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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재구성]이별통보 여친 납치한 탈북민…결국 끔찍한 '생매장 살해'

탈북민 모임서 만나 교제…이별통보에 격분, 감금 성폭행 후 살인
원심, 주범 징역 35년·공범 7년 → 항소심, 주범 '무기징역'·공범 35년

(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2022-01-03 05:00 송고 | 2022-01-03 08:22 최종수정
© News1 DB

"헤어지자."

이 한마디에 20대 탈북민 A씨는 전 여자친구 B씨(20대)를 '감금' '성폭행' 생매장'해 살해했다.

B씨도 탈북민이다. B씨는 2018년 7월에, A씨는 이보다 앞선 2015년 12월에 각각 탈북해 입국했다.

이들은 울산지역의 북한이탈주민 모임에서 처음 만났다. 친분을 쌓은 그들은 2019년 2월부터 본격 교제하기 시작했다.

B씨는 주거지를 경기 광명지역으로 잡고 이사한 뒤 A씨를 불러 함께 동거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2020년 11월, B씨는 A씨에게 이별을 고했는데 A씨는 그 한마디에 분을 삭이지 못해 밤중에 자고 있던 B씨의 목을 조르며 폭행했다.

두려움을 느낀 B씨는 같은 11월, 자신의 주거지에서 빠져나와 지인의 집에서 생활을 시작했고 A씨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B씨에게 다시 교제하자고 요구했다.

B씨가 떠난 집에 홀로 남았던 A씨는 그의 친구 C씨와 함께 강원 춘천지역에서 함께 살기 시작했지만 신경은 B씨를 향해 곤두서 있었다. 그러던 12월6일, A씨는 B씨가 다른남자와 인천의 한 노래방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같은 날 오전 1시57분께 A씨는 B씨와 동거했던 광명의 아파트로 달려갔다. 그는 자신이 떠난 아파트에 B씨가 다시 돌아와 살 것이라고 생각하고 아파트 앞에서 몸을 숨긴 채 대기했다. 시간이 흘러, A씨는 어떤 한 남자와 B씨가 아파트에 함께 올라가는 것을 목격했다.

그는 B씨가 혼자 남게 될 때를 노렸다. B씨와 함께 올라간 남성이 집밖으로 나가기를 기다리던 중, 새벽 3시46분께 결국 그 남성이 B씨 집을 떠났다.

A씨는 계획했던 범행을 시작했다. C씨에게는 미리 차를 대기하도록 요구한 상태였다.

A씨는 이미 B씨와 동거했던 아파트였기 때문에 곳곳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위치를 알고 있었고 이를 피해 B씨 주거지로 올라갔다.

초인종 소리에 B씨가 문을 열자 A씨는 머리를 강하게 내리쳐 그녀를 기절시켰다. 그는 B씨를 대기하고 있던 C씨의 차량으로 옮기고 빠르게 B씨의 주거지를 빠져 나갔다. A씨와 C씨는 B씨를 경기 안양시 만안구 소재 한 다세대주택으로 옮겨 감금했다.

B씨의 악몽은 여기서 끝난 게 아니었다.

겨우 의식을 회복한 B씨를 향해 A씨는 욕을 했고 주거지에 다른 남자를 데려온 것에 대해 사과를 하지 않자 C씨에게 삽과 괭이 등을 사오라고 시키면서 B씨를 묻을 수 있는 곳을 알아봐달라고 요구했다.

C씨가 자리를 떠나자마자 A씨는 저항하는 B씨를 제압하며 성폭행했다. A씨의 신체적 폭행과 폭언은 밤까지 계속됐다.

2020년 12월7일 오전 1시5분께 A씨와 C씨는 B씨를 이불에 꽁꽁 묶어 승용차에 태운 뒤, 경기 양평지역에 있는 한 야산으로 갔다.

이들은 깊이 82㎝, 세로 110㎝, 가로 70㎝의 구덩이를 파고 B씨를 생매장했다.

B씨는 '비구폐쇄질식사'로 숨졌다.

지난해 6월25일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열린 원심에서 재판부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등 살인),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공동감금),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5년을, C씨에게 징역 7년을 각각 선고했다.

수원법원종합청사. 2019.5.24/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수원고법은 혐의를 부인하는 피고인의 반성없는 태도와 피해자 측의 엄벌 요구를 깊이 고려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A씨에게 '무기징역'을, C씨에게 징역 '35년'으로 가중된 형량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A씨의 경우, 벌금형 선고 이외 전과는 거의 없지만 당심에 이르기까지 자백을 하는 것도 아니면서 동시에 범죄사실 일부도 부인하는 등 반성하는 태도를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B씨 유족과 합의를 통한 피해회복의 노력도 전혀 없고 무엇보다도 B씨의 유족들이 강력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며 "A씨 등 피고인들에 대해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할 만한 동기도 없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같이 주문한다"고 판시했다.


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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