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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하게 이산이 되자" 이준호, 연기 전성기도 필연적인 이유 [N인터뷰]③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2022-01-05 08:00 송고 | 2022-01-05 08:55 최종수정
이준호/JYP © 뉴스1
이준호/JYP © 뉴스1
"철저히 그 인물이 되는 것 밖에 없었어요. 대중분들에게 어떤 반응을 얻고 싶었을까 이 생각까지도 하지 못했어요. 철저하게 '이산이 되자, 정조가 되자' 이 생각 뿐이었어요."
배우 이준호는 최근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이하 '옷소매'/극본 정해리/연출 정지인 송연화) 출연을 결심할 당시 어떤 마음가짐이었냐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옷소매'는 동명의 소설이 원작으로, 자신이 선택한 삶을 지키고자 한 궁녀와 사랑보다 나라가 우선이었던 제왕의 애절한 궁중 로맨스 기록을 그린 드라마.

이준호가 맡은 역할은 훗날 정조가 되는, 깐깐한 완벽주의 왕세손 이산이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철저하게 그 인물이 되려 했다"는 말을 반복했다. "촬영하지 않는 평상시에도 그 인물이 되자 노력하고 있고, 그 노력이 9년째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타이틀이 붙는 것이 당연하다"며 "연기를 잘 하면 되니까 매사에 그 인물이 되려고 노력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런 진심을 다한 노력이 있었기에 이준호에게 찾아온 전성기는 필연적이라는 생각도 들게 했다. 그룹 2PM으로 가요계 최정상을 찍고, '우리집 준호' 신드롬에 이어 연기까지 제2의 전성기는 계속되고 있다. '옷소매'도 17.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했고, 그간 침체돼 있던 MBC 드라마국에 오랜만에 활력을 되찾아줬다. 연기 면에서도 '역대급 로맨티시스트 정조'라는 평을 받으며 모두가 인정하는 전성기를 맞게 됐다.

'2021 MBC 연기대상'에서는 최우수 연기상과 베스트 커플상 2관왕을 차지했다. 올해 최고 시청률과 화제성을 냈던 만큼, 유력한 대상 후보로도 꼽히기도 했다. 믿고 보는 연기력을 인정받는 배우가 됐지만, 여전히 "2PM 이준호"라 인사하는 모습은 팬들에게 큰 감동으로 남았다. 2021년 '옷소매'를 위해 쉼 없이 달렸던, 인생작과 인생 캐릭터를 동시에 남긴 이준호를 화상 인터뷰로 만나 드라마와 시상식 비하인드와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준호/JYP © 뉴스1
이준호/JYP © 뉴스1
<【N인터뷰】②에 이어>
-시청률이 5% 대에서 시작해 마지막회에서는 17%를 기록하며 3배 이상으로 폭등했는데 이렇게 사랑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은 뭐라 생각하나. 

▶함부로 그 인기 이유를 추측할 수 없겠지만 제작발표회 때 이덕화 선배님께서 말씀하신 진정성, 진실성 그 단어가 한몫한 것 같다. 모두가 그 인물이 돼서 진실한 마음으로 연기를 했던 것 같다. 감독님께서 워낙 유연하게 현장을 이끌어가시면서 감독님이 느끼신 감정과 배우들이 느낀 감정들이 혼합돼서 신이 살아나기도 했다. 대본에 없었던 걸 많이 만들기도 했고 아이디어를 내는 데 있어 유연한 현장이었다. 단순히 작품에 참여한다가 아니라 같이 만든다는 느낌이었다. 그런 진정성들이 우리 드라마에서 보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사랑을 받으니까 앞으로도 이런 느낌과 이런 현장에서의 행복감을 느끼면서 활동을 하고 싶더라.

-'옷소매'의 이산을 선택할 당시에 어떤 마음가짐이었는지 궁금하다. 배우로서도, 연기적으로도 어떤 목표를 갖고 시작했을지, 대중에게 어떤 반응을 얻고 싶었는지. 그리고 작품을 끝내면서 그 목표를 이뤘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선택했을 당시 마음가짐은 즐거움이었던 것 같다. 뭔가 대본을 마주하면서 흥미를 느낀 부분이 어려움에서 오는 것도 있었다. 드라마 '자백' 선택했을 때와도 일맥상통했다. 어떻게 표현하지 고민할수록 매력을 느낀다. 이번에도 그랬다. 실존인물이었고 많은 사랑을 받은 왕이셨다. 멋진 선배님들께서 연기를 하셨던 그런 캐릭터였다. 부모님들께서 말씀하신 건 '당대 최고의 스타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해서 부담감을 느꼈다. 내가 어떻게 연기를 할까 책을 읽고 연구할 때마다 저와 닮았다는 지점을 찾게 되며 즐거움을 느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철저히 그 사람의 내면을 닮아가려 노력했다. 대중들한테 어떤 반응을 얻고 싶었을까 질문에 대한 답을 못드리겠는 건 사실 그 생각까지도 못했다. 철저하게 '이산이 되자, 정조가 되자'는 생각 뿐이었다. 지금 반응을 찾아보면 그렇게 봐주시는 팬분들이 많으신 것 같아서 다행이다라는 생각도 든다. 연기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나중에 만회를 하고 싶다.

-'나 혼자 산다'에서도 왼손잡이라 오른손잡이를 연습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외에도 캐릭터 외적으로도 노력했던 부분이 있었나. 이런 디테일한 노력들에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기도 했는지. 

▶캐릭터 준비하면서 준비한게 여러가지가 있었다. 붓글씨, 말타기, 예절 교육 등을 하면서 최대한 왕세손다운 모습을 만들고 싶었다. 위엄이 있으나 아직은 왕이 아닌, 그러나 패기 넘치는 총명한 눈빛을 가진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 왕세손임에도 정말 불안했던 입지, 언제 내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위협에 대한 불안감을 가진 걸 내면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초반에는 최대한 감정 표현 크게 하지 않으려 했다. 표정 또한 크게 변화를 주지 않으려 했다.

-목욕탕신에서 보일 식스팩을 위해 노력을 많이했을 것 같은데. 

▶제대하기 3개월 전부터 저는 식단을 하고 있었고 아직까지 닭가슴살을 먹고 있다. 드라마 끝나고 며칠 사이 많이 먹었으나, 다시 감량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웃음) 운동은 사실 드라마가 촬영 돌입하면 거의 못한다고 본다. 촬영 들어가기 전까지 열심히 해놓고 촬영 때는 식단 위주로 했다. 식단은 간단했다. 닭가슴살 4장과 조리가 된 고구마를 먹었다. 그런 것을 많이 사놔서 맨날 그것만 먹었다. 촬영 현장에서도 식당에서 밥을 먹은 적이 거의 없다. 식당에서 먹으려다가 식사하고 대본 볼 시간 생각하다 보니 그냥 고구마, 닭가슴살을 먹게 됐다. 그게 어떻게 보면 밥도 먹고, 대본도 보고 일석이조였다. 드라마 끝날때까지 그렇게 노력했다. 예민한 세손 시절 모습 극대화하고 싶어서 노력했고, 아마 지금까지 작품 중 가장 마른 모습이었을 것 같다. 또 문무 모두 출중했었던 인물을 위해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 덕에 다부지면서 말랐던, 예민한 세손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지 않았나 한다.

-다채로운 감정연기를 보여준 이준호만의 노하우, 노력은 무엇이 있을까. 

▶철저히 그 인물이 되는 것 밖에 없었다. 연기를 이제 시작한지 9년 차가 됐지만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타이틀이 붙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오히려 평가들과 출신에 대해 연기할 때는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연기를 잘하면 되니까 매사에 그 인물이 되려고 노력한다. 아마 연기를 못한다면 큰일날 거다. 가수로 시작했기 때문에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반면, 삐끗하게 된다면 질타를 받을 수 있는 자리라 부담감을 갖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저는 그냥 '그 인물이 되자'다. 촬영하지 않는 평상시에도 그 인물이 되자 노력하고 있고, 그 노력이 9년째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평상시에도 감정을 잃지 않으려 하는, 그런 것이 좋은 스트레스가 되는 것 같다. 연기의 매력이라는 게 다른 사람으로 살아가는 그 순간이다. 그러다 보니까 드라마가 끝나면서 여운이 오래 남는 것 같다. 캐릭터와 현실을 빨리 왔다갔다하는 노하우는 부족한 것 같지만.(웃음) 편안하게 이산을 놔줄 수 있다 생각했는데 아직은 안 되는 것 같다. 엔딩이 너무 먹먹했기 때문에 더 그랬다. 저는 해피엔딩이라 생각한다. 결국에는 모두가 죽어서 만나는 그런 슬픈 엔딩이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먹먹함이 크게 남아있는 것 같다.

-앞으로의 행보는 어떻게 계획하고 있나. 

▶이산을 떠나보내기 전까지 아무 것도 못하겠다. 천천히 마음을 다스리며 놔주고 빠른 시간 안에 다양하게 활동하고 싶다. 2021년 해온 활동처럼 열심히 하고 싶다. 팬미팅도 준비할 것이다. 팬분들과 오랜만에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큰 의미로 다가오는데, 천천히 이야기 나누면서 그간 어떻게 지냈나, 어떻게 살아왔나 편안한 대화를 나누는 호흡의 장이 됐으면 한다. 굉장히 좋은 시간이 될 것 같아 저 또한 무척 기대하고 있다.

<【N인터뷰】④에 계속>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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