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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화 넘어 자율주행까지"…경창산업, 현대차와 미래車 만든다

구동모터로 먹거리 확보…현대차와 세계 최초 '폴더블 페달' 개발
"전자부품사 진입으로 경쟁 격화…미래차, 살아남으려면 협업 필요해"

(대구·서울=뉴스1) 이균진 기자 | 2021-12-26 06:55 송고
경창산업 전동화 공장 © 뉴스1
경창산업 전동화 공장 © 뉴스1

"현재 역량만으로는 부품업체들이 미래차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제품을 개발하고 생존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살아남으려면 협력이 필요합니다."

지난 20일 대구 성서복합유통단지에 자리 잡은 경창산업 공장에는 활기가 넘쳤다. 1000여명의 근로자가 바쁘게 움직이며 전기차 부품 생산에 여념이 없었다.

1961년 자전거·자동차 부품업체로 시작한 경창산업은 이제는 자동차 구동부품 제조의 선두주자로 손꼽힌다. 현대차 협력사로 선정되면서 초기 제동, 브레이크 등에 제한됐었던 사업이 와이퍼, 변속기 부품 등으로 커졌다. 전기차 구동모터도 생산하고 있다.

지금은 걱정이 없지만, 사실 경창산업이 꽃길만 걸은 것은 아니다. 주요 완성차 제조사들이 전동화·자율주행 등 미래차로의 전환을 선언하면서 경창산업도 고민이 깊었다.

전동화 차량의 경우, 내연기관보다 부품이 30%가량 줄어드는 데 경창산업 변속기 부품도 충격을 피하긴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해 미래차 아이템 발굴에 나섰다. 지금 변하지 않으면 미래에는 회사 존립을 장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이대원 경창산업 중앙연구소 상무는 "자동차산업이 전동화, 자율주행으로 전환하면서 전통적인 시장이 줄어들고, 신규 진입 업체가 늘어났다"며 "전통적인 부품업계보다 전자부품 업체들이 빠르게 진입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연구 개발에 나섰지만, 막상 결론을 내긴 쉽지 않았다. 그는 "하이브리드용 구동모터, 수소탱크 등 여러 분야에서 선행연구를 해왔지만 뚜렷한 열매를 맺는 게 쉽지는 않았다"고 토로했다.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현대모비스와 협력에 나서면서부터다. 앞서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전기차 구동모터를 생산을 맡게 됐다. 

코로나19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까지 이어지면서 정상적인 생산까지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제는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에 없어서는 안 될 부품이 됐다.

이 상무는 "하이브리드용 구동모터를 2년 정도 연구하면서 시제품까지 만들었고, 실차 평가에서 효율이 높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이후 현대모비스가 아이오닉5 구동모터 사업을 구동모터를 생산할 협력사를 찾으면서 기회를 잡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제조업체로 선정된 이후 최종 양산까지 1년 반 정도 걸렸다"며 "구동모터를 제조하는 장비 대부분을 해외업체가 만들다 보니 코로나19 때문에 양산라인 구축에 빠르게 대응하기가 힘들었다"며 "정상적인 물량을 생산하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다"고 덧붙였다.

경창산업 공장 내부 © 뉴스1
경창산업 공장 내부 © 뉴스1

구동모터라는 미래 먹거리를 발굴한 경창산업은 전동화를 넘어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한 연구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번에도 현대차그룹과의 협력이 주효했다. 무엇보다 제조사로 선정됐던 구동모터 때와는 달리 '공동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 상무는 "그동안 전통적인 자동차산업 내에서 경쟁하고 성장해왔지만, 지금은 전자부품 회사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결국 미래차 분야에서 살아남으려면 여러 업체 간 협업을 통해 역량을 합쳐야 글로벌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자체적으로 선행개발하면 자체 자산이 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단독으로 개발하고 제안했을 때는 요구사항과 맞지 않으면 다 헛수고가 된다"며 "공동으로 하게 되면 제품을 적용할 고객의 요구사항을 빠르게 적용해서 개발할 수 있고, 양산으로 이어져 성공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기적으로 함께 회의하고 피드백을 주고받기 때문에 두 가지 시각에 접근할 수 있다"며 "완성차 업체의 시각과 부품업체의 시각이 조합되기 때문에 완성도가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

이에 경창산업은 지난 2019년 '폴더블 페달' 공동 선행연구 업체로 선정됐다. 폴더블 페달은 자율주행 시 브레이크 페달과 가속 페달을 숨겨 실내공간을 확장하고, 오조작을 방지하는 세계 최초 기술이다. 올해 현대차그룹 'R&D 테크데이'에서 우수신기술 부문 대상을 받았다.

폴더블 페달은 지난해 10월 시제품을 제작했고, 기본 성능 평가에 이어 시제품 기술설명회를 진행한 상태다. 양산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전망이다.

이 상무는 "폴더블 페달뿐만 아니라 미래차 분야는 기술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법적인 문제도 연관돼 쉽게 양산이 확대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신 자율주행을 위해 개발한 기술은 지금도 안전사양으로 적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폴더블 페달은 조금 더 최적화하고, 가격도 낮추는 방향으로 2차 선행을 진행할 것"이라며 "완료되고, 기술 채용이 되면 양산으로 넘어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만약 2023년 선정되면 2024~2025년에는 양산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자동차산업협회 '자동차 업계 경영 및 미래차 전환 실태조사'에 따르면 300개 응답기업 중 56.3%(169개사)는 미래차 분야에 진출하지 못했다. 미래차 대응계획을 세우지 못한 이유로는 현재 제품으로 대응이 가능하다는 응답이 42%로 가장 많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응답도 27.8%나 됐다.

미래차 진출결정의 발목을 잡는 장애요인은 투자자금 부족이 34.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급격한 시장 변화에 따른 대응 여력 부족도 30.8%로 뒤를 이었다.


asd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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