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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드라마 맞나…'신사와 아가씨' 불륜 서사+폭행 장면에 논란 ing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2022-01-11 17:13 송고
KBS 2TV '신사와 아가씨' 방송 화면 캡처 © 뉴스1
KBS 2TV '신사와 아가씨' 방송 화면 캡처 © 뉴스1
'신사와 아가씨'가 때아닌 불륜 서사와 폭행 장면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가족 드라마'를 표방한 초반 기획에 벗어나는 이야기 전개에 비판이 높다.
현재 방영 중인 KBS 2TV 주말드라마 '신사와 아가씨'(극본 김사경/연출 신창석)의 주요 서사 중 하나는 여주인공의 친부모인 박수철(이종원 분)과 애나킴(이일화 분)의 이야기다. 박수철과 애나킴은 과거 서로 사랑한 사이로 부부의 연을 맺고 박단단(이세희 분)까지 낳았으나, 애나킴이 자신의 성공을 위해 두 사람을 버리고 미국으로 떠나며 남남이 됐다. 이에 박수철은 딸과 함께 죽을 결심을 했으나, 차연실(오현경 분)의 만류로 마음을 다잡았다.

성공 후 귀국한 애나킴은 딸 박단단을 그리워했다. 또한 전 남편 박수철과 우연이 마주하게 된 뒤 그를 향한 애틋한 마음 역시 점점 더 커졌다. 박수철은 사고로 수차례 성형수술을 한 애나킴을 알아보지 못했고, 그의 정체는 까맣게 모른 채 애나킴과 교감하며 호감을 갖기 시작했다. 급기야 박수철은 현 아내 차연실을 속인 채 애나킴과 미국으로 떠날 결심을 했다.

박수철과 애나킴은 과거 부부 사이였으나, 현재는 엄연히 남남이다. 서로를 향해 남은 감정은 개인의 사정일 뿐, 가정을 이루고 오랜 기간 지내온 박수철의 일탈과 박수철을 다시 자신의 남자로 만들려는 애나킴의 계획은 '불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시청자들 역시 드라마 전반에 걸쳐 전개된 박수철-애나킴의 서사에 당황한 모양새다. '설마'라는 생각을 하며 전개되는 극을 지켜본 시청자들은 박수철과 애나킴이 인간적으로 호감을 가지고 이 감정이 사랑으로 커지는 상황을 보며 '불륜에 서사를 부여한다'라고 비판했다.
한 시청자는 KBS 시청자권익센터에 청원글을 올리고 "일일극, 주말극의 불륜 내용이 도를 넘고 있다. 공영방송을 자처하는 방송사가 반인륜적인 막장 드라마를 방송하는 게 시청자들을 위한 것인가"라며 "드라마를 건전한 내용으로 개선하는 뼈를 깎는 노력을 하길 바란다"라고 일갈했다. 시청자 게시판에도 비슷한 내용의 의견글이 수십 개씩 올라오는 상황이다.

이후 9일 방송에서 박수철은 애나킴의 진짜 정체가 전처 김지영이라는 것을 안 뒤 분노했고, 그를 찾아가 그간의 일을 따져 물으며 분노를 폭발시켰다.불륜을 미화할 의도가 없었다는 듯한 이야기 전개다. 하지만 박수철이 애나킴의 정체를 알고 그를 멀리한다고 해 그간의 정서적 교류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문제가 된 불륜 내용이 희석되진 않는다는 이야기다. 

설상가상 이 장면에서 박수철이 애나킴의 목을 조르고 밀치는 등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장면은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며 폭력성 논란까지 불거졌다. 15세 연령고지가 있는 '신사와 아가씨'는 청소년들 역시 시청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가족 드라마'인 만큼 주말 저녁 온 가족이 모여 드라마를 보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자극적인 장면을 '임팩트' 있게 내보낸 건 시청자들을 배려하지 않은 처사다.

'신사와 아가씨'는 극 초반 로맨스로 엮일 주인공들의 지나친 나이 차이로 인해 비판을 받았으나, 전개를 이어가며 각 캐릭터에 서사를 부여해 조금씩 시청자들의 지지를 얻고 있었다. 그 결과 지현우가 지난해 KBS 연기대상을 수상하고, 최근 자체 최고 시청률 36%(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는 등 좋은 성과를 보였다.

그러나 갈등을 조장하기 위한 불륜 설정, 엿가락 전개 속 질질 끄는 이야기, 자극적인 장면 등은 '신사와 아가씨'에 독이 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제작발표회에서 신창석 PD는 "코로나19로 많은 분들이 힘든데 많은 재미와 위안을 주는 것이 목표"라며 "갈등도 극단적으로 묘사하려 하지 않았고 악인도 강하게 그리려 하지 않았다. 시청자분들이 유쾌 상쾌 상큼 발랄한 느낌을 받을 때까지 계속 가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드라마가 중반을 넘어선 지금, 초반 기획의도는 빛이 바랜 지 오래다.


breeze5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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