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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 이어 10세 미만도 코로나 사망…"어린이집·학교도 무서워요"

기저질환 있는 10세 미만 소아 119 이송, 응급실 방문 후 숨져
오미크론 유입시 미접종자 다수인 소아청소년 가장 취약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2021-12-01 05:30 송고
서울 세종대로 지하철 광화문역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임신부가 사산한 태아에 이어 10세 미만 소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숨진 것으로 나타나자 학부모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 세종대로 지하철 광화문역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임신부가 사산한 태아에 이어 10세 미만 소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숨진 것으로 나타나자 학부모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임신부가 사산한 태아에 이어 10세 미만 소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숨진 것으로 나타나자 학부모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코로나19는 소아가 성인보다는 안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에 걸려도 중증으로 발전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최근 1주일 사이에 2건의 사망 사고가 발생하자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25주차 임신부 확진 후 일주일 뒤 사산…숨진 10세미만 소아는 기저질환

1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방대본)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임신부가 지난 18일 확진 판정을 받은 후 22일(임신 26주차) 사산한 태아를 분만했다. 이후 사후 검사를 진행한 결과, 태아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다만 이번 사례는 출생신고가 되지 않아 사망자 통계에서 빠졌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산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조기출산을 한 뒤 태아가 사망한 것을 알았다"며 "어떤 경로로 감염됐는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자료를 분석하고 전문가 평가도 받을 예정이지만, 매우 드문 사례"라며 "산모 상태는 위중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30일에는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10세 미만 소아가 사후에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0시 기준 사망자 44명 가운데 0~9세 사망자 1명이 포함된 것이다.

고재영 방대본 위기소통팀장은 "10세 미만 소아는 11월 28일 119구급차 이송을 통해 의료기관 응급실을 방문한 뒤 사망했다"며 "사후 코로나19에 확진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숨진 소아는) 기저질환을 보유하고 있었고 11월 20일 발열·인후통 증상을 보였다"며 "감염경로는 조사 중이며, 사망원인은 미상이다. 의무기록을 보며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에 코로나19가 유입된 이후 첫 10세 미만 사망자로 기록됐다.

코로나19는 나이가 어릴수록 감염되더라도 가볍게 앓고 지나가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해외에서는 어린이 사망자나 위중증 환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집계한 내용을 보면 지난 10월 한 달 동안 미국 전역에서 5세~11세 감염자 8300명이 중증으로 발전해 입원치료를 받았다. 그중 172명은 목숨을 잃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소아청소년 감염이 증가하고 있지만, 접종은 더디게 이뤄진다"며 "우리나라도 학생에 대한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 적용 등 강력한 방역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12~17세 접종완료율 24.1%…우리나라 5~11세 백신 승인 아직 멀어

백신 접종 대상인 만 12~17세 소아청소년 인구는 276만8836명이며, 그중 66만6437(24.1%)이 2차 접종을 마쳤다. 1차 접종 인구는 129만57명이며, 접종 비율은 46.6%로 아직 50%를 넘지 못했다. 이들 연령대는 백신 접종을 권고할 뿐, 강제력이 없다는 게 한계로 작용한다.

우리나라 11세 이하 인구는 총 444만1020명이며, 백신 접종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우리나라는 12세까지만 백신 접종을 승인해, 만 5~11세 접종을 승인한 선진국보다 늦은 편이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 19일(현지시간) 5~11세를 대상으로 화이자의 백신 사용을 승인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지난 2일(현지시간)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의 5~11세에 대한 화이자 백신 접종 권고안을 승인했다.

우리 방역당국은 국내외 연구와 해외 상황을 검토한 후 접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이하 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5~11세의 경우 성인 3분의 1 용량으로 화이자 백신을 투여하는 것을 긴급사용승인했다"며 "CDC도 접종을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코로나19는 만 60세 이상 고령층 돌파감염과 소아청소년이 있는 학교와 학원 등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대다수 소아청소년이 미접종자로 백신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학부모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초등학생 아들을 키우는 김남형(41)씨는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 수차례 감염자가 발생해 걱정이 크다"며 "최근에는 전파력이 센 오미크론 변이까지 등장해 학교감염이 더 많아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김동현(40)씨도 "학부모들 사이에서 변이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며 "10세 미만 소아가 숨졌다는 뉴스를 보고 가슴이 철렁거렸다. 아이를 학교나 학원에 보내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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