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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M 운동이 '다문화 광고' 트렌드 앞당겼죠"

[인터뷰] 시드 김(Sid Kim) 광고사 'IW그룹' 콘텐츠 이사
"다인종 국가 미국, 다양성 존중할 수 있는 콘텐츠 필요"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2022-01-02 06:40 송고 | 2022-01-03 15:22 최종수정
시드 김(김호식) IW그룹 콘텐츠 이사가 지난해 12월31일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2021.12.31/© 뉴스1 노경민 기자
시드 김(김호식) IW그룹 콘텐츠 이사가 지난해 12월31일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2021.12.31/© 뉴스1 노경민 기자

"다문화 콘텐츠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 정신입니다."
시드 김(김호식) IW그룹 콘텐츠 이사는 지난해 12월31일 <뉴스1> 인터뷰에서 미국 광고 시장의 미래는 '다문화'에 달려있다고 진단했다.

김 이사는 세계적인 광고사 IW그룹에서 다문화 콘텐츠 기획·제작·신사업 발굴 업무를 맡고 있다.

그는 10대 때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이민자다. 이방인으로 살면서 겪었던 아시아인 차별과 문화적 차이는 그를 다문화 콘텐츠 전문 광고인으로 만들어냈다.

김 이사는 2년 전 미국 '블랙 라이브스 매터'(BLM, 흑인의 목숨도 중요하다) 운동을 계기로 다인종·다민족을 아우르는 콘텐츠 제작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잭다니엘 LGBTQ(성소수자) 캠페인'부터 '바이스탠더 트레이닝 비디오'까지 인종 간 화합을 추구하는 영상을 제작해 광고 업계로부터 공로를 인정받았다.

올해는 사회적 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 콘텐츠 크리에이터와 활발한 교류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다음은 시드 김 이사와의 일문일답.

―먼저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한국에서 태어나 10대 때 미국에 이민을 갔다. 원래는 프리랜서로 영상 편집자 일을 했는데, 운이 좋게도 가수 리한나 비하인드 비디오 콘텐츠 편집을 맡게 됐다. 이후에도 구글, 스타벅스 등 글로벌 기업들의 브랜디드 콘텐츠를 제작·연출하면서 광고 업계에 발을 담그게 됐다. 2021년 초 미국의 종합광고대행사 IW그룹에 입사해 맥도날드, 잭다니엘스 등의 다문화 마케팅 캠페인 기획을 책임지고 있다.

―다문화 콘텐츠 제작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해왔나.

▶최근 미국에서는 BLM 운동을 전환점으로 사회 전반에 걸쳐 다양성, 포용성을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다인종을 아우르는 마케팅 캠페인, 공익 광고 제작을 하고 있다. 자칫 복잡하고 민감할 수 있는 인종과 민족 간 문화적 차이에 대한 분석과 이해를 바탕으로 글로벌 브랜드에 창의적이고 성공적인 다문화 광고를 제작하고 있다.

― 다문화 콘텐츠 광고를 만들게 된 계기가 있다면.

▶10대 때부터 미국의 백인 주류 사회에 이방인으로 살아오면서 문화적 차이를 크게 느꼈다. 그래서 다문화를 아우를 수 있는 영상을 만들고 싶었다. 여러 콘텐츠를 제작하면서도 문화 차이를 크게 느껴왔는데, 2020년 BLM 운동을 계기로 폭발적인 사회적 반향이 생겼다. 이때부터 더 많은 다문화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시간을 투자하게 됐다. 다양한 인종이 공존하는 미국은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동반돼야 공생할 수 있다. 한 사람의 크리에이티브이자 이민자로서 문화적 차이와 해결 방안을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열정을 가지고 작업하고 있다.

시드 김 이사가 촬영한 잭다니엘 LGBTQ 드래그퀸 캠페인 마지막 신 모습.(시드 김 이사 제공)© 뉴스1
시드 김 이사가 촬영한 잭다니엘 LGBTQ 드래그퀸 캠페인 마지막 신 모습.(시드 김 이사 제공)© 뉴스1

―'맥도날드 X BTS 광고'가 화제였는데, 이 광고를 통해 느낀 우리나라의 미국 광고시장 공략법과 한계가 있다면.

▶'맥도날드 X BTS 캠페인'은 아미(ARMY, 방탄소년단 팬)의 팬덤을 존중하고 공감하는 마케팅으로 풀어낸 IW그룹이 만든 성공 사례다. 오징어 게임 또한 팬들이 만들어낸 달고나 챌린지 등 2차 창작물이 1차 콘텐츠를 더욱 확장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이를 통해 K-콘텐츠의 미국 광고시장 안착은 팬덤에 대한 이해와 공감대 형성과 2차 창작을 자극하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아쉬운 점은 BTS 열풍 이후 비슷한 콘텐츠들이 양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콘텐츠 소비자들의 마음을 꿰뚫는 차별화가 부족해 보인다. 좀 더 첨예하게 미국 시장을 분석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잭다니엘 LGBTQ 캠페인 광고 등을 제작하며 느낀 미국의 다문화 콘텐츠의 현재 트렌드와 전망을 보자면.

▶잭다니엘 캠페인은 매년 성소수자의 달 '프라이드 먼스'를 맞아 제작한 광고다. 화려한 무대 의상을 입은 3명의 드래그퀸이 미국의 가장 보수적인 브랜드 중 하나인 잭다니엘 양조장을 방문해 일어나는 일을 TV스타일로 제작한 콘텐츠다.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광고주협회(ANA)에서 선정하는 '다문화 광고대상 체험 마케팅 부문 우수상'과 플래티넘 PR 어워즈에서 '다문화 마케팅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잭다니엘 캠페인처럼 문화, 성향, 가치 등의 다양성을 더욱 깊이 반영하고 존중하는 마케팅 콘텐츠가 앞으로도 세계적인 관심을 끌 것이다. 다문화 콘텐츠는 이미 '미국의 시대 정신'으로 인식되고 있다.

―가장 보람 있거나 기억나는 광고 캠페인을 꼽자면.

▶ 가장 기억나는 캠페인은 구글이 선정한 최우수 비영리 광고 프로젝트로 뽑힌 '바이스탠더 프리벤션 트레이닝 비디오' 프로젝트다. 지난해 3월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 범죄가 미국 전역에서 정점을 찍었다. 아시아인 차별을 막기 위해 아시아인 피해자를 도울 방법이 어떤 게 있을지 연구했다. 고민 끝에 증오범죄가 일어났을 때 대처법을 알려주는 공익광고를 만들었다. 유튜브와 페이스북에서 1000만뷰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해 의미가 컸다.

―15초 안에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어떤 마음가짐으로 광고를 만드는지.

▶광고는 소비자들이 원해서 보는 영상이 아니다. 또 광고는 투자 비용이 대비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가장 어려운 작업이다. 그래서 더 매력적이어야 한다. 광고 브랜드와 소비자를 위해서라도 한 프레임이라도 더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광고를 만들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어떤 광고 연출가가 되고 싶나.

▶메타버스와 다문화 마케팅 콘텐츠를 선도하는 기획, 연출, 제작자로 활동하고자 한다. 또한 문화 콘텐츠 강국으로 우뚝 선 한국의 브랜드, 콘텐츠 크리에이터들과 IW그룹 사이에 더욱 활발한 교류와 협업이 이뤄졌으면 한다.


blackstam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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