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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바다의 우유 '굴' 안전하게 즐기자

김영목 부경대학교 식품공학과 교수

(세종=뉴스1) | 2021-12-20 07:00 송고 | 2021-12-26 21:20 최종수정
김영목 부경대학교 교수© 뉴스1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2월의 제철 수산물을 꼽으라면 바다 냄새가 물씬 나는 싱싱한 굴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가을에 살이 차기 시작해 11월부터 2월까지 가장 맛이 좋은 굴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양식 수산물로서 해외에서도 선호하는 식품 중 하나이다. 굴은 칼슘과 단백질, 비타민의 함량이 높아 '바다의 우유'로 불릴 만큼 영양학적으로 우수할 뿐만 아니라 철, 아연 등 인체에 필요한 미네랄 성분과 타우린이 풍부해 빈혈 예방효과와 강장효과를 가진 겨울철 간편 보양식으로 널리 인식되고 있다.

굴은 우리나라 수산업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유하고 있는데 2020년에는 패류 수출량으로는 바지락에 이어 2번째로 많은 9457톤을 기록했으며, 수출금액으로는 7000만 달러를 넘어 1위에 올랐다. 굴의 주 생산지는 통영, 거제, 고성 등의 남해안으로 이 지역의 굴 생산량은 우리나라 전체 생산량의 90%를 차지하고 있어 지역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굴의 출하는 10월 중순의 초매식(굴이 공식적으로 출하되는 첫 경매)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이듬해 5월까지 이어지고 김장철인 초겨울에 출하량이 가장 많다.

2020년 굴의 총 생산량은 약 32만5890톤(2940억원)이었는데 대부분이 생굴로 국내에서 소비되었고, 나머지는 냉동 굴 또는 굴 통조림, 마른 굴의 형태로 가공되어 미국, 일본, 유럽 등으로 수출됐다.

굴의 생산량과 소비량이 꾸준하게 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이라는 반갑지 않은 소식을 언론을 통해 종종 접할 때 마다 혹시나 하는 불안감을 가지게 된다. 겨울철 영양식으로 식탁에 오르는 굴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노로바이러스에 대한 정보와 굴의 위생관리 현황에 대해 소비자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노로바이러스와 식중독

노로바이러스는 1968년 미국 오하이오주 노워크에서 발생한 집단 식중독의 원인으로 밝혀지면서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이 바이러스는 사람의 몸에 들어오게 되면 급성장염을 일으키는데 식중독 세균과는 달리 나쁜 환경 조건에서도 생존력이 강하며 특히 영하 20℃ 이하에서도 장기간 생존이 가능해 겨울철에 식중독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 일본 등의 국가에서도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이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노로바이러스가 가진 특징 중의 하나는 사람의 장내에서만 증식할 수 있고 다른 동물의 장이나 외부 환경에서는 증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의 장에서 증식한 노로바이러스는 배설물을 통해 지하수나 해수로 대량 전파되기 때문에 오염과 확산의 범위가 매우 넓다.

다만, 가장 큰 오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패류 섭취를 통해서 노로바이러스가 감염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점이다. 흔히 조개류가 노로바이러스의 주요 전파 매개체라고 오해하고 있지만, 사실 가장 주요한 전파 경로는 사람 간 접촉이며 일부 가열하지 않고 먹는 신선 식품이 오염된다면 전파 매개체가 될 수 있다.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예방과 분변 관리

노로바이러스는 인체간 감염이 일어나기 때문에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반 세균성 식중독과 마찬가지로 손 씻기 등 '개인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85℃ 이상의 고온에서 1분 이상 가열하면 노로바이러스가 사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충분히 가열'해 섭취하고 '식품 조리기구 등에 의한 2차 오염을 방지'한다면 맛 좋은 제철 굴을 노로바이러스의 걱정없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배설물을 통해 바다로 유입돼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된 패류의 섭취로 인한 식중독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배설물이 주변 환경으로 직접 유입되는 것을 차단할 필요성이 있다.

◇패류 위생관리

강과 하천의 물은 최종적으로 바다로 들어가기 때문에, 만약 강과 하천에 배설물 등 각종 오염물질이 유입된다면 결국 바다도 오염되게 된다. 배설물에는 우리 인간에게 감염병을 일으키는 병원성 미생물이 포함되어 있다. 바닷물이 병원성 미생물에 오염되면 움직이지 못하는 패류는 자연스럽게 병원성 미생물을 체내에 축적하게 되고, 이를 날 것으로 먹게 되면 식중독에 걸릴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오염된 패류 섭취에 의한 국민 건강 위해를 방지하기 위해 선진 국가에서는 1900년대 초부터 소비자에게 안전한 패류를 공급하기 위한 패류 위생관리 시스템을 운영해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전 세계 패류 위생관리 분야에서 선도적 위치에 있는 미국의 '국가패류위생관리프로그램'에 상응하는 '한국패류위생계'’을 1970년대부터 운용하고 있다. 특히 노로바이러스가 유행하기 시작하면서,「안전한 굴 공급계획」, 「급성질환 원인 바이러스 관리계획」등 대책을 마련하고 겨울철 바이러스 식중독 예방을 위해 정부와 어업인이 협력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해양수산부는 환경부, 지자체와 협력해 주요 패류 생산해역 주변에 하수처리장 71개소 신설을 추진 중에 있다. 또 바다공중화장실 18개소를 설치하고, 2047척의 선박에 이동식 화장실을 보급해 분변이 바다로 유입되는 것을 막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주요 패류 생산해역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될 경우, 생산자단체에게 출하를 자제토록 하고 출하시에는 '가열조리용'으로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수산물의 안전성 확보는 정부와 어업인의 노력만으로 온전히 달성되기는 어렵고, 국민 모두가 수산물 안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삶의 터전이자 휴식의 공간인 바다를 오염시키지 않겠다는 의식을 가지고 동참할 때 가능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 모두 이러한 노력이 지속해 깨끗하고 안전한 우리의 바다에서 세계인에게 건강한 먹거리로 굴을 공급하고 소중한 자원으로 발전시켜 후대에게 물려 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bsc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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