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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청약에 신용대출 '빚투' 급증하나…대어급때마다 머니무브

요구불예금 등 대기성 자금 대거 이동 전망
“청약일 다가오면 증시로 자금 유입 활발”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전민 기자 | 2022-01-16 06:08 송고 | 2022-01-16 21:58 최종수정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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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기업공개) 초대어로 꼽히는 세계적인 전기차 배터리업체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의 일반 청약이 다가오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이 다시 불지 주목된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방안으로 예전보다 신용대출을 받기가 어려워졌지만 금융권에선 LG엔솔 IPO가 매머드급 공모주 청약이기 때문에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이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예금 등도 대거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선 연초 감소세를 보인 증시 대기자금도 LG엔솔 청약 개시를 기점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LG엔솔 일반투자자 공모주 청약이 오는 18일과 19일 이틀간 진행된다. LG엔솔 일반 청약 열기는 뜨거울 전망이다. 앞서 기관 수요예측에서는 1경5000조원의 역대 최대 주문이 몰리면서 코스피 사상 최대인 202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반 투자자에게 배정된 물량은 약 1020만주로 균등과 비례물량 비중이 50대 50이다. 공모가는 30만원(액면가 500원)으로 최소 청약 주수인 10주를 청약하기 위해선 150만원이 필요하다. 청약증거금은 주문금액의 절반이다. 
올해 들어 금융당국의 강도높은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따라 은행권의 신용대출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지난 13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은 49조7445억원으로 지난해말(49조1918억원)보다 5527억원 증가했고 같은 기간 신용대출 잔액은 139조5572억원에서 139조7678억원으로 2106억원 늘었을 뿐이다.

그렇지만 LG엔솔 청약을 앞두고 금융권에선 대어급 IPO 때마다 나타났던 신용대출 급증 현상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지난해 상반기 SK바이오사이언스의 일반 공모주 청약 당일에만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4조8289억원 급증했다. SK아이이이테크놀로지 공모주 청약 때에도 이들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이 6조원 넘게 증가했다.

특히 LG엔솔의 공모가는 30만원으로 이를 기준으로 한 공모 금액은 한국 증시 사상 최대 규모인 12조7500억원이다. 물론 모두 일반인 공모 금액은 아니지만 이는 지난해 코스피 시장에서 IPO를 통해 신규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 등 총 23개사의 공모금액(17조2000억원)의 74% 수준에 달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LG엔솔 청약일에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대거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지금 대출 잔액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지만 청약일에는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주목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대기성 자금도 증시로 대거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은 지난 13일 기준 696조4972억원이다. 마이너스통장 한도가 5000만원으로 줄어든데다 올해부터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 소득기준 대출 규제인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도가 높아지면서 대출 한도가 감소하기 때문에 요구불예금을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LG엔솔의 청약 개시를 기점으로 증시 주변자금도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연초 증시 대기자금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 계좌의 투자자예탁금은 지난해말 67조5307억원에서 지난 13일 기준 64조954억원으로 3조4353억원 줄었고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도 68조6862억원에서 64조9621억원으로 3조7241억원 감소했다.

지난해말 대주주 요건 회피 매물 등 개인의 국내증시 순매도세가 강했으나 연초 들어 다시 순매수에 나서기 시작한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총 1조9084억원 순매수했다. 지난 13일 마감한 케이옥션의 일반 공모주 청약도 잔고 감소에 영향을 줬다.

증권가에선 과거 대어급 IPO를 앞두고 증시 대기자금이 많이 늘었던 추세를 볼 때 이번에도 청약 일정이 임박해지면 대대적인 자금 유입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에도 카카오뱅크 청약 시작일에 투자자 예탁금이 전일 대비 4조원 급증했었다. 지난 4월 일반청약을 진행했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청약을 앞두고도 일주일간 약 8조원 규모의 예탁금이 증가한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통상 공모를 위한 청약자금은 전날이나 청약 시작 당일 등 임박해서 유입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LG엔솔의 청약은 역대 최대 규모인 만큼, 증시로의 자금 유입도 과거 대어들보다 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goodd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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