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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 경고등…기업결합 늦어질수록 생존 위협

환차손·법인세에 3분기 순손실 2084억원…부채비율 3688%
항공산업 발전 위해 공정위 조속한 결단 필요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2021-11-24 06:40 송고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여객기가 세워져 있다. 2021.1.14/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여객기가 세워져 있다. 2021.1.14/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건전성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부채비율이 최근 3600%를 넘은 데다 자본잠식도 시작됐다.

대한항공이 남은 인수대금 8000억원을 납입하면 재무구조에 숨통이 트이지만, 국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가 늦어지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3분기말 기준 부채비율은 3668.3%를 기록했다. 지난해말 1343%에서 3분기만에 3배 가까이 치솟았다. 지난 3분기 208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이 주된 이유다.

항공화물 운임 강세 및 화물량 증가에 영업실적은 나쁘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은 별도기준 3분기 매출은 1조36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1.7% 늘었고, 영업이익은 1603억원으로 전년동기(58억원) 대비 2680%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5.5%를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 외적인 요인들이 발목을 잡았다. 최근 들어 달러·원 환율이 1200원에 육박(원화가치 하락)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3분기 외화환산손실은 1757억원에 달했다. 항공사는 항공기 임대료와 항공유 등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장부상 환차손이 발생한다.

일회성 비용도 발생했다. 2015~2017년 국세청의 세무조사 결과가 최근 나오면서 아시아나항공은 3분기 법인세 미납금에 대한 충당금으로 1067억원을 쌓았다.

결국엔 자본잠식을 피하지 못했다. 자본잠식은 적자가 쌓이면서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은 상태를 의미한다. 아시아나항공의 3분기 자본금은 3720억원, 자본총계는 3292억원에 그쳤다. 자본잠식률은 11% 수준이다.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 아시아나 항공기가 착륙해 있는 모습. 2021.9.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 아시아나 항공기가 착륙해 있는 모습. 2021.9.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업계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가 지연되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태는 더 악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화물사업 호조 덕분에 버티고 있지만, 이는 여객기 벨리카고(Belly Cargo·여객기 화물수송) 공급 감소에 따른 화물운임 급등에 따른 불황형 호재일뿐 사업구조에서 나오는 경쟁력 회복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최근 공정위는 조건부 승인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승인하더라도 독과점 우려를 일정 정도 해소하기 위해 통합 항공사의 운수권과 슬롯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공정위의 조건부 승인 추진은 항공업계의 현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운수권이나 슬롯을 제한하면 외국 항공사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는 공정위가 미시적 수치보다는 국내 항공산업의 경쟁력을 보전하고 이를 통해 항공 산업이 생존·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거시적 관점에서 조속한 결단을 내려주길 바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결합심사 등 통합 과정이 계속 지체되면 대한민국 항공산업 생존이라는 통합의 원래 목적과 명분을 잃어버리게 될 수 있다"며 "이번 통합을 단순한 경쟁제한 논리로만 바라봐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인수대금 1조8000억원 중 계약금(3000억원), 전환사채(3000억원), 중도금(4000억원)으로 아시아나에 1조원을 지불한 상태다. 대한항공은 기업결합 심사 승인이 나는대로 아시아나항공의 유상증자 참여해 8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었지만, 기업결합 심사가 늦어지고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가 연기되면서 이 같은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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