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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보자, 해보자, 후회하지 말고"…울림을 준 2021 스포츠계 말말말

김연경 독려부터 스승 유상철 그린 제자 설영우까지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2021-12-30 06:00 송고 | 2021-12-30 08:41 최종수정
김연경이 6일 오후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준결승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에서 득점 성공에 포효하고 있다.2021.8.6/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2021년 한 해 동안 우리는 스포츠를 통해 많이도 웃고 울었다. 특히 뜨거운 승부의 세계 속에서 선수들이 진심을 담아 내뱉은 말들은 그 어떤 영화나 드라마의 명대사보다도 큰 울림을 줬다.

2021년을 떠나보내며 올해 스포츠 영웅들이 전했던 특별했던 이야기들을 곱씹어본다. 

"해 보자, 해 보자, 후회하지 말고"
-여자배구 김연경

'배구 여제' 김연경(상하이)은 2020 도쿄 올림픽 여자배구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4세트 중반 작전타임 때 "해 보자, 해 보자, 후회하지 말고"라는 말로 선수들을 독려했다. 무기력했던 흐름을 바꿔보려는 그의 진심과 투지가 그대로 전해지는 말이었다. 당시 경기를 중계하던 한 해설위원은 이 말을 듣고 눈물을 흘렸고, 경기 후 박정아(도로공사)는 "그 한 마디가 당시 우리 팀을 깨웠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한국은 고전이 예상됐던 이날 경기서 세트 스코어 3-2로 극적인 승리를 챙겼고, 이는 4강 신화의 디딤돌이 됐다. 김연경의 이 말은 이후 올해 내내 각종 예능과 SNS 등에서 패러디 되며 화제가 됐다.

양궁 오진혁이 26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남자단체전 8강에서 활을 쏘고 있다. 2021.7.26/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끝"
-양궁 오진혁

'베테랑 궁사' 오진혁(현대제철)은 2020 도쿄 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결승전에서 우승을 확정짓는 마지막 화살을 담당했다. 오진혁은 활시위를 놓은 뒤 화살이 과녁에 박히기도 전에 나지막한 목소리로 "끝"이라고 외쳤다. 그리고 실제로 화살이 10점에 꽂히면서 말대로 경기는 6-0 완승으로 '끝'났다.

스스로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을 그대로 보여주는 한 음절이었다. 그 한 마디면 됐다.

11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아랍에미리트(UAE)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손흥민이 1대0으로 승리한 뒤 관중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2021.11.1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홈팬들 앞에서 경기하는 건 국가대표 축구 선수의 특혜"
-축구 손흥민

손흥민(토트넘)은 아랍에미리트(UAE)와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5차전을 앞두고 홈팬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에 큰 감사를 표했다. 이 경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년 만에 열린 100% 유관중 A매치였다. 손흥민은 "모처럼 팬들과 함께할 수 있어 설렌다. 국가대표 축구선수로서 홈팬들 앞에서 경기하는 건 큰 영광"이라는 말로 팬들을 향한 진심을 전했다.

진심은 통했다. 팬들은 추운 날씨에도 3만152명이 모여 손흥민의 '특혜' 발언에 화답했고, 선수들도 화끈한 경기력으로 완승을 거두며 유관중 경기를 자축했다.

고진영이 21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에서 열린 LPGA 투어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한국 선수로는 첫 상금왕 3연패와 2번째 올해의 선수를 달성한 시즌 5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올해 내 골프 인생은 한 마디로 대반전"
-여자골프 고진영

고진영(솔레어)는 자신의 2021년을 '대반전'이라 정리했다. 딱 부합하는 키워드였다.

고진영은 이번 시즌 롤러코스터를 탔다. 시즌 초반 계속된 부진으로 '골프 사춘기'라는 평가까지 들었다. 하지만 막바지에 대반전이 일어났다. 5승으로 다승왕에 등극했고 올해의 선수상과 상금왕 등 타이틀을 휩쓸었다. 한때 추락의 길을 걸었던 그지만 마지막엔 결국 웃었다.

내심 마음고생이 심했을 그는 "올해는 정말 반전이 있던 한 해였다"면서 "내년에는 꾸준함이라는 단어가 따라왔으면 좋겠다"는 말로 더 좋은 활약을 약속했다.

근대5종 국가대표 전웅태와 정진화가 7일 오후 일본 도쿄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근대5종 경기에서 레이지 런(육상과 사격) 결승선을 통과하고 서로를 껴안고 있다. 전웅태는 이날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한국 근대5종 역사상 첫 메달이다. 2021.8.7/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웅태야, 그래도 너의 등 뒤라서 좋았어"
-근대 5종 정진화

지난 여름 도쿄 올림픽에 출전한 전웅태(광주광역시청)는 한국 스포츠 사상 첫 올림픽 근대5종 메달리스트(동메달)라는 새 역사를 썼다. 그리고 정진화(LH)는, 전웅태의 뒤를 이어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개인 3번째 올림픽이었던 정진화로선 꿈에 그렸던 메달을 단 1명 차이로 놓치게 된 셈인데, 운명의 장난처럼 그의 입상을 막은 것은 후배였다.

정진화는 아쉬움 대신 "그래도 다른 선수의 등이 아니라 내 동료이자 동생인 (전)웅태의 등을 보면서 들어와서 좋았다"고 밝혀 모두에게 큰 울림을 줬다.

울산 현대 설영우가 7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21 대상 시상식'에서 영플레이상을 받고 있다. 2021.12.7/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여기 계셨다면 참 잘 컸다고 말해주셨을텐데…"
-축구 설영우

프로축구 K리그의 2021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설영우(울산 현대)는 상을 받아든 뒤 "하늘에 계신 유상철 감독님이 여기 계셨다면 참 잘 컸다고 말해줄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2002 월드컵의 영웅이자 한국 축구의 전설 중 한 명인 유상철 감독은 지난 6월 우리의 곁을 떠나 별이 됐다. 울산대 재학 시절 고 유상철 감독의 지도를 받았던 설영우에겐 영광스러운 날을 함께하지 못한 은사를 향한 그리움과 감사함이 수상의 기쁨보다 먼저였다.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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