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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지의 차이나路] 코인거래소 창업자가 中 최고 부자라고?

차이징, 바이낸스 창업자 자오창펑 자산 5733억위안 추산
부호 순위 논쟁도 이어져…900억달러 해시태그가 퍼지기도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2021-12-03 06:35 송고 | 2021-12-03 09:18 최종수정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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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최고 부호 자리에 예상치 못한 인물이 깜짝 등장했다.  

중국 유력 경제금융잡지 차이징(財經)은 최근 올해 중국인 부호 상위 5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차이징에 따르면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창업자인 자오창펑의 자산 규모는 약 5733억위안(약 106조원)으로 중국인 중 1위를 차지했다. 바이낸스의 기업 가치는 약 3000억달러로 추정되며 자오창펑이 회사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다는 걸 근거로 계산한 것이다. 
2위는 중국 생수 기업인 눙푸산취안의 창업자인 중산산(4244억위안), 3위는 바이트댄스 창업자인 장이밍(3825억위안)이 각각 이름을 올렸다. 정위췬 CATL 창업자과 마화텅 텐센트 창업자도 상위 5명에 포함됐다.

1977년생으로 중국 장쑤성 출신인 자오창펑은 1987년 부모가 정치적인 이유로 추방당해 캐나다로 이민을 간 중국계 캐나다인이다. 그는 몬트리올 소재 맥길대학에서 컴퓨터과학을 공부한 뒤 뉴욕과 도쿄 소재의 금융회사에서 일했다. 도쿄에서는 증권거래소의 선물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업무를 했는데, IT버블 이후 일본 경제가 하락세를 타면서 블룸버그 트레이드북으로 자리를 옮겼다. 2005년 상하이로 간 자오창펑은 증권사 초단타 매매 시스템을 개발하는 퓨전시스템을 시작으로 창업자의 길로 들어섰다.

자오장펑 바이낸스 창업자 겸 CEO  © 로이터=뉴스1
자오장펑 바이낸스 창업자 겸 CEO  © 로이터=뉴스1

그가 암호화폐에 눈을 뜬 건 2013년이다. 자오창펑은 포커를 치던 중 알게 된 비트코인이 '탈중앙화폐'라는 점에 매료됐다. 이에 사업을 접고 암호화폐 지갑 사업을 하던 블록체인인포에 합류했다. 블록체인인포는 '비트코인 전도사'로도 유명한 로저 버(Roger Ver), 벤 리베스(Ben Reeves)가 세운 회사로 자오창펑은 8개월간 개발 및 아시아 지역 마케팅 전략을 담당했다. 이어 2014년 OK코인을 공동 창업하며 CTO, 글로벌시장 담당 등을 역임했으나 2015년 이 회사를 떠났고, 2017년 바이낸스를 창업한다. 그는 2014년 상하이에 있던 자신의 집을 판 돈을 비트코인에 '몰빵'한 것으로 알려진다.

바이낸스는 설립 수개월만인 2018년 1월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100억달러를 넘어서는 등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포브스는 2018년 2월 처음으로 암호화폐 부자 순위를 공개했는데, 자오창펑은 리플 공동 창업자인 크리스 라센 등에 이어 3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자료사진=코인마켓캡)© 뉴스1
(자료사진=코인마켓캡)© 뉴스1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바이낸스의 하루 거래량은 약 300억달러 수준으로 전세계 1위 암호화폐 거래소다. 이는 2위인 코인베이스(약 67억달러) 규모의 5배에 육박한다.

현지 언론은 부호 순위가 현 시대의 경제 상황을 반영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부자연구소인 후룬이 매년 발표하는 중국이 부호 순위를 보면 최근 10년간 왕젠린, 쉬자인 등 부동산 기업인과 마윈 등 IT 기업인이 양분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작가이자 인플루언서인 차이레이레이는 자신의 SNS에 "IT기업은 20~30년, 부동산 부호 등은 40~70년이 걸렸던 것을 바이낸스는 4년만에 이뤄냈다"며 "최고 부호라는 건 과거 한 산업의 왕좌에 올랐던 사람이 그다음 산업의 행운아에게 자리를 넘겨주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차이징이 이번에 발표한 중국인 부호 순위에 대해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 SNS 플랫폼인 웨이보에는 '자오창펑의 자산 규모가 900억달러'라는 해시태그가 검색어 상위에 오르며 관심이 쏠렸다.  

이 외에도 중국 당국의 암호화폐 규제 분위기 속 암호화폐에 대한 위험성에 대해 지적하거나 캐나다인이자 싱가포르에 거주하고 있는 자오창펑이 중국인 부호 순위에 이름을 올리는 게 적절하냐는 논란도 불거졌다.

지난달 포브스가 발표한 중국 부호 순위에서 중산산(눙푸산취안), 장이밍(바이트댄스), 정위췬(CATL), 마화텅(텐센트), 마윈(알리바바) 등 5인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것을 언급하며 이번 조사의 공신력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자오창펑 트위터 © 뉴스1
자오창펑 트위터 © 뉴스1

이와 관련 1위에 이름을 올린 자오창펑은 이번 순위에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만약 회사의 지분 0.01%를 1달러에 매각했으면, 그 회사의 지분은 1만달러가 되는 것일까. 만약 1조개가 발행된 화폐를 개당 1달러에 팔면 해당 화폐의 가치는 1조달러가 되는 것일까"라며 "환금성이 없는 밸류에이션은 별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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