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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쇼미', 끝은 '미생'…'그들만의 리그' 깬 스타트업 서바이벌

4개월간 진행된 '유니콘하우스'…"스타트업 대중화에 기여"
우승은 바이오 실험 자동화 스타트업 '에이블랩스'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2021-12-21 07:15 송고
스타트업 서바이벌 프로그램 '유니콘하우스'의 한 장면. 초기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퓨처플레이의 류중희 대표가 스타트업에 대한 피드백을 하고 있는 모습. (유튜브 eo채널 영상 갈무리)
스타트업 서바이벌 프로그램 '유니콘하우스'의 한 장면. 초기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퓨처플레이의 류중희 대표가 스타트업에 대한 피드백을 하고 있는 모습. (유튜브 eo채널 영상 갈무리)

"그 아이템, 대기업이 더 잘하지 않을까요?"
"비즈니스 모델은 뭔가요. 그래서 돈은 어떻게 벌까요?"
'쇼미더머니'를 방불케 하는 심사위원들의 냉철한 평가. 스타트업 서바이벌 프로그램 '유니콘하우스'의 한 장면이다.

유니콘하우스는 '그들만의 리그'였던 스타트업에 대한 장벽을 허물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지난 18일 바이오 실험 자동화 스타트업 '에이블랩스'의 최종 우승으로 4개월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시작은 '쇼미', 끝은 '미생' 닮은 스타트업 생존기

유니콘하우스는 스타트업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 과정을 '쇼미더머니' 같은 TV 쇼 형태로 풀어낸 점이 특징이다. 좋은 발표를 이어간 업체는 투자사 대표들과 팀을 이뤄 생존 대결을 펼치는 구도다.
유니콘하우스에는 국내 대표 초기 스타트업 투자사인 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 패스트벤처스 박지웅 대표, 네스트컴퍼니 신재식 대표, 소풍벤처스 최경희 파트너 등이 참여했다. 창업가 콘텐츠 제작 미디어 이오스튜디오와 재믹스스튜디오가 공동 제작했으며, 지난 8월부터 참가자 모집을 시작해 지난 10월31일 유튜브 'eo' 채널을 통해 1차 예선전이 공개됐다. 서류 접수에는 총 400여팀이 참가했다.

(왼쪽부터) 이오스튜디오 김태용 대표, 패스트벤처스 박지웅 대표, 이너시아 김효이 대표, 에이블랩스 신상 대표, 아루 이명진 대표, 한달어스 김준형 대표, 온더룩 이대범 대표, 소풍벤처스 최경희 파트너, 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 네스트컴퍼니 신재식 대표 (유니콘하우스 제작진 제공)
(왼쪽부터) 이오스튜디오 김태용 대표, 패스트벤처스 박지웅 대표, 이너시아 김효이 대표, 에이블랩스 신상 대표, 아루 이명진 대표, 한달어스 김준형 대표, 온더룩 이대범 대표, 소풍벤처스 최경희 파트너, 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 네스트컴퍼니 신재식 대표 (유니콘하우스 제작진 제공)

시작은 '쇼미더머니', '슈퍼스타K' 등 국내 오디션 프로그램들을 닮았다. 심사위원들의 솔직한 평가와 평소 참가팀들의 생존을 위한 고군분투가 이어지면서 기존 스타트업 관계자뿐만 아니라 예비 창업가, 스타트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이번 시즌1은 누적 조회수 100만을 기록했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시청자들은 저마다 응원 팀을 갖게 됐고, 멘토와 멘티로 한 팀이 된 초기 스타트업들과 투자사 대표들은 드라마 '미생'을 연상시키는 창업인들의 리얼리티 드라마를 그려냈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신재식 네스트컴퍼니 대표는 "(이번 프로그램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대중성으로, 그동안 스타트업 씬은 철저하게 그들만의 리그였다"며 "사업가가 된다는 건 누군가로부터 자본을 끌어와서 부가 가치를 끌어내는 작업인데 이에 대한 심리적 허들을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낮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경희 소풍벤처스 파트너는 "기존의 정부 주도형 TV 프로그램은 공익성에 기반해 재미가 없었다"며 " 유니콘 하우스는 진짜 스타트업 하우스에서 어떻게 투자하는지, 대표들은 어떤 고민을 하는지 과정을 보여주는 것 같아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제작을 맡은 이오스튜디오의 김태용 대표는 "미국의 샤크탱크처럼 실제 투자 유치가 일어나는 스타트업 서바이벌 콘텐츠를 한국에서도 선보이고자 이번 유니콘 하우스를 제작하게 됐다"며 "돈을 넣는 투자자들의 뒷단에서의 모습이 조명되는 경우는 드물고, 이를 하루하루 치열하게 사는 초기 스타트업의 모습과 함께 보여주고 싶었다"며 이번 프로그램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지난 18일 스타트업 서바이벌 프로그램 '유니콘하우스' 결승전 모습. 한달어스 김준형 대표가 기업 소개(IR) 발표를 하고 있다. (유니콘하우스 제작진 제공)
지난 18일 스타트업 서바이벌 프로그램 '유니콘하우스' 결승전 모습. 한달어스 김준형 대표가 기업 소개(IR) 발표를 하고 있다. (유니콘하우스 제작진 제공)

◇우승은 '에이블랩스'…B2B 기술 기업의 예상을 깬 결과

지난 18일 서울 성동구 아트스탠드에서 열린 '유니콘하우스 시즌1' 파이널라운드 결승 무대에는 총 5개팀이 올랐다. △바이오 실험 자동화 스타트업 '에이블랩스' △무독성 생리대를 개발 중인 페미닌 헬스케어 스타트업 '이너시아' △여성 성지식 전문 플랫폼 '자기만의방'을 운영 중인 '아루' △MZ세대를 위한 크리에이터 기반 패션 플랫폼 '온더룩' △온라인 자기계발 커뮤니티 서비스 '한달어스' 등이 기업 소개(IR) 발표 대결을 벌였다.

래퍼들의 랩 경연처럼 귀에 꽂히는 대표들의 서비스 설명에 현장에 참석한 31명의 청중 평가단은 자신이 보유한 모의 투자 금액을 걸었고, 전문 평가단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투자사 대표들은 각 스타트업 대표들과 한 마음, 한뜻으로 결과를 지켜봤다.

결과는 에이블랩스의 우승. 일반 소비자용 제품(B2C)가 아닌 다소 이해가 어려운 실험 자동화 플랫폼, 클라우드 랩 등을 다룬 기업 대상 B2B 기술 기업의 우승이라는 점에서 다소 예상을 깬 결과였다. 모의 투자 금액은 4억6500만원(전문 투자자 2억1000만원, 청중 평가단 2억5500만원)이었다.

신상 에이블랩스 대표는 "남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서비스라 생각했고, 일반인들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영역이라고 생각해 1등을 할 거라 생각 못 했고,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것조차 꺼렸다"며 "이 과정 속에 훌륭한 대표님을 만나면서 많이 배울 수 있었고, 성장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예비 창업자들이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에이블랩스 담당 멘토를 맡은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는 "우승한 에이블랩스는 탁월한 기술력과 가능성에도 상대적으로 설명이 어려운 기술 중심 스타트업이었지만, 신상 대표님과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극복할 수 있었고 앞으로도 퓨처플레이는 에이블랩스를 도와 시장에서 진짜 유니콘이 될 때까지 지속해서 성장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유니콘하우스 우승을 차지한 스타트업 에이블랩스 신상 대표와 담당 하우스 멘토 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 (유니콘하우스 제작진 제공)
유니콘하우스 우승을 차지한 스타트업 에이블랩스 신상 대표와 담당 하우스 멘토 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 (유니콘하우스 제작진 제공)

2등은 이너시아, 3등은 아루였다. 이너시아는 김효이 대표의 당찬 발표로, 아루는 탈락 위기에서 3위까지 올라왔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많은 지지를 받았다. 이번 프로그램 대상에게는 5000만원, 최우수상은 1500만원, 우수상은 500만원의 상금이 제공된다. 또 프로그램 진행 과정에서 참가 팀들은 실제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패스트벤처스 박지웅 대표는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오늘을 투자해나가는 것, 성장이 스타트업을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키워드다"며 "스타트업들이 다 색깔이 다른 것처럼 투자사들도 다 다른데 이런 부분을 긴 기간에 걸쳐 보여드릴 수 있었던 거 같다"고 말했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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