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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우레탄폼' 대형화재…늦장 법개정에 또 희생됐다

개정 늦어져 작년 말에야 우레탄 계열 단열재 규제 시행
안전기준 적용 전 건설현장 및 완공 건물 위험 사각지대

(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2022-01-07 11:11 송고 | 2022-01-07 11:28 최종수정
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패널 안에 우레탄이 있다. 안에서 화재가 발생하게 되면 (불이) 커지는데 내부 연소로 유독가스가 많이 발생했다."

지난 5일 발생한 경기 평택시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한 소방관이 내부 상황을 전한 내용이다.

건축 현장 화재는 진화 중에도 좀처럼 불길이 잡히지 않거나 잦아들었다가도 다시 번지는 상황이 자주 일어나는데 이 때문에 예기치 못한 인명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번 화재 현장에서도 밤샘 진화 작업으로 불길이 어느 정도 잡혔지만 다시 살아난 불길 때문에 소중한 소방관 3명이 목숨을 잃었다.

밤샘 진화까지 벌이고도 다시 살아난 불길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이번에도 '우레탄폼'이 지목된다. 소방당국과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번 화재 현장에서도 1층부터 4층까지, 벽면과 천장의 마감재로 우레탄폼이 쓰였다.

우레탄폼에 불이 붙으면 불길이 순식간에 퍼지는데 화재 현장을 목격한 시설 관계자도 불길이 다시 커지기 전 들린 폭발음과 관련해 “건물 안에 있는 우레탄이 폭발하면서 시커먼 연기가 건물 틈으로 뿜어져 나온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이번 화재의 최초 원인은 우레탄폼이 아닐 가능성도 있다. 누전과 안전 불감증, 사소한 요인 하나만으로도 현장에선 대형 화재로 번질 가능성이 열려 있다. 이번 화재도 정밀 조사를 통해 최초 발화 원인일 밝혀질 테지만 우레탄폼이 불길을 키우고 피해를 키운다는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우레탄폼은 샌드위치 패널 심재로 한번 불이 붙으면 연소가 워낙 빠른 데다 유독가스도 많이 발생해 화재를 키운 요인으로 자주 지목된다.

이번 사고를 놓고 지난 2020년 4월 이천 물류창고 화재와 판박이라는 지적이 나오는데 당시에도 천장과 벽면에 붙은 우레탄폼에 불이 붙어 대형 화재로 이어졌다.

우레탄폼으로 인해 대형 화재가 발생했던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1999년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를 비롯해 2008년 이천 냉동창고 화재, 2017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2018년 밀양 세종병원 화재 역시 우레탄폼이 심재로 활용된 샌드위치 패널 구조가 문제였다.

2008년 이후 샌드위치 패널 구조 건물 화재는 매년 수천건이나 발생하고 있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 통계를 분석한 결과, 샌드위치 패널 구조 건물 화재는 2008년도부터 2020년까지 매년 3000건 이상 발생했으며 사망자도 평균 20명에 달했다.

이처럼 화재에 취약한데도 그동안 업계에서 샌드위치 패널 안에 주로 우레탄폼을 사용해온 이유는 비용이 싸기 때문이다. 

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국회도 이 때문에 법 개정을 통해 우레탄폼과 스티로폼과 같은 가연성 물질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모색해왔다. 그러던 중 지난 2020년 7월 경기 용인의 물류센터 화재가 또다시 발생했고 여야는 지난해 초 개정안을 뒤늦게 부랴부랴 통과시켰다.

그러나 해당 법률이 지난해 말부터 본격 적용되다 보니 기존 건물이나 이 법이 시행되기 전 시작된 공사현장에선 여전히 난연성능이 좋지 못한 우레탄폼과 같은 마감재가 사용됐거나 사용 중인 상황이다.

순직한 소방관 빈소를 찾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우레탄 같은 가연성 물질을 내장재로 쓸 수 없도록 한 법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적용이 되다 보니 소급이 안 돼서, 이미 건설된 건물은 체크가 안 된 안타까움이 있다"고 언급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문가들은 대형 건물이 아니더라도 당국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소형 건축현장에서는 여전히 난연성능이 약한 마감재가 사용되고 있고 화재에 취약한 완공 건물도 많은 만큼 관리 감독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sanghw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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