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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연상호 감독 "후속 이야기 구상, 내년 웹툰으로 먼저" [N인터뷰]①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2021-11-25 13:00 송고
연상호 감독/ 사진제공=넷플릭스 © 뉴스1
연상호 감독/ 사진제공=넷플릭스 © 뉴스1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감독 연상호)가 사흘 연속 전 세계 넷플릭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연상호 감독은 25일 '지옥' 공개 기념 화상인터뷰를 통해 '지옥'의 흥행과 함께 드라마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옥'은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6부작 시리즈다. 유아인, 김현주, 박정민, 양익준 등이 출연했다.

'지옥'은 글로벌 OTT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 패트롤 집계에 따르면 드라마와 예능 등 TV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순위를 정하는 '넷플릭스 오늘 전 세계 톱 10 TV 프로그램(쇼)' 부문에서 24일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9일 공개된 '지옥'은 공개 하루 만인 20일 1위에 오른 바 있다. 다음날인 21일 '아케인'에 밀려나 2위에 올랐지만, 22일 1위를 탈환한 후 그 자리를 사흘째 이어가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가 매주 이용자들의 시청시간을 집계해 발표하는 '전 세계 톱 10 TV 프로그램(쇼)' 주간 차트에 따르면 '지옥'은 이달 15일(미국시간)부터 21일까지 4348만 시간의 시청시간을 기록하며 비영어권 작품 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집계된 영어권 작품 1위인 '아케인'의 시청시간 3842만 시간으로, '지옥'은 '아케인'의 시청시간까지 훌쩍 넘어서는 수치를 보이며 영어권·비영어권 통산 1위를 차지했다.

연상호 감독은 이런 '지옥'의 흥행과 함께 '지옥'의 이야기를 만들어낸 계기, 시즌2에 대한 구상에 대해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과연 그가 '지옥'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연상호 감독/ 사진제공=넷플릭스 © 뉴스1
연상호 감독/ 사진제공=넷플릭스 © 뉴스1
-하루 만에 글로벌 1위를 달성했는데.

▶일단 당황스러웠고 어리둥절했다. 공개되고 하루 만에 1위를 했다고 하니 어리둥절한 기분이었다. 또 연락을 되게 많이 받았다. 많은 분들이 연락을 주셔서 감사했다.

-결말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데, 시즌2 구상을 하고 있나.

▶'지옥'이라는 작품을 구상할 때부터 최규석 작가와 이 ('지옥' 속) 상황을 두고 일어날 수 있는 사건들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하나의 스토리만 구상하기 보다 여러가지 일들에 대해서 아이디어를 많이 냈다. 그 중에서 하나의 스토리로 묶일 수 있는 것들로 이야기를 만들었다. 시즌2라고 말하기 보다는 이 이후에 일어나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여름부터 이야기를 만들고 있었고 만화로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이 이후의 이야기를 만화로서 선보여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후속 이야기의 영상화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를 해봐야할 것 같다.

이번 시리즈의 결말은 웹툰 작업 때부터 이야기적으로 존재하고 있었다. 그런데 넷플릭스의 시리즈화가 결정된 것은 만화가 완전히 종료되기 전이었다. 마지막 장면을 어떻게 공개할 것인가에 대해서 시리즈를 제작하는 제작팀과 의논을 미리 했다. 완벽하게 만화가 완재가 된 상태에서 새로 영상화를 하는 것이 아니고, 영상화를 하는 것도 같은 크리에이터들이기 때문에 만화와 넷플릭스라는 매체를 동시에 전략적으로 쓸 수 있는 방식에 대해 같이 고민해봤다.

-종교적으로 민감한 부분을 다룬다는 점에서 연출을 하며 신경 쓴 부분이 있나.

▶종교와 인간의 관계는 인간의 극단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좋은 장치라고 생각했다. 일단 '지옥'이라는 작품은 코스믹 호러라는 장르 안에서 움직인다고 생각한다. 코스믹 호러는 실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우주적 공포 앞에 인간의 모습을 다루는 작품이다. '지옥'은 종교적 색채도 있지만 코스믹 호러 장르에 충실하게 그려보자는 생각을 가지고 연출했다.

코스믹 장르라는 건 미스터리한 일을 그냥 미스터리한 채로 남겨둔 채 인간들의 모습을 현실성있고 디테일있게 표현하는 것이 중점이라고 생각했다. 미스터리한 일을 어떻게 설명하기 보다는 그 상황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설득력있게 보여주는 게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이 작품이 대중적인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작품 안에서 하는 인간들의 고민이 현실에서 이뤄지고 있는 우리의 고민들과 닮아있어야 한다고 생각한 부분도 있다.

-장르적 재미와 작품의 메시지 전달에 대한 균형을 어떻게 맞추려 했나.

▶연출을 하면서 기술적으로 균형을 유지하자고 생각하기 보다는 제가 재밌게 봤던 만화나 작품들, 여러가지 메시지와 재미가 공존했던 작품들을 많이 참조했던 것 같다. 만화를 구상했을 때는 우라사와 나오키 작가의 '20세기 소년' 같이 아주 큰 재미를 주면서 메시지까지 전달하는 작품처럼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전반부 세계관을 받아들이는 부분에서 진입장벽이 크다는 평도 있는데.

▶애초에 넷플릭스와 '지옥'이라는 작품을 구상할 때는 이 작품이 아주 보편적인 대중들을 만족시킬 거라는 생각보다는 이런 장르물을 딥하게 보시는 분들이 좋아할 작품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가졌다. 그런데 생각외로 많은 분들이 작품을 봐주시고 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주시는 게 신기했다. 시리즈라는 형식를 통해 새로운 세계관을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이 세계에 빠져드는 데에 시간은 일정 부분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작들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디스토피아 사회를 그리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저는 대학시절에 미술을 전공했는데, 미술은 자신의 눈에 보이는 무언가를 어떤식으로 그려낼까가 중요하다. 자기가 보고 있는 것을 어떻게 묘사하느냐가 중요한 작업이다. 제가 영화와 시리즈라는 매체로 전환을 했을 때도 미술 작업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일어나는 현상에서 어떤 지점에 포커싱해서 그려내는가가 작업을 하는데에 중요한 모티브가 된다고 생각한다. 종교적인 것에 중점을 둔 것은 종교와 인간의 관계가 인간의 모습을 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N인터뷰】②에 계속>


tae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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