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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총통 대만에 미군 주둔 사실 확인, 이유는?

미국에 ‘전략적 모호성’ 대신 ‘전략적 명확성’ 정책 채택하라는 주문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21-10-28 14:38 송고 | 2021-10-28 14:42 최종수정
차이잉원 대만 총통.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차이잉원 대만 총통.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대만에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은 미국에 대만 정책과 관련 ‘전략적 모호성’을 버리고 ‘전략적 명확성’ 정책을 채택해 줄 것을 촉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이 공식 채택하고 있는 대대만 정책은 ‘전략적 모호성’이다. 이는 중국이나 대만 어느 일방의 편을 들지 않고 사안에 따라 정책을 펴는 것이다.

이에 비해 ‘전략적 명확성’ 정책은 자유진영으로 분류되는 대만을 확실하게 보호하겠다는 정책이다. 트럼프 행정부 이후 대만 정책과 관련, ‘전략적 모호성’을 포기하고 ‘전략적 명확성’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논의가 나오고 있다.

차이 총통은 중국이 대만을 침략할 경우, 미군이 개입할 것이냐를 두고 미국 행정부에서 의견이 갈리고 있는 가운데, 27일 “미군이 대만에 주둔해 있으며, 중국의 공격이 있을 경우 미국이 대만을 방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방송된 CNN과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미군이 대만에 주둔하고 있음을 확인한 뒤 “우리의 방위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미국과 광범위한 협력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사시 미국이 대만을 도울 것을 기대한다고 말한 것이다.

그의 발언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면 미국이 이를 방어할 것”이라고 말한 뒤 나온 것이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화상으로 진행된 ASEAN 정상회의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화상으로 진행된 ASEAN 정상회의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날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타운에서 CNN이 주최한 타운홀 행사에 참석한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이 중국의 침공을 받으면 어쩔 것이냐’는 질문에 "미국은 대만을 방어할 것"이라며 "우리는 그것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 같은 발언을 하자 백악관은 곧바로 이를 수습했다. 백악관은 현재의 대만 정책에 변화를 줄 의도가 없다고 밝혔다. 즉 중국이 주장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미국 행정부는 아직까지 대만과 관련해 ‘전략적 모호성’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전략적 모호성을 포기하고 전략적 명확성 정책을 채택하면 대중 관계가 근본적으로 변한다.

미국과 중국은 1979년 ‘하나의 중국’ 정책에 합의하고 정식 수교를 맺었다. 하나의 중국 정책은 미국이 중국의 부속 도서인 대만을 정부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1979년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로데오 경기를 본 뒤 카우보이 모자를 써 보는 덩샤오핑. 미중 외교관계 수립을 상징하는 역사의 한 컷이다. 
1979년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로데오 경기를 본 뒤 카우보이 모자를 써 보는 덩샤오핑. 미중 외교관계 수립을 상징하는 역사의 한 컷이다. 

이 같은 정책이 지난 40여 년간 지속됐으나 최근 미중 패권전쟁이 본격화하면서 미국에서 ‘전략적 모호성’ 정책을 포기해야할 시점이 됐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전략적 모호성 정책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단 대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대만과 정식 외교관계부터 수립해야 한다.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의해 대만을 정부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 양국은 공식 외교관계가 수립돼 있지 않다.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깨고 대만을 정부로 인정하면 이는 중국과 단교를 의미한다. 미중 관계가 근본적으로 변화하며, 미중이 전면전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전략적 명확성 지지자들은 대중 강경파들이다. 어차피 중국과 패권 전쟁은 피할 수 없다며 전략적 모호성을 폐기하고 전략적 명확성을 채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강경파는 아직은 소수다. 다수는 현상 유지를 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특히 미중 경제관계를 중시하는 인사들은 중국 없이는 미국의 번영도 없다며 현재의 전략적 모호성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만이 미중 관계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것이다.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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