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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정산 시즌…은행권 "우리 인증서 쓰세요" 빅테크에 도전장

은행권, 자체 인증서 잇달아 출시…공공기관 등 사용처 확대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2022-01-11 06:20 송고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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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공인인증서 폐지로 무주공산이 된 ‘인증 시장’에서 빅테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전자인증서 시장은 수수료 수익뿐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를 접목할 수 있어서 빅테크·핀테크 업체들이 대거 뛰어들었고 은행권 역시 적극적으로 참전하면서 경쟁에 불이 붙었다. 또한 플랫폼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해진 가운데 인증서는 고객 유치의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때마침 가입자를 대거 늘릴 기회인 연말정산 시즌이 도래하고 마이데이터 시대가 열리면서 은행마다 공용인증서를 대신할 새로운 인증서를 잇달아 출시하거나 준비하고 있다. 

인증서는 사이버 공간에서 사용자 인증에 필요한 전자신분증이다. 그간 공인인증서를 통해 금융거래 등을 할 때 본인 인증에 활용했지만 2020년 12월 공인인증서가 공식 폐지됐다. 현재는 (구)공인인증서와 사설인증서 등을 혼용해서 사용되고 있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2021년도 연말정산에서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자체 개발한 인증서를 사용할 수 있다. 은행권 자체 인증서는 국세청 홈택스·손택스의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뿐 아니라 정부24, 행정안전부 국민비서, 병무청 통합인증 서비스 등 다양한 공공기관 서비스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등 사용처가 확산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해와 같이 금융결제원의 인증서를 토대로 자체 개발한 WON(원)금융인증서를 통해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은행권은 그간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자체 인증 방식의 시스템을 꾸준히 개발해왔다. KB국민은행이 2019년 7월 가장 빠르게 KB모바일인증서를 출시했고 이듬해 12월에는 금융권에서 유일하게 공공분야 전자서명 시범사업자로 선정됐다. 지난해 10월에는 전자서명인증사업자로 선정돼 50여개 공공기관 서비스에서 이용할 수 있다.
또 군인공제회, 한국부동산원과 업무협약도 체결해 나라사랑포털과 청약홈에서 이용할 수 있고 마이데이터 통합인증에도 참여해 KB국민카드와 한국투자증권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외부 인증 사업을 확장해 사용처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신한은행도 사설인증 시장에 진출했다. 기존의 신한 쏠(SOL) 인증을 신한 사인으로 개편했고 지난해 9월 금융권에서 최초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자서명인증사업자로 선정됐다. 전자서명인증사업자 제도는 공인인증제도 폐지 후 전자서명인증 서비스의 신뢰성과 안정성 확보를 위해 도입됐는데 홈텍스 등 공공 분야 전자서명사업, 마이데이터 통합인증사업 등에 참여하기 위해선 필요하다. 신한 사인 역시 국민건강보험공단, 지방세 수납을 위한 위택스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대대적인 이벤트도 시행하고 있다. 신한 쏠에서 인증서를 새로 발급받거나 연말정산 미리보기를 하거나 국세청 홈텍스에서 신한인증서로 로그인을 하면 추첨을 통해 상품을 제공하는 등 가입자 확보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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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도 지난해 12월 전자서명인증사업자로 선정된 데 이어 현재 공공기관 등에서 사용할 수 있게 범용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마이데이터 통합인증 참여도 준비 중이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의 경우 내부에 인증사업팀 등을 구성해 자체 인증서 도입구축을 위한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올해 상반기 중에는 자체 인증서를 출시할 방침이다.

다만 빅테크들이 편리한 접근성을 기반으로 인증서 이용자를 빠르게 늘리고 있어서 은행들이 어느정도 선전할지는 지켜봐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020년 12월 출시된 카카오 인증서는 출시 1년 만에 이용자가 3000만명을 넘어섰고 1억3000만 건 이상 사용됐다. 반면 금융권에서 선두주자인 KB국민은행의 KB모바일인증서는 이보다 이른 2019년 7월 출시됐지만 가입자는 960만명이다.

이에 은행권은 올해 개막된 마이데이터 시대에 발맞춰 자체 인증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높이고 연계 기관도 대폭 늘려 이용자를 확보할 계획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다양한 서비스로 활용 범위를 확장해 금융생활뿐 아니라 국민의 일상생활까지 인증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goodd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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