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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바닷속이야 육지야?" 11년 대역사 '세계 5위' 보령해저터널

12월1일 개통…길이 6.9㎞, 배수장치·대피소 등 안전 '심혈'
대천~안면도 주행 90분서 10분으로…서해안 관광 붐 기대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2021-11-26 07:00 송고 | 2021-11-26 08:29 최종수정
보령해저터널 입구 2021.11.25/뉴스1 © 뉴스1 박종홍 기자
보령해저터널 입구 2021.11.25/뉴스1 © 뉴스1 박종홍 기자

"지금 지나는 곳이 이 터널에서 가장 깊은 곳입니다."

25일 충남 보령해저터널 안. 해수면으로부터 80m 아래에 위치한 부분을 지날 때 터널 공사현장 감리를 총괄한 이상빈 감리단장은 이렇게 말했다.
12월 1일 개통을 앞둔 국내 최장, 세계 5위 길이의 보령해저터널이 개통을 앞두고 언론에 공개됐다. 이 터널은 총 길이가 6.927㎞이며 순수 해저 구간도 5.2㎞에 달한다.

하지만 해수면 아래 암반을 뚫은 이 터널은 육지에 있는 터널에 들어온 것과 비슷한 인상이었다. 입구에 쓰인 해저터널 간판을 보지 못했다면 바다 아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 할 정도였다.

터널은 길이가 길고 바다 밑을 지나는 특성상 안전을 최우선으로 설계됐다. 실제로 조명이 밝게 비추는 터널 곳곳에서는 화재 시 연기를 배출하는 제트팬, 비상구 안내 표지판, 폐쇄회로(CC)TV, 대피소, 소화전이 눈에 띄었다.

터널 안에는 차량용 피난시설 10개소와 대인용 대피소 21개소, 82개의 제트팬, 소화전 301개소가 설치됐다. 602대의 소화기와 비상경보설비는 50m 간격으로 배치됐으며 CCTV 및 영상유고감시설비도 97개에 이른다.
무엇보다 심혈을 기울인 것은 배수장치다. 배수 터널의 특성상 터널 내에 407톤의 물이 매 시간마다 유입되는데 시공사는 터널 최저점부 아래에 별도의 집수공간을 만들어 문제를 해결했다.

유입되는 해수는 터널 측벽에 설치된 배수관을 통해 4800㎥ 크기의 집수정으로 모인다. 집수정의 해수는 시간당 498톤의 물을 배출할 수 있는 펌프 2대를 통해 외부로 배출된다.

이상빈 단장은 "집수정에는 펌프 4대를 설치했으며 그중 2대를 정상 가동하고 나머지는 만에 하나 펌프가 고장 났을 때 즉시 가동할 수 있도록 예비용으로 둔다"고 설명했다.

보령해저터널 내부 2021.11.25/뉴스1 © 뉴스1 박종홍 기자
보령해저터널 내부 2021.11.25/뉴스1 © 뉴스1 박종홍 기자

2010년 12월 착공해 11년 만에 완공을 앞둔 보령해저터널은 발파식(NATM) 공법으로 지어졌다. 원통형 굴착기가 지렁이처럼 터널을 뚫는 TBM 공법이 속도는 더 빠를 수 있으나 해당 공법은 지층 변화에 대한 대응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번 해저터널 구간은 지반이 강한 곳과 약한 곳이 반복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발파식 공법이 더 적합했다는 게 시공사 측 설명이다. 터널은 천공과 발파, 암반 보강 및 해수 유입 방지 그라우팅 작업을 반복하며 시공됐다.

왕복 4차로의 이번 터널이 개통되면 충남 보령 대천항과 원산도, 태안 안면도까지의 주행거리는 기존 95㎞에서 14㎞로, 주행시간은 90분에서 10분으로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또 그간 바다로 단절됐던 77번 국도가 일부 이어지면서 서해안 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77번 국도는 남해안과 서해안을 따라 부산~파주 구간을 잇는 도로다.

현재 보령터널의 공정률은 99%이며 12월 말 준공을 앞두고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이상빈 단장은 "현재 터널 내 전기·통신이나 터널 바깥의 배수구조물 등에 대한 일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준공 날까지 안전에 문제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1096pag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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