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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하반기 야외서 마스크 벗는다…코로나는 '제2의 독감'으로

"내년 말~내후년 초까지 팬데믹 이어진 후 독감·감기화"
[팬데믹 2년③ ] 전문가들이 보는 코로나 "백신은 매년 맞아야"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2021-12-30 06:11 송고 | 2021-12-30 09:43 최종수정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제작한 20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모형도. © 로이터=뉴스1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제작한 20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모형도. © 로이터=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등장하고 우리의 일상을 바꾼 지 이제 2년이다. 1년차에는 언젠가는 코로나19가 종식되리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 확산세가 진정돼도 코로나19 시대 이전으로 돌아가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하기보다 독감과 같은 '계절성 감염병'(엔데믹)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런 안정적인 상태가 되기까지 최소 5년간은 코로나19에 계속 시달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19 팬데믹 2주년을 맞는 국내에서는 29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 5409명, 누적 확진자 62만938명, 누적 사망자 5382명에 달하고 있다. 위중증 환자는 1151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 팬데믹이 언제쯤 끝날까. 역사상 최악의 전염병이라고 불리는 스페인 독감(1918)은 여름에 1차, 그해 겨울에 2차, 그리고 이듬해 봄에 2년에 걸쳐 3차례 유행했다. 이런 역사를 보면 코로나19는 2~3년 유행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지금과 같은 팬데믹 상황이 내년 하반기나 2023년 상반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견해가 주를 이룬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류에게서 완전히 사라지긴 어려울 것"이라며 "최소 내년 상반기나 하반기까진 전염병이 급격하게 유행하거나 큰 피해를 일으키는 전세계적인 팬데믹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중증도가 낮은 오미크론 변이만 봐도 코로나19가 토착화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빠르면 내년 말이나 내후년 초쯤 코로나19가 관리 가능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코로나19가 엔데믹 상태로 정착하려면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같이 이뤄지는 게 관건"이라며 "개발도상국에서 백신 접종이 완료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내년 말 팬데믹 통제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코로나19는 이후 사라지지 않고 감기·독감으로 토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페인 독감도 유행규모가 줄어든 이후에는 북반구와 남반구에서 풍토병으로 남았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내년 후반이나 내후년 초면 백신 접종자와 코로나19 감염자가 늘어 인구의 절반 이상이 항체를 갖게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1년 반~2년 정도 후면 독감과 같은 계절성 감염병이나 사시사철 걸릴 수 있지만 유행의 폭이 낮은 감염병(감기)으로 정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코로나19의 높은 감염력과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감염력을 나타내는 특성 때문에 바이러스를 지구상에서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필연적으로 토착화의 과정을 밟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24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지하철 광화문역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1.11.24/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24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지하철 광화문역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1.11.24/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코로나19의 토착화는 이미 진행 중이다. 중증화율이 낮은 오미크론 변이로 진화했고, 인류는 먹는 치료제(경구용 치료제) 개발에 성공해 강력한 무기를 갖췄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항체치료제가 나왔고, 백신과 맞먹을 정도의 효과적인 경구치료제가 개발됐으며, 코로나19 바이러스 자체도 오미크론처럼 감기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더 강하고 독한 변이가 나오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내년 상반기가 지나면 일상생활로 복귀가 어느 정도 가능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신규 확진자 수는 작년보다 훨씬 많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가고 있고, 적용할 수 있는 무기도 늘어나면서 임상적 의미가 줄어들고 있다"며 "내년 또 하나의 무기인 경구치료제가 등장해 코로나19의 임상적 의미를 더욱 낮출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하나씩 무기를 갖춰가고 있으니 코로나19의 의미가 줄어들고 줄어든 의미만큼 일상 생활 영위가 가능할 것"이라며 "결국 코로나19는 지금 경험하는 호흡기 바이러스 중 하나, 계절성을 띤 감염병 양상으로 변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스크는 언제쯤 벗을 수 있을까. 내년이면 야외에서는 벗어도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최재욱 교수는 "상황에 따라 특정 지역에서 새로운 변이 나타나면 착용해야겠지만 코로나19가 토착화되는 내년 말이나 내후년 초 이후에는 마스크 쓸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 마스크를 완전히 벗을 수 있기까진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천은미 교수는 "실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것은 내년 상반기가 지나면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바이러스가 계속 돌아다니면서 새로운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밀폐된 공간에서도 마스크를 벗으려면 코로나19가 완전히 토착화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엄중식 교수는 "마스크를 벗는 순간 상황을 유럽 여러 나라들이 보여줬다"며 "마스크는 마지막으로 남는 물리적 방어법이기 때문에 마스크를 벗는 것은 상당히 조심스럽게 맨 마지막에 결정할 문제"라며 비슷한 의견을 냈다.

 서울 동작구 보건소 예방접종센터 모습. 2021.8.5/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 동작구 보건소 예방접종센터 모습. 2021.8.5/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백신은 고령자나 기저질환자 등 취약계층의 경우 매년 가을철 맞아야 할 전망이다. 

최원석 교수는 "코로나19 백신도 독감처럼 계절적으로 접종하는 백신이 되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그는 "(4차 이상) 접종이 필요하냐, 어느 시기에 필요하냐, 모두에게 필요하냐를 두고 이견이 많고 아직까진 근거가 부족하다. 현재 각국에서 부스터샷 접종이 진행되고 있으니 그다음 상황을 봐야 한다"고 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가장 희망적인 것은 코로나19가 매년 겨울철에 유행하는 제2의 독감처럼 되는 것"이라며 "(팬데믹이 끝난 이후에도) 매년 백신을 맞고 진단되면 경구치료제를 복용해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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