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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빈 "'술도녀' 인기…워맨스 통할까? 시험 정답 확인한 기분" [N인터뷰](종합)

티빙 '술꾼도시여자들' 안소희 역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2021-12-02 09:49 송고 | 2021-12-02 15:36 최종수정
배우 이선빈 / 이니셜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1
배우 이선빈 / 이니셜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1
최근 OTT 플랫폼 티빙을 통해 공개된 '술꾼도시여자들'은 퇴근 후 술 한잔이 인생의 신념인 세 여자의 '술펀질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 술을 주요 소재로 한 이 드라마는 19금 관람 등급으로, 파격적이고 과감한 설정과 함께 공감을 자극하는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기상천외한 술자리 에피소드뿐만 아니라, 마음이 갈팡질팡 하는 갓 서른살 여자들의 삶을 유쾌하게 그리며 시청자들에게 술냄새나는 위로와 공감을 전했다. 특히 만화처럼 유쾌하고 귀여운 캐릭터들이 인기를 끈 가운데 이선빈은 예능 작가 안소희 역할로 극의 중심을 잡았다.

통통 튀는 친구 지연(한선화 분)과 '센 캐' 지구(정은지 분)를 아우르는 성격의 소유자. 당찬 것처럼 보이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쳤을 때는 '깨갱'하고 물러서거나 흔들리는 모습이 인간적이어서 더욱 몰입이 된다.

이선빈은 안소희 역할을 통해 나와 같은, 그래서 더 공감이 되는 사람을 그리고 싶었다고 했다. 세고 튀는 장면이 아니라 모르는 사이 스쳐간 장면들이 안소희의 장면들이었다고 덧붙이기도. 더불어 한선화 정은지와 '찐친' 사이가 됐다며, 시청자들에게 친구와 우정을 떠올리게 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배우 이선빈 / 이니셜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1
배우 이선빈 / 이니셜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1

-'술도녀'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소감은.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웃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하시는데, 정말로 저희가 위로를 받았다. 센 장면이 많아서 부담도 많이 됐고 걱정도 많이 됐는데 그걸 넘어서 웃음과 감동을 드리고 싶었는데 전달이 됐다고 하니 위로가 됐다. 감사하다. 많은 분들이 시즌2를 기대해주시는데 저희도 기다리고 있다.
-시즌2 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다들 긍정적으로 대답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시즌2를 염두에 두고 글을 쓰신 것 같은데, 의도와 맞게 작품이 나오고 잘 돼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 같다. 일단 엔딩이 너무 시즌2를 암시하지 않나. 어떻게 다음으로 이어질지 상상이 안 된다.

-기억에 남는 반응은 무엇인가.

▶우리 셋의 케미스트리에 대한 말을 정말 많이 들었다. '찐친같다' '부럽다' '나도 소희 지연 지구같은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내용이었다. 내가 귀엽게 본 내용은 '내가 너에게 이런 친구가 되어줄게'라면서 친구 아이디를 태그하는 댓글이었다. 우리 기획도 그랬다. 사람들이 보면서 '나도 저런 친구가 되어야지' 생각하길 바랐다.
배우 이선빈 / 이니셜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1
배우 이선빈 / 이니셜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1

-OTT 플랫폼이나 19금 드라마라는 점은 어떻게 받아들였나.

▶맨 처음에 OTT 드라마라고 했을 때 모두에게 도전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대본이 너무 재미있어서 이게 어디로 나가든 공감을 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출연진도 너무 좋았다. OTT든 뭐든 도전할 수 있었다. 촬영하면서 19금 관람 등급이 나왔다고 해서 굉장히 놀랐다. 욕 때문은 아닌 것 같고 술 때문인 것 같은데 그래서 더 매력이 있고 호기심을 끈 것 같기도 하다.

-실제로는 술을 못 마신다고.

▶술을 배울 때 주변 환경이 중요하다고 하지 않나. 어릴 때부터 주변에 성인이 되기까지 주변 사람들이 술을 잘 안 마시는 편이었다. 연습생일 때는 무서워서 못 마시는 친구들이 많았다. 프리랜서하다가 눈 떠보니 지금이 된 것 같다. 나는 술을 안 마셔도 선배들이 '이미 2차를 온 것 같다'고 하시니까.(웃음) 나는 커피도 써서 못 마신다. 샴페인이나 단 술 정도는 마시는데 잘 못 마신다.

-세 명이 술자리를 한 적도 있나.

▶언니들하고 우리집에서 마신 적이 있다. 우리가 너무 친하고 너무 편해져서 저녁 6시 즈음 만나서 새벽 4시 반까지 수다를 떨면서 술을 마셨다. 언니 두 분 다 잘 드시는데 성향이 좀 다르다. 선화언니는 텐션이 높아지면서 기분 좋아지고, 은지언니는 자리마다 다른 모습이라는데 잘 티가 안 나는 편이다. 리액션도 잘 해주는 스타일이다.
배우 이선빈/이니셜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1
배우 이선빈/이니셜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1

-'찐친' 케미라는데, 진짜 친해졌다고 느낀 순간은.

▶솔직히 여배우 세 명이 모이면 불편할 수도 있고 기싸움도 있을 수 있잖나. 언니들이 정말 좋은 분들이고 시간을 보내면서 '찐친'이 되어 버렸다. 셋이 같이 나오는데 상대방 캐릭터에 욕심을 내는 거다. '이렇게 해봐바' '선빈아 이걸로 해봐바' 이런 거다. 다른 배역이 잘 보이도록 아이디어를 내고는 했다. 이러기 쉽지 않은데 우리가 진짜 친구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저마다 캐릭터가 강하고 확실한 킬링 장면이 있다. 안소희로서 부각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했나.

▶중립을 잡아야 할 포지션이 소희라고 생각했다. 그냥 그렇게 물들어있는 소희가 그게 진짜 소희라고 생각한다. 너무 튀거나 '딥'하지 않고 제일 우리같은 모습이 아닐까 싶었다. 부각되는 신도 있지만 (사람들이) 모르고 지나친 신이 소희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그게 평범한, 사람냄새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안소희라는 인물을 통해서 다양한 연기를 한 것 같다.

▶살면서 못 해볼 일들을 다 해본 것 같다.(웃음) 박영규 선생님에게 제가 감히 처음 만난 자리에서 면전에서 숟가락을 들이밀고 그럴 수 있나. 실제로 맥주를 마시면서 연기를 했다. 도저히 맨정신으로는 못 하겠더라. 대사도 길어서 한 글자라도 틀리면 다 밀리더라. 박자 맞춰야지 사투리도 해야지 표정연기도 해야지 정말 어렵더라. 툭 치면 대사가 나오게끔 2주 반 동안 그 대사를 외웠다. 자다가도  일어나서 대사를 했다. 선생님을 실제로 뵈니까 좀 떨려서 맥주를 마셨다.(웃음)
이선빈/ 이니셜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1
이선빈/ 이니셜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1

-힘들었던 신은 무엇인가.

▶장례식장 신이 힘들었다. 이렇게 긴 시간 감정신이 이어지는 건 처음이었다. 현실적인 장례절차가 나오는 것이어서 내내 우는데 사람들이 지치지는 않을까. 내가 계속 우는 것만 나오면 질릴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다. 제일 고민하고 연구를 한 것은 상황마다 다른 눈물을 보여줘야 했다. 그걸 알고 나서 너무 부담스럽더라. 실제로 3일 동안 촬영을 했다. 삼일장을 치르듯이 촬영을 했고 감정기복이 너무 심하더라. 그게 정말 부담스러웠고 걱정이 많이 됐다.

-잘한 것 같나.

▶주변의 도움을 받아서 연기하기는 했는데, 보시는 분이 불편하셨을지 좋았을지 솔직히는 모르겠다. 아무래도 내가 연기한 것이어서 겁도 난다. 원래는 본방사수 홍보도 했는데 그 회차는 무서워서 못 보겠더라. 친구집에 가서 친구들하고 봤다.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한 것은 친구들이 엄청 울더라. 어느 정도 감정을 공감한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고, 공감하고 위로가 됐다는 반응을 받아서 다행이었다.
배우 이선빈/이니셜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1
배우 이선빈/이니셜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1

-최시원과 함께 '술도녀'의 로맨스를 담당했다.

▶로맨스로 봐주시는 건가.(웃음) 키스신 베드신 다 있는데 보통 다른 드라마에서는 양치도 하고 준비도 한다는데, 저희는 어떻게 하면 더 웃기게 할까 여기서 넘어져야 하나 작전을 짜듯이 했다. 물론 베드신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액션신을 찍는 듯한 느낌으로 했다. 굉장히 유쾌했다. 미묘한 감정들이 나타나는 신이 있었잖나. 방송국 안에서 대립하는 장면도 '티키타카'와 박자가 재미있었다. 

 -사회초년생 시절 저마다 위기를 겪는 모습이 나오기도 했다. 오랜 연습생 생활, 사회경험을 일찍 한 사람으로서 공감되는 부분이 있었나.

▶팬분들은 아시는데 내가 아르바이트를 진짜 많이 했다. 기계처럼 밝게만 한다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눈치 빠르게 행동해야 하는 것도 공감이 됐고 소희가 속으로 이야기하고 참는 것도 공감이 됐다. '느는 것이라고는 마음의 소리뿐'이라는 것이 와닿았다. 일하면서 그런 것들을 느끼기도 했다.
이선빈/ 이니셜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1
이선빈/ 이니셜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1

-연인인 이광수의 반응은 어떤가.

▶'술도녀' 본방사수를 하고 있었고 재미있다고 응원을 많이 해줬다. 제 성격 자체가 뭔가 드라마 대본을 보면서 친구한테도 그렇고 남자친구에게도 그렇고 설명하거나 고민을 이야기하는 걸 쑥스러워 하는 편이다. (남자친구가) 되게 재미있게 보더라.

-'술도녀'는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

▶친언니들을 만든 기분이다. 사람이 남은 작품이다. 그리고 확인을 받은 기분이기는 했다. 예전부터 '사람냄새 나는 작품' '워맨스'를 연기해보고 싶다고 이야기하고는 했다. '술도녀' 대본을 보고 '내가 원한 것!'이라고 했지만 그러면서도 이게 맞을지 걱정도 했는데 반응도 좋고 소희도 많이 사랑을 받았다. 시험문제를 풀었는데 맞았다고 확인받는 느낌이었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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