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장하다 내 딸" 뜨거운 포옹으로 격려…'두 번째 코로나 수능' 끝

수원 영복여고서 치른 수험생…부모·친구들 한마음 축하
대부분 "미적분 어려웠다"…노래방·PC방 대신 저녁 한끼

(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2021-11-18 19:12 송고
1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영복여자고등학교에서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교문을 나서고 있다. 2021.11.18/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1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영복여자고등학교에서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교문을 나서고 있다. 2021.11.18/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고생했어요, 우리 딸."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18일 오후 5시12분께 경기 수원시 팔달구 소재 경기도교육청 제30지구 제 20시험장인 영복여자고교 정문을 첫 번째로 나선 수험생을 위한 격려의 박수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정문에서 각자의 수험생을 기다리는 부모와 친구들은 이날 만큼 나와 관련없는 수험생 일지라도 딸 같이, 친구같이 모두가 위로해 주는 분위기였다.

영복여고 내 분리대부터 정문까지 70~80m 되는 직선거리가 멀게 느껴졌는지 '나를 응원해 준' 고마운 사람에게 수험생들은 제각각 달려 내려왔다.

그러한 '기다림의 간절함'으로 교내 정문에 들어갈 수 없는 부모들은 저마다 목을 쭉 늘려 이리저리 자신의 딸을 찾곤 했다.

이날 기온은 영상권으로 예년보다 다소 높은 기온에 쌀쌀한 날씨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부모는 딸의 두 손을 꼭 잡아주거나 긴장된 얼굴을 어루어 만져주며 '장하다 내 딸' 이라고 응원했다.

어떤 수험생은 밝은 얼굴빛을 보였고 어떤 수험생은 시험의 아쉬움이 큰 지 어두운 낯빛을 보였다. 그럼에도 부모들은 그야말로 '버선발'로 맞이하듯 딸을 격려했다.

친구들 삼삼오오 몰려 "넌 어땠어?" "너 잘 봤어?" "얘들아, 오늘은 '시험' 관련된 얘기는 모두 금기어다"라고 깔깔 웃으며 교문 밖을 나섰다.

인생의 첫 수능을 마친 일부 수험생들은 친구들끼리 혹은 부모와 함께 교문에서 휴대전화를 꺼내들어 오늘의 순간을 카메라로 담느라 바빴다.

수험생 A양(19)은 "올 수능은 특히 수학 선택과목 중 미적분이 가장 어려웠던 거 같다"라면서 "하지만 평소와 같은 몸상태로 시험을 치른 거 같아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친구들과 들어가는 길에 간단히 저녁만 함께 먹고 귀가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수험생 B양(19)도 "수학이 어려웠다. 더 잘 본 거 같기도 한데, 이는 언제나 느낌일 뿐이다"라며 "친구들과 저녁만 먹고 집에 빨리 쉴거다"라고 실소했다.

1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영복여자고등학교에서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교문을 나서고 있다. 2021.11.18/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1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영복여자고등학교에서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교문을 나서고 있다. 2021.11.18/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엄마의 손을 꼭 잡은 수험생 C양(19) 역시 "수학이 좀 많이 어렵다는 느낌이 있었다"며 "평소보다 그래도 잘 본거 같다는 긍정적인 느낌이 들었다"고 전했다.

한 학부모는 "점심에 소화가 잘 되는 계란말이와 된장국 등을 위주로 도시락 메뉴를 구성했다"며 "저녁은 거하게 사먹일 것이다"라고 딸의 머리를 연신 쓰다듬었다.

굳이 어떤 말을 하지 않아도 수험생들은 부모의 품에 안기는 것으로, 또 부모들은 딸의 가방을 직접 들어주는 것으로 각각 고생함을 공유하는 것이 느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일일 확진자 수가 3000명대를 기록하는 등 이를 의식한 탓인지 수험생들이 주로 즐겨찾는 노래방과 PC방은 일부 손님뿐이 전부였다.

특히 노래방의 경우는 백신접종을 필수로 하는 다중이용시설로 분류돼 발길이 더 끊긴 듯 하다.

수험생 대게는 이날 이른 아침부터 오후까지 심신이 지쳤다며 '간단히 친구들끼리 저녁만 먹고 각자의 집으로 가는 것'으로 합의(?) 봤다고 했다.

수험생 D양(19)은 "친구들끼리 좋은시간 갖는 건 당연하다"면서 "하지만 이날 보다는 주말에 만나 간단하게 영화나 보는 것으로 끝낼 거 같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속에 치러진 두 번째 수능이지만 평소 생활화 된 덕분인지 마스크로 인한 불편함은 없었다고 학생들은 말했다. 또 칸막이도 전년도 때와 달리, 점심시간에만 사용해 시험을 치르는데 큰 지장은 없었다고 표했다.

1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영복여자고등학교에서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교문을 나서고 있다. 2021.11.18/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1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영복여자고등학교에서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교문을 나서고 있다. 2021.11.18/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한편 올해 도내 전체 수험생은 14만3942명(남자 7만4614명, 여자 6만9328명)이며, 결시율은 1교시 국어 12.07%, 2교시 수학 11.54%, 3교시 영어 12.65%다. 4교시 가운데 한국사 13.1%, 탐구영역 12.99%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수능 결시율보다 2.89~3.6%p 줄어든 수치다.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와 정답 이의신청 기간은 11월 18일부터 22일까지 5일간이며 11월 29일 정답이 확정되면 성적 통지 및 배부는 12월 10일부터 제공될 예정이다.


koo@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