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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세그라드 4개국 "공통점 많은 韓과 협력"…원전사업 적극 추진

체코 총리 "신규 원전 사업에 韓 적극 참여해주길"
'민주주의 운동'으로 공통점 찾아…文 "마지막까지 평화에 최선"

(부다페스트=뉴스1) 조소영 기자, 박혜연 기자 | 2021-11-05 00:37 송고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3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메리어트 호텔 그랜드부다페스트홀에서 열린 한-비세그라드 그룹(V4, 헝가리·폴란드·체코·슬로바키아)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의 축사에 답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1.11.4/뉴스1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3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메리어트 호텔 그랜드부다페스트홀에서 열린 한-비세그라드 그룹(V4, 헝가리·폴란드·체코·슬로바키아)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의 축사에 답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1.11.4/뉴스1

'비세그라드 그룹'(V4, 헝가리·폴란드·체코·슬로바키아) 국가의 총리들은 4일(현지시간) 헝가리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V4 국가들과 한국 간 다수의 공통점이 있음을 강조하며 향후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여지가 열려있다고 밝혔다.

V4 국가들은 한국과 원전 분야에서 협력하기를 희망하고 우리 정부 또한 그에 호응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탈(脫)원전 정책을 추진 중이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 우리의 뛰어난 원전 기술력을 필요 국가에 전파하고 우리 또한 활용하되, 장기적으로는 신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탈원전을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헝가리 오르반 빅토르·슬로바키아 에두아르드 헤게르·체코 안드레이 바비쉬·폴란드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총리와 바르케르트 바자르 정상회의장에서 회의를 가졌다.

이후 기자회견장으로 자리를 옮겨 한-V4 정상회의 공동언론발표를 가졌다. 한-V4 정상회의는 우리와 유럽연합(EU) 지역 국가그룹 간 유일한 정상급 회의체로 2015년 1차 회의 이후 6년 만에 개최됐다.

문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V4 국가들과 △과학기술 분야 △에너지와 인프라 분야 △문화와 인적교류에서 협력을 확대·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동성명에 따르면 이중 '에너지와 인프라' 분야에는 공항, 고속도로, 철도, 지능형 교통시스템(ITS)을 비롯해 원전도 포함돼 있다.

헝가리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총리실을 방문해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업무 오찬회담에 앞서 산책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2021.11.4/뉴스1
헝가리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총리실을 방문해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업무 오찬회담에 앞서 산책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2021.11.4/뉴스1

이 자리에서 헤게르 총리는 "한국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많은 공통점이 있는 나라다. 민주주의, 자유무역 그리고 법치주의가 그렇다"며 "공동의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슬로바키아와 한국은 '에너지 믹스'도 비슷하고 원자력 활용 부분도 비슷하다. 이런 분야에서 우리가 공동의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믹스란 에너지원을 다양화한다는 뜻으로 석유나 석탄, 원자력과 같은 기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태양광과 풍력 같은 신에너지원을 적절한 비중으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헤게르 총리는 이어 "오늘 전기자동차, 수소차량, 로보틱스, 배터리, 반도체 부분에 대한 여러 가지 논의가 있었는데 저희는 전기자동차가 앞으로 많이 활성화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따라서 한국의 전기차 부분에 있어서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바비쉬 총리도 원전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양국은 이미 2014년 원자력 포럼에서 관련 양해각서(MOU)가 체결된 바 있다면서 곧 있을 체코 신규 원전 사업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고 말했다. 체코는 2036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두코바니 원전 1기 건설을 발주(약 8조원)할 예정이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다.

바비쉬 총리는 한국이 원전에 있어 훌륭한 기술력을 갖고 있다며 "아랍에미리트(UAE)에서도 원전 건설을 성공적으로 한 만큼, 이에 대해 우리가 진지한 논의를 나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프라하-한국 간 직항선 개설이 되면 이를 통해 관광 여행 부분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오르반 총리는 "우리 스스로가 한국인들의 친척이라고 생각한다"고 친근함을 표한 뒤 "V4 국가와 대한민국은 여러 유사한 공통점과 또 글로벌 경제와 관련한 관점을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번 정상회의에서 문 대통령에게 V4의 대규모 사업, 특히 고속철도 사업에 적극 참여해줄 것을 부탁드렸다"며 "우리는 12시간이 아닌 5시간으로 여행 시간을 단축하고자 한다. 800㎞ 연장의 철도를 구축하고자 하는데 이 과정에서 한국의 많은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1980년에 문 대통령이 민주주의 운동에 앞장섰고, 또 저와 오르반 총리 같은 경우에도 동유럽에서 똑같은 일을 했었다"며 "그런데 오늘 한자리에 모여 글로벌 이슈에 대해서 논의하고 해결책을 공동 모색하는 것이 상당히 흥미로운 것 같다"고 했다. 폴란드의 경우 2043년까지 원전 6기(약 40조원) 건설을 예정하고 있다.

한편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오르반 총리가 남북관계와 통일에 대한 전망을 설명해달라고 하자 문 대통령이 "현재 남북한의 조속한 대화 재개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V4 국가들이 지지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우선적으로 평화를 추진하고 평화를 통해 교류하고 번영해나간다면 자연스럽게 통일의 길이 열릴 것"이라며 "임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국과 V4 정상들은 아프가니스탄 상황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아프간의 민생회복과 재건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동참해왔고 앞으로도 인도적 지원을 포함해 아프간 지역 안정을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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