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시나쿨파]中 요소 이어 마그네슘 공급도 줄여…자원무기화 나섰나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21-11-09 14:05 송고 | 2021-11-09 15:01 최종수정
중국의 요소수 수출 제한 여파로 요소수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8일 오후 울산시의 한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에 화물차들이 요소수를 넣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2021.11.8/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중국의 요소수 수출 제한 여파로 요소수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8일 오후 울산시의 한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에 화물차들이 요소수를 넣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2021.11.8/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중국이 요소에 이어 마그네슘 수출도 줄이고 있어 일각에서 '자원 무기화'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고 있다.

중국이 요소 수출을 제한하자 한국에서는 요소수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요소수 대란이 발생하자 물류대란은 물론 교통대란까지 불가피할 전망이다. 물류에 쓰는 화물차뿐만 아니라 대중교통 수단인 버스도 대부분 디젤 차량이기 때문이다.
건설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레미콘을 운반하는 트럭도 디젤 차량이다. 최근 레미콘 공장에는 요소수 부족으로 운행을 중단한 차량이 장기간 주차돼 있다.

8일 오전 경기도 안양시내 한 레미콘 공장에 요소수 부족으로 운행하지 못하는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2021.11.8/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8일 오전 경기도 안양시내 한 레미콘 공장에 요소수 부족으로 운행하지 못하는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2021.11.8/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이뿐 아니라 농도인 전남지역 농민들의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요소수 대란이 장기화할 경우, 내년 농사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농민들은 요소 부족으로 비료 파동이 일고, 농산물 운송에도 문제가 발생해 농사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요소 대란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중국이 요소 수출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요소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중국은 매년 약 500만 톤의 요소를 세계에 공급한다. 한국은 인도에 이어 2위의 중국산 요소 수입국이다. 올 들어 9월까지 한국의 요소 수입은 97.6%가 중국산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 해관총서(관세청)는 지난달 11일 수출 검역 관리방식을 변경, 별도의 검역이나 검사 없이 수출이 가능했던 요소 등 29종의 품목에 대해 10월 15일부터 검역을 거치도록 했다.

중국 해관총서 홈피 갈무리
중국 해관총서 홈피 갈무리

석탄에서 암모니아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요소를 생산하는 중국이 호주와 갈등으로 석탄 공급이 부족해지자 자국 내 수요를 우선 충족하기 위해 '수출 전 검사 의무화'를 통해 요소 수출을 제한하고 나선 것.

이뿐 아니라 밀 수확 철을 앞두고 비료인 요소에 대한 중국 내 수요도 급증하고 있어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은 단기간에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요소 다음은 마그네슘이다. 로이터통신은 8일 중국이 마그네슘 공급을 줄여 유럽의 자동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도 중국산 마그네슘에 크게 의지하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석탄 부족으로 인한 전력난으로 제련소들이 조업을 일시 중단하거나 가동을 줄이자 중국의 마그네슘 생산량은 반토막 났다.

중국은 세계 마그네슘 공급의 85%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이 마그네슘 생산량을 빨리 회복하지 않는다면 유럽의 자동차 업계는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특히 유럽의 자동차 부품 공급사들은 중국산 마그네슘에 크게 의존한다. 마그네슘은 완성차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사용된다. 특히 차량 경량화는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리는데 필수적이다.

폴크스바겐 로고 © AFP=뉴스1
폴크스바겐 로고 © AFP=뉴스1

독일 폴크스바겐의 구매 책임자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마그네슘 부족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반도체 부족보다 더 큰 문제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독일 비철금속 무역협회 대변인인 테레사 샤드는 "폭풍 전의 고요"라고 말했다.

세계는 요소에 이어 마그네슘 대란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이번 사태를 의도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자연스럽게 이 같은 경제상황이 연출됐다. 그러나 효과는 자원 무기화와 똑같은 효과를 내고 있다.

중국은 여러 나라가 아우성을 치고 있지만 환경 등을 이유로 정상화를 서두르지 않고 있다. 사실상의 자원 무기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경제와 관련, 가장 많이 쓰는 단어가 ‘공급망’(supply chain)이다. 그는 틈만 나면 이 단어를 쓰며 동맹에게 중국 중심의 공급망에서 벗어나 미국 중심의 공급망으로 들어올 것을 강요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중국도 이에 맞서 요소대란을 빚고 있는 한국에게 미국 편에 설 거냐 아니면 중국편에 설 거냐를 선택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 같다. 중국은 마그네슘 대란을 앞둔 유럽에도 이 같은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이 막강한 ‘공급력’(supplying power)을 갖게 된 것은 미국 덕분이다. 미국은 80년대 중국에 대규모 투자를 해 중국을 세계적 제조업 기지로 키웠다. 이에 따라 세계는 공장을 중국으로 대거 이전했고, 특히 공해업종을 중국으로 많이 옮겼다.

마그네슘도 대표적인 공해산업이다. 마그네슘은 전력을 대량으로 소비해 철강생산과 비교해 5배 이상의 오염물질을 배출한다.

미국 덕분에 막강한 공급력을 확보한 중국은 미중 패권전쟁 시대를 맞아 공급력을 무기로 쓸 기회를 잡고 있다.

특히 한국은 요소, 마그네슘뿐만 아니라 2차 전기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 희토류의 8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미중 패권전쟁이 지속되는 한 원자재의 자급자족에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 전략물자의 경우, 중국에 의존하지 말고 자체생산을 서두를 때다.

미중 무역전쟁의 파편이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번 중국발 원자재 위기도 사실 미중 패권전쟁 때문이다. 미중 패권전쟁의 와중에 호주가 일방적으로 미국 편에 서자 중국은 전격적으로 호주산 석탄 수입금지 조치를 단행했고, 석탄이 부족해지자 요소와 마그네슘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sinopark@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