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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포항 맏형' 신광훈 "베테랑의 무게 느끼지만…FA컵 우승 도전"

지난 시즌 43경기 출전하며 건재함 과시
"박수 받을 때 떠나는 선수 되고파"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2022-01-14 13:18 송고
포항스틸러스 전지훈련지인 서귀포에서 만난 신광훈 © 뉴스1
포항스틸러스 전지훈련지인 서귀포에서 만난 신광훈 © 뉴스1

포항 스틸러스의 미드필더 신광훈(35)은 팀의 살아있는 레전드다. 2006년 포항에서 프로 데뷔한 그는 이후 전북 현대, FC서울, 강원FC을 거쳐 지난해 포항에 돌아왔다.

신광훈은 2021시즌 리그와 대한축구협회(FA)컵,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등 총 43경기에 출전하며 핵심 선수로 인정 받았다.
2022시즌을 맞이하는 신광훈의 각오는 특별하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선배 오범석(38)이 은퇴하면서 최고참이 됐기 때문이다.

포항의 동계 전지훈련지인 제주 서귀포에서 만난 신광훈은 "과거 강원에서 뛸 때 시즌 도중 (오)범석이 형이 부상으로 빠졌을 때 잠시 선수단의 최고참이 됐던 적이 있다. 그렇지만 맏형으로 시즌을 시작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그동안 선배들이 느꼈을 맏형의 무게를 느끼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범석이 형 외에도 베테랑 (권)완규가 성남으로 떠났다. 아울러 구단 영상 제작을 담당하던 PD 노위제 형에게도 의지를 많이 했었는데 형이 더 이상 일을 안하게 됐다. 그래서 조금은 외롭고 쓸쓸하기도 하다"고 짙은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최고참으로 내가 팀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 중요하다. 열심히 준비해서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소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5년 만에 포항에 돌아으로 돌아온 신광훈은 2021 ACL 얘기를 먼저 꺼냈다. 포항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결승까지 올라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을 상대로 분전했으나 0-2로 무릎을 꿇었다.

신광훈은 "일생일대의 기회였는데 우승하지 못해 분하다. 가장 아쉬운 것은 우리가 가진 힘과 전력을 50%도 쏟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경기 끝난 뒤 (신)진호한테 '지금 다시 뛰라 해도 뛸 수 있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1분도 안 돼 선제골을 허용하면서 실수가 두려워져 소극적인 플레이를 한 것 같다"며 "뭔가 시도를 해야 골을 넣는 데 그러지 못하고 숨어 다니는 플레이를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28일 경북 포항시 스틸야드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1' 홈 개막전 포항 스틸러스와 인천 Utd경기 후반 포항 신광훈이 1대1 동점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1.2.28/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28일 경북 포항시 스틸야드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1' 홈 개막전 포항 스틸러스와 인천 Utd경기 후반 포항 신광훈이 1대1 동점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1.2.28/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ACL에 모든 힘을 쏟았던 포항은 이후 리그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하며 최종 9위로 시즌을 마쳤다.

이제 신광훈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2022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최고참으로 부담이 큰 신광훈에게 김기동 감독은 큰 힘이 되고 있다.

신광훈은 "감독님은 선수 시절에도 후배들을 편하게 해주는 사람이었다. 다만 그 때는 나이 차가 워낙 커서 소통의 기회가 적었다"며 "감독과 선수 관계가 된 지금 오히려 소통을 더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감독님께서 우선 선수들의 마음을 잘 알아주신다. 최근에는 감독님이 '나는 41살까지 선수로 뛰었다. 너도 이제 시작'이라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큰 힘이 됐다"며 "경기를 준비할 때도 정말 디테일하시다. 각 경기장마다 다른 크기, 조명의 조도, 잔디의 길이까지 먼저 체크해서 선수들에게 세세히 알려주신다"고 부연했다.

이어 "올해도 리그를 치르다 보면 분명 위기가 오겠지만 언제나 그랬듯 감독님과 함께 슬기롭게 잘 넘길 것이라 생각한다"며 "객관적인 젼력 차이로 리그 우승에 도전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적어도 FA컵 우승컵을 꼭 들고 싶다. 포항은 토너먼트에서 강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로 한국 나이 36세가 된 신광훈은 이제 뛴 날보다 뛸 날이 적은 선수다. 언제 어떤 모습으로 은퇴를 할지는 쉽사리 예상할 수 없지만 박수 받으며 떠나고 싶은 게 신광훈의 바람이다.

그는 "범석이 형이 마지막 경기에서 박수 받으며 은퇴하는 모습을 보고 많이 부러웠다. 쉽지 않겠지만 나도 저렇게 박수를 받으며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

13일 경북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1' 동해안 더비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 현대의 시즌 첫 경기 전반 울산 윤빛가람과 포항 신광훈이 몸싸움을 하고 있다. 2021.3.13/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13일 경북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1' 동해안 더비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 현대의 시즌 첫 경기 전반 울산 윤빛가람과 포항 신광훈이 몸싸움을 하고 있다. 2021.3.13/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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