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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은 풀고 백신 접종은 철저하게…오미크론 맹폭 유럽의 대응

백신 접종 의무화 움직임도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2022-01-18 10:08 송고
영국 런던 코로나 기억의 벽에 2022년 1월 9일사람들이 모인 모습.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영국 런던 코로나 기억의 벽에 2022년 1월 9일사람들이 모인 모습.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유럽에서 코로나19 새 변이주 오미크론 감염으로 확진자가 속출하는데도 방역을 완화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증상이 상대적으로 가볍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백신 접종률을 높여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일부 국가는 성인 접종 의무화를 실시, 높은 과태료 부과로 강제성을 부여해 논란도 예상된다.

◇확진자 치솟아도 "추가 규제 없다…치명률 독감과 비슷"

17일(현지시간) 도이치벨레(DW)에 따르면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 거리는 이제 평범한 일상을 거의 되찾았다. 지난 주말부터 영화관과 공연장, 놀이공원, 식물원 등 시설을 다시 여는 등 완화된 방역 정책을 시행하면서다.

작년 말 오미크론 유행으로 치솟은 감염세가 진정된 건 아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인구 580만 규모 덴마크의 이날 신규 확진자는 2만6965명, 사망자는 11명 발생했다. 하루 확진자가 4000명을 웃돌던 작년 1월 유행 당시 사망자 수가 40명을 넘어선 것과는 대조적이다.  

망누스 헤우니케 덴마크 보건장관은 지난주 방역 완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하루 확진자 수가 2만 명을 웃돌지만 입원환자와 사망자 수는 1년 전보다 낮은 수준으로 안정됐다는 점을 강조, "전염병을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제 우리는 가장 취약한 시민에게 4차 접종을 제공하는 결정으로 새 장을 열겠다"고 밝혔다. 덴마크의 백신 접종률은 높은 편으로 인구 5명 중 4명이 2차 접종을, 절반 이상은 3차 접종까지 마쳤다.

영국도 하루 확진자가 8만 명 안팎으로 유지되지만 '봉쇄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클리브 딕스 영국 백신 태스크포스(T/F) 전 의장은 현재의 감염세를 '뉴노멀'로 규정하고, "오미크론 변이 침여률이 독감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취약 인구만 집중 겨냥한 방역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영국에서는 오미크론 유행으로 작년 말 하루 확진자 수가 24만 명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최근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하자 '정점을 지나 안정됐다'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이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몇 주 내로 확진자의 자가격리 의무화 등 현행 방역규제를 폐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수도 런던이 있는 잉글랜드에서는 확진자 격리 기간을 7일에서 5일로 단축했다. 영국에서는 6800만 인구의 90% 이상이 백신을 최소 1회 이상 맞았고, 부스터샷을 맞은 비중도 60%가 넘는다.

백신 접종 완료율이 80%를 넘어서는 스페인도 예외가 아니다. 4600만 인구 중 매일 11만여 명이 확진되고 80명에 육박한 사망자가 나오고 있지만, 추가 방역 강화는 없다는 입장이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오미크론은 이전 변이보다 가벼운 질환을 야기하고 있다"며 "이제는 코로나19를 독감처럼 다루는 방안을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터키도 8500만 인구 가운데 매일 6만여 명 확진·세 자릿수 사망이 유지되고 있지만, 오히려 검사와 격리 요건을 완화했다. 확진자와 접촉했다고 해서 모두가 유전자증폭(PCR) 검사와 격리 의무를 지는 건 아니며, 증상을 보이는 사람만 PCR 검사를 받고, 양성판정을 받더라도 7일만 격리하면 추가 검사 없이 격리가 풀린다.

지난 4일 터키 앙카라의 병원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 접종소에서 한 주민이 자국산 투르코백 백신을 맞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지난 4일 터키 앙카라의 병원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 접종소에서 한 주민이 자국산 투르코백 백신을 맞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백신 접종은 '박차'…전 성인 접종 의무화도

방역 완화 추세와 함께 두드러지는 건 백신 접종을 서두르는 점이다. 특히 성인 또는 고령층 접종을 의무화하는 국가들도 늘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내달부터 모든 성인의 백신 의무 접종을 강행하고, 3월 중순까지는 법규를 엄격하게 적용하기 위해 불응 시 최소 600유로에서 최대 3600유로(81만원~489만원)까지 벌금을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이 내용을 담은 법안은 오는 20일 의회에서 통과될 예정이다.

유럽 국가 중 전체 성인의 접종 의무화를 실시하는 건 오스트리아가 처음이지만, 인근 독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최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의회에 출석해 모든 성인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는데, 이에 대한 여론도 우호적인 편이다.

이탈리아는 50세 이상 노동자의 접종을 의무화했다. 2월15일부터는 미접종 노동자를 즉시 업무에서 배제하고, 최대 1500유로(약 203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그리스도 지난 16일부터 60세 이상 고령층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고, 거부 시 매달 100유로(약 13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프랑스는 기존 '헬스 패스'에서 강화된 '백신 패스' 법안을 전일 의회에서 통과시켰는데, 미접종자의 공공시설 이용을 더욱 강화해 사실상 '접종 의무화 조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방역을 완화는 대신 백신 접종을 강제하는 조치는 논란이 예상된다. AFP 통신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는 2만7000여명이 모여 백신 의무 접종 반대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접종 의무화가 개인의 자유에 대한 공격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러시아 하원 격인 국가두마는 이날 QR코드가 포함된 코로나19 인증서 도입 방침을 만장일치로 철회했다고 두마 대변인이 밝혔다. 모든 성인은 백신 접종을 증명하는 QR 코드나 코로나19 완치 증명서 또는 의학적 접종 예외 소견을 갖춰야만 공공장소 출입이 가능하다는 내용이었는데, 논란 속 부결한 것이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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