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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함은 가라"…'우영미·준지' 디자이너 브랜드에 꽂힌 MZ세대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글로벌 무대서 활약 늘어
개성·취향 담은 스타일로 "2030 MZ세대 취향저격"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2021-12-13 06:53 송고 | 2021-12-13 08:11 최종수정
준지 '22SS 파리컬렉션'(삼성물산패션 제공)© 뉴스1

#1. 평소 패션에 관심이 많은 30대 초반의 직장인 A씨는 요즘 디자이너 브랜드 '우영미 파리'에 푹 빠졌다. 세련된 디자인과 하이엔드 패션 브랜드와 컨템포러리 브랜드 사이의 합리적인 가격대는 A씨를 사로잡기 충분했다. 그는 "디자인과 원단, 가격대까지 모든 면에서 만족스럽다"며 "최근 백로고 디자인으로 MZ세대 인기가 높아져 원하는 옷을 구하는 것이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2. 자신을 '패린이'로 소개한 20대 후반 직장인 B씨는 최근 디자이너 브랜드 '앤더슨벨'의 니트를 직구로 구매했다. 해외 유명 편집숍에 진출할 정도로 국내외에서 인기여서 국내 유명 편집숍에서 원하는 제품의 재고를 확인하고 역직구를 한 것. B씨는 " 앤더스벨은 최근 '한국판 아크네스튜디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MZ세대에겐 인기인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국내 디자이너 패션 브랜드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점차 보복을 넓혀 가고 있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인기를 얻은 다음 한국으로 진출하는 사례까지 생겨나고 있다. 

13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우영미는 패션조합 정회원으로 등록돼 매년 파리패션위크에 메인 패션쇼를 진행한다. 준지도 파리 패션위크에 서며 K패션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글로벌 무대에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가 활약하자 디자이너 브랜드를 실구매 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과거 디자이너 브랜드는 난해하거나 소화하기 어려운 옷으로 통했지만 최근에는 인식이 달라졌다. 오히려 기성복보다 개성 있는 디자인과 브랜드 아이덴티티(정체성)를 담은 옷으로 멋을 뽐낼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와 디자이너 브랜드 '우영미 파리(WOOYOUNGMI PARIS)'가 협업한 '웨어러블 우영미 에디션'.(삼성전자 제공) 2021.11.18/뉴스1

대표 브랜드가 우명미다. 지난해 우영미는 세계 최초의 백화점 프랑스 파리 '봉 마르셰 백화점' 남성관 매출 1위를 차지했다. 국내 패션계에서는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이례적인 성과다. 

흥행성도 입증됐다. 삼성전자가 최근 우영미와 협업해 내놓은 '갤럭시워치4·버즈2' 에디션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삼성전자가 국내 브랜드와 협업한 것은 이번이 첫음이다. 무신사가 지난달 한정 판매한 '갤럭시워치4 우영미 에디션'도 15분만에 '완판'됐다.

준지도 디자이너 브랜드로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준지는 정욱준 디자이너가 지난 2007년 설립한 브랜드로 지난 2012년 삼성물산 패션부문에 합류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카니예 웨스트·리한나 등 글로벌 유명 스타들도 준지의 열렬한 팬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MZ세대 남성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MZ세대가 주 고객층으로 부상하자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인스타그램에서 디자이너 브랜드 착장 인증샷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실제 우영미와 준지 해시태그로 게재된 게시물은 각 3만개와 12만개에 달한다. 

이 밖에 다양한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가 국내외에서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과거 신진 디자이너들의 설 자리가 부족했지만, 최근 대기업 패션에서도 '패션 인재'를 키우는데 힘을 쏟고 있는 데다 W컨셉·하고 등 디자이너 브랜드를 위한 플랫폼도 늘어나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몸집을 키우는데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을 지켜나가는데 집중한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며 "일부 성공한 유명 브랜드는 라이선스를 무분별하게 남발하면서 수익을 좇기도 했지만 브랜드 가치가 오래가지 못하고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1970년대 하이엔드 브랜드로 분류되던 '피에르 가르뎅'은 로열티 사용료를 받고 브랜드명을 빌려주며 '라이선스 브랜드'로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양말부터 펜·우산은 물론 생수 등 다양한 상품에 그의 이름이 붙기 시작하며 브랜드 가치가 내리막길을 걸었다.

또 다른 패션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무대에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가 활약하면서 주 소비층인 MZ세대의 유입도 빨라지고 있다"며 "특히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과 개성있는 디자인이 특징인 디자이너 브랜드는 개성을 중시하는 MZ세대에게 인기"라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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