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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승자'로 돌아온 개그맨들…'개콘'과 어떻게 달라졌을까 [N초점]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2021-11-27 06:00 송고
KBS 2TV '개승자' 포스터 © 뉴스1
KBS 2TV '개그콘서트' 종영 후 명맥이 끊겼던 지상파 코미디 프로그램이 '개승자'로 새롭게 부활했다. 과연 지상파 코미디 프로그램 부활의 불씨를 댕긴 KBS 2TV '개승자'는 '개그콘서트'와 어떤 차별점을 보였을까. 

최근 수년간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은 늘 '위기론'에 시달려왔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코미디 프로그램들은 인기가 높았지만 이후 인기가 시들해져 가면서 지상파 코미디 프로그램들의 폐지도 줄을 이었다. MBC는 지난 2014년까지 방송된 '코미디의 길'을 마지막으로 코미디 프로그램 제작을 하지 않았고, SBS 코미디 프로그램 또한 2017년 방송된 '웃찾사-레전드 매치'를 끝으로 명맥이 끊겼다.

이후 남은 코미디 프로그램은 케이블 채널 tvN의 '코미디 빅리그'와 국내 최장수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었던 '개그콘서트' 뿐이었다. 이런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코미디 프로그램들에 제대로 큰 타격을 가했다. 관객들과 호흡하는 공개 코미디의 특성상 관객이 없는 녹화는 기존의 호흡을 망가뜨렸고, 결국 지속적인 시청률 하락과 위기론 속에서 '개그콘서트'는 지난해 6월26일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아야 했다.

'개그콘서트'가 폐지되면서 KBS 개그맨들이 설 공간은 사라져버렸다. 일부 개그맨들은 예능이나 유튜브로 활동 영역을 넓히거나, '코미디 빅리그' 무대에 오르는 선택을 했지만 대다수의 개그맨들은 무대에 대한 갈증을 견디며 생업에 종사해야 했다.
(왼쪽부터) 박준형, 김대희, MC 김성주, 김민경, 이수근, 김준호/ 사진제공=KBS © 뉴스1
이런 가운데, KBS가 새로운 코미디 프로그램의 부활을 알렸다. 지난 13일 처음 방송된 '개승자'를 통해서였다. 과거 '개그콘서트'와 '코미디쇼 희희낙락' 등을 연출했던 조준희 PD가 연출을 맡았고, '개그콘서트'의 전성기를 함께 했던 개그맨들도 다시 KBS 신관 공개홀로 돌아와 무대에 올랐다.

'개승자'는 박준형, 김준호, 김대희, 이수근, 변기수, 윤형빈, 김원효, 박성광, 이승윤, 김민경, 오나미, 홍현호가 팀장을 맡아 여러 개그맨들과 개그 코너를 기획해 무대에 오르는 프로그램. 청중들의 평가에 따라 12개팀이 구성한 개그 코너의 순위를 정하며 각 라운드마다 한 팀씩 탈락을 하는 방식이다. 최종 우승 팀에는 1억원의 상금이 지급된다.

서바이벌 방식은 앞서 종영한 '웃찾사-레전드 매치'와 현재 방송 중인 '코미디 빅리그'와 비슷한 형식이다. 다만 달라진 점이 있다면, 개그 서바이벌이 아닌 타 장르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구성과 같이 개그맨들이 모여 개그 코너를 구성하는 모습까지 프로그램 속에 담아낸다는 부분이다. 이에 '개승자'는 코너들만 선보여왔던 '개그콘서트'에 리얼리티까지 더해내며 차별화를 꾀했다.

지난 13일과 20일 방송된 '개승자'에서는 박성광 팀, 이수근 팀, 박준형 팀, 김대희 팀, 김민경 팀, 김원효 팀, 변기수 팀이 무대에 올라 경연을 펼치는 모습이 그려졌다. 기존 '개그콘서트'는 KBS 공채 개그맨들로만 구성된 코너가 진행됐던 것과 달리 '개승자'는 팀장들이 뽑은 타 방송사 출신 개그맨들도 출연할 수 있다는 점이 달랐다. 특히 이수근 팀의 경우 MBC 출신 정성호, SBS 출신 유남석 김민수로 구성되며 눈길을 끌었다.
KBS 2TV '개승자' 방송 화면 갈무리 © 뉴스1
또한 '개승자'는 '개그콘서트'의 위기론에서 문제점으로 꼽혔던 엄격한 심의준수 부분에서도 탈피하기 위해 파격적인 도전을 시도했다. 욕설을 쓰는 부분을 통편집하기 보다 해당 음성을 소위 '삐' 처리하는 소음 검열을 사용했으며, 상표를 이야기하면 안 되는 점을 개그 콘셉트로 사용해 기존의 검열 시스템을 비판하는 개그까지 선보이며 '개그콘서트'와는 차별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기존 일요일 저녁 방송에서 탈피해 토요일 저녁 방송으로 편성까지 옮겼다.

하지만 기존 '개그콘서트'와는 다른 모습에서 이질감을 느끼는 시청자들의 반응도 있다. 특히 개그 코너를 구상하는 모습을 담고 개그 무대가 오르는 형식은 개그 코너 자체의 몰입을 방해한다는 지적이다. 시청자들이 개그 코너를 웃음으로 소비하지 못하고 서바이벌에 초점을 맞춰 코너 자체를 평가하게 만든다는 비판이었다. '개승자'의 서바이벌 방식이 '코미디 빅리그'의 서바이벌 방식과 크게 차별화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개승자'는 '개그콘서트' 폐지 후 설 무대가 없어진 개그맨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다. '개승자'는 지난 1회에서 전국 가구 기준 5.0%(닐슨코리아 제공), 2회에서 4.4%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 '개그콘서트' 종영 당시 3.0%의 시청률을 보인 것과 비교해 소폭 상승한 수치다. 앞으로 많은 회차가 남아있는 만큼 '개승자'가 시청률 측면에서도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지난 12일 진행된 '개승자' 제작발표회에서 조준희 PD는 "'개그콘서트'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가진 분도 있을 거고, 안 좋은 이미지를 가질 수도 있을 거다"라며 "'개그콘서트'에서 가져가고 싶었던 건 경쟁이다, 이전에는 내부에서 경쟁을 하고 결과물만 무대에 올렸다면 이번엔 경쟁 시스템 전 과정을 프로그램화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과연 경쟁 시스템을 앞세운 '개승자'는 지상파 코미디 프로그램의 성공적 부활을 알릴 시초가 될 수 있을까. 코미디 프로그램이 사라졌던 지상파에서 '개승자'가 앞으로 어떤 웃음을 선사할 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tae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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