끝으로 A씨는 "우리 회사는 존폐 위기에 직면해있는 상황이지만, 제가 선택한 이 회사는 결코 책임을 회피하지 않을 거라 믿는다"면서 "이번을 계기로 회사도 부족한 부분을 인지하고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국의 아이파크와 관련되신 분, 입주하고 계신 분, 입주할 예정이신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다. 제가 아는 현대산업개발은 언론에 보도된 만큼 부실기업이 아닌 기술자의 사명과 신뢰로 노력하는 기업"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1일 오후 3시46분쯤 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인 아이파크 아파트 201동 건물이 38층부터 23층까지 일부 무너져 내려 작업자 6명이 실종됐다. 그중 1명은 숨진 채 발견됐고 나머지 5명은 찾지 못하고 있다.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콘크리트 양생 과정이 부실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작업 일지가 공개됐다. 또 사고 당시 현장에서 공사의 품질이나 안전을 감독할 의무가 있는 감리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이번 사고의 원인이 밝혀지기까지 2개월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사고 발생 7일 만에 대국민 사과를 하며 회장직에서 물러났으며, 경찰은 현대산업개발 직원 등 9명을 건축법 위반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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