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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등판한 '구충제', 코로나19에도 효과?…제약사들 임상 중

'니클로사마이드' 가치 재창출 임상 추진 속속
전문가들 "임상 모두 거쳐 안전성 유효성 입증해야"

(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 | 2021-11-28 07:00 송고
구충제 '니클로사마이드' 화학구조(출처 :  위키피디아) . © 뉴스1
구충제 '니클로사마이드' 화학구조(출처 :  위키피디아) . © 뉴스1

수십년전 개발돼 기생충 박멸을 위해 쓰고 있는 구충제가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임상연구에도 도전해 주목된다. 구충제는 지난 2019년 항암 기대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같은 기존 약물의 가치 재창출 행보는 구충제의 '세포 성장 억제' 작용이 암세포와 코로나19 바이러스에도 적용될 것이란 기대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험실 연구에선 어느 정도 효과가 파악됐지만, 구충제를 실제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하려면 앞으로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하는 임상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약물전달체 기술 기업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11일 코로나19 치료 후보물질 'CP-COV03-R' 또는 'CP-COV03-T'에 대해 단회 경구 투여 후 안전성 및 약동학적 특성을 확인하기 위한 임상1상 승인을 받았다.

먹는 약물인 CP-COV03의 성분이 구충제 성분 '니클로사마이드'이다. CP-COV03은 니클로사마이드의 생체이용률을 개선한 것이란 게 회사의 설명이다.

대웅제약도 니클로사마이드 성분 약물 'DWRX2003'의 국내 임상1상을 종료하고 현재 그 결과를 분석 중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임상2상 준비 단계에 있고, 관계 기관과 논의 후 향후 일정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DWRX2003은 호주에서도 임상1상을 완료한 상태다.

대웅제약은 앞서 미국 국립보건원(NIH)와 DWRX2003 관련 미팅을 통해 햄스터 모델 효력시험을 요청받아 비임상 임상수탁기관(CRO) 노터스를 통해 해당시험을 수행한 바 있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시험 결과 DWRX2003는 바이러스 유전자 증폭검사(RT-PCR)에서 단회투여만으로 감염이 극대화되는 3일차부터 강력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나타냈다. 5일차부터는 폐조직에서 바이러스 유전자가 거의 발현되지 않았고, 조직병리결과 병변도 개선됐다.

또 지난해에는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서 진행했던 연구결과, 니클로사마이드가 '코로나19' 치료제인 '렘데시비르'보다 40배 높은 항바이러스 효과를 보여 주목받았다.

해외에서도 개발 추진 사례가 있다. 지난해 덴마크 기업 유니온테라퓨틱스는 니클로사마이드를 흡입형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미국 TFF파마수티컬스와 2400억원이 넘는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TFF파마수티컬스가 가진 '박막-필름 동결(TFF)' 기술 도입을 위한 라이선싱 계약이었다.

다만 니클로사마이드의 재창출 평가를 제대로 받기 위해선 결국 사람 대상의 임상 결과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비임상시험 결과가 반드시 임상 결과와 같다고 볼 수 없어서다. 

정기석 한림대의대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임상을 통해 충분히 데이터가 공개된 뒤 전문가들이 판단해 사용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교수도 "아직 이렇다 할 임상데이터가 나오지 않아 결과를 기다려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니클로사마이드는 열두조충증과 막양조충증 등 촌충 감염 치료약물로 1958년 개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암과 바이러스, 박테리아 등에도 치료효과가 기대되면서 많은 연구가 진행돼 왔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9년 구충제의 항암작용 기대 열풍이 불었다. 당시 한 유튜브 영상에서 개 구충제 '펜벤다졸'이 항암효과를 봤다고 소개되면서 전국 약국에서 구충제 품절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펜벤다졸'은 '니클로사마이드'와 화학구조는 다르지만 세포분열이나 활동 등을 억제해 세포를 사멸한다는 점에서 목적은 비슷하다.

실제 2018년 11월 남정석 광주과학기술원(GIST) 생명과학부 교수팀은 '니클로사마이드'가 항암작용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세계적인 암학술지 '클리니컬 캔서 리서치(Clinical Cancer Research)'에 게재한 바 있다.


l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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