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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 몰린 CJ대한통운 노조, 출구전략 쓰나…17일 사측에 대화 제안

CJ대한통운 노조 단식 인원 '11→100명' 늘려…18일 全노조원 서울 집결 예고
노조, 총궐기 예고 동시에 사측에 대화 제안…배송 차질 물량 '40만→19만건'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2022-01-16 07:51 송고
11일 서울시내의 한 CJ대한통운 물류센터에 택배차량들이 멈춰서 있다. 2022.1.1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11일 서울시내의 한 CJ대한통운 물류센터에 택배차량들이 멈춰서 있다. 2022.1.1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2주 넘게 총파업을 벌이고 있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가 총력전을 예고하는 동시에 사측에 대화를 제안했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에서는 본격적인 출구전략을 시작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과거 파업 때보다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데다 파업으로 인한 피해를 자영업자와 다수의 국민들이 입고 있다보니 여론 역시 싸늘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대 대목인 설 명절을 앞두고 있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간다면 사회적 비난까지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노조는 대화 제안과 동시에 정치권 개입을 촉구하며 단체 단식투쟁 인원을 늘리는 등 투쟁 수위도 높이고 있다.

◇CJ대한통운 노조, 단체 단식 투쟁 인원 '11→100명' 확대…동시에 사측 향해 대화 제안

16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는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 3000억원 과로사 돈벌이는 노사 문제가 아닌 사회적 합의 위반 문제"라며 "설 특수기 택배 대란을 막기 위한 민주당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택배노조는 "시간과 장소 구애 없이 오늘부터 72시간 동안 CJ대한통운에 공식 대화를 제안한다"며 "정부 여당의 책임감 있는 목소리를 듣기 위해 100인 단식농성 역시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택배노조 소속 11명은 지난 6일부터 무기한 단식농성 투쟁을 벌여왔다. 그럼에도 상황이 진전되지 않자 100인으로 단식 노조원 수를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CJ대한통운 노조는 노사 간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오는 18일 전 조합원이 서울로 상경해서 투쟁하는 총력전을 예고했다. 강하게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CJ대한통운에 설 특수기 택배대란을 막기 위해 앞으로 72시간(17일 오후 1시) 동안 공식 대화를 제안했다. 기존 강경한 태도 일변도에서 변화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앞서 택배노조는 지난 택배 요금 인상액 공정 분배를 비롯해 사회적 합의 이행 촉구, 저상탑차 대책 마련, 노동조합 인정 등을 사측에 요구하며 파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CJ대한통운 측에서 합의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는데다 되레 국토교통부에 사회적 합의가 이행되고 있음을 현장실사해 달라고 요청하는 강수로 맞서면서 노조 측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어려워졌다. 당초 노조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했던 여론 마저 자영업자들을 우려하며 역으로 날 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싸늘한 여론 속 총력전 나선 CJ대한통운 노조…파업 종지부 찍을까?

택배업계에서는 CJ대한통운 노조가 설 명절을 앞두고 마지막 총력전에 돌입할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한 택배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단식 투쟁은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을 때 하는 경우가 많다"며 "노조 스스로도 더이상 밀어붙이기 녹록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 명분이 힘을 얻지 못하고 있는데다 일부 노조원들 사이에서 현장 복귀를 원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실제 일부 노조원들은 총파업에 참여하기로 결의했음에도 배송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수치로도 가늠할 수 있다. 택배업계에 따르면 노조의 총파업 직후 CJ대한통운에서 배송 지연 등 차질이 발생한 물량은 일평균 40만건 수준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19만건 이하로 떨어졌다. 일부 노조원이 배송을 시작했을뿐만 아니라 사측에서 대체인력 을 대거 투입하고, 대리점주들도 가족과 주변 지인을 동원해 인력을 최대한 늘린 만큼 파업 영향이 최소화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자영업자들이 설 명절 대목을 앞두고 한껏 기대감에 부풀어 있는 상황인데, CJ대한통운 노조가 이들에게 찬물을 끼얹었다는 여론까지 확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싸늘한 여론과 노조원들의 방해, 압박에 지친 비(非)노조원들이 자체 단체 결성을 논의하고 있다. 한 택배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조직이다보니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꾸준히 배송을 하려는 비노조원들 입장에서는 압박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며 "비노조원임에도 7년, 4년 된 거래처를 잃는 경우가 발생하자 비노조원들을 중심으로 조직을 만들어 대응하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j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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