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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선 "우울증으로 독일行…남편 만날 운명이었죠" [코미디언을 만나다]②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2021-10-30 05:30 송고 | 2021-10-30 09:08 최종수정
편집자주 지상파에서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은 이미 실종됐다. 코로나19로 코미디언들의 행사나 공연 스케줄도 이전에 비해 현저히 줄었다. 웃음을 주는 코미디언들이 웃음을 잃은 상황이 됐다. 지금은 TV나 무대에서 많은 코미디언을 볼 수 없지만, 이들의 웃음에 대한 열정은 여전하다. 자신들은 힘들어도 대중이 웃으면 행복해하는 코미디언들을 <뉴스1>이 만나, 웃음 철학과 인생 이야기 등을 들어보고자 한다. [코미디언을 만나다]를 통해서다.
개그우먼 김혜선이 22일 서울 상암동 인근에서 열린 뉴스1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10.22/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코미디언을 만나다] 열여덟 번째 주인공은 김혜선(38)이다. 2011년 KBS 공채 26기 개그우먼 출신인 김혜선은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최종병기 그녀' '기다려 늑대' 딸바보' '뿜 엔터테인먼트' '취해서 온 그대' 등의 코너에서 강한 이미지의 캐릭터와, 남다른 운동 능력을 배경으로 만든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독일 생활 중 만난 독일인 남편 슈테판 지겔과 2018년 결혼을 올린 뒤, '개그콘서트'로 활발히 활동을 펼쳐온 김혜선은 점핑머신 센터 CEO로도 변신해 사업가로도의 면모도 보여줬다. 지난해 '개그콘서트' 폐지 후 사업가로서의 활동에 집중해오던 김혜선은 최근 유튜브 '엔조이 커플'의 콘텐츠 '스트릿 개그우먼 파이터' 속 모니카를 패러디한 '뭡니카'로 출연하며 또다른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또한 김혜선은 SBS '골 때리는 그녀들' 시즌2에서 FC 개벤져스의 새로운 멤버가 되기 위한 오디션에 참여하며 눈길을 끌었다. 과연 새로운 멤버로 합류할 수 있을지 눈길을 끄는 구석. 서울액션스쿨 출신으로, 운동에 있어서는 남다른 자신감을 가졌다는 김혜선은 최근 뉴스1을 만나 '골 때리는 그녀들' 합류에 대한 기대심과 '스트릿 개그우먼 파이터' 출연 후 달라진 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코미디언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줄어든 요즘, "꽉 찬 관객석 앞에서 개그를 하고 싶다"라고 말하는 김혜선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개그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 "웃음은 약"이라며 "웃으면 병도 안 난다"라고 생각한다는 김혜선을 만나 그의 코미디 인생과 웃음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개그우먼 김혜선이 22일 서울 상암동 인근에서 열린 뉴스1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10.22/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코미디언을 만나다】 김혜선 편①에 이어>

-'개그콘서트' 활동 중간에 독일 유학을 택했었는데.

▶그때 '취해서 온 그대'라는 코너를 하고 있었는데, 우울증이 심하게 왔었다. 그러면서 도망 아닌 도망이었다. 유학 생활이라고 거창하게 표현하는데 저는 유학 생활이라고 단어를 쓰고 싶지 않을 정도로, 멀리 도망간 해외 도피였다.

-하지만 그 생활을 하면서 지금의 남편을 만나게 됐지 않나.

▶그때 한국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같이 일했던 친구 소개로 남편을 만났다. 지금 생각해보면 남편을 만나려고 독일에 간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독일어는 원래 할 줄 알았던 건가.

▶전혀 할 줄 몰랐다. 가서 알파벳부터 처음 배웠다. 배우게 된 동기가 독일이 맥주가 유명하지 않나. 독일의 낭만을 즐기자는 생각에 맥주를 마시러 갔다. 거기서 '네'라는 대답밖에 하지 못해서 여차여차 주문을 했는데 1리터짜리 맥주가 주문됐더라. 결국 다 마시기는 했는데, 내가 먹고 싶은 걸 먹고 살려면 필요한 건 배우자고 생각했다. 그때 이후로 열심히 배웠다. 그때 느꼈던 게 '나는 뭘 해도 꽂힌 건 제대로 하는구나'였다. 사람들이 2년 반이라면 이 정도까지 얘기를 못 한다고 하시는데, 재밌고 하고 싶은 거면 하게 되는 성격인 것 같다.

-남편은 처음 만났을 때, 본인이 개그우먼이라는 걸 알고 있었나.

▶처음에는 남편이 한국에 대한 관심이 있었지만 제가 개그우먼이라는 직업을 가진지는 모르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남편이 한국에 개그프로그램이 있는데 이거 봐라, 정말 재밌다고 얘기해주면서 '개그콘서트'를 보여주더라. 그때 소름이 돋아서, 한참 보고 있다가 '내가 사실 여기서 일했던 사람이야' '코미디언이었어'라고 얘기해줬다. 보더니 깜짝 놀라면서 '어디에 나왔어'라고 하더라. 그래서 활동했었던 영상들을 보여줬다. 어떻게 보면 제가 '개그콘서트'에서 남성스러운 역할인데 그걸 보면서 '귀엽다'고 해주더라. 그래서 '이 사람이다'라면서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개그우먼 김혜선이 22일 서울 상암동 인근에서 열린 뉴스1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10.22/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개그콘서트'가 폐지된 이후에는 어떻게 생활했나.

▶어떻게 보면 '개그콘서트' 활동 자체만 10년이고, 연습생 생활까지 하면 16년을 했다. 개콘이 없어지니깐 일주일 내내 회의하던 게 없어지고, 거의 점핑머신 운동 강사로만 활동했다. 운동 강사도 하나의 무대라고 생각하면서 사람들을 웃기면서 활동했다. 어떻게 보면 내가 운동인이냐 개그우먼이냐의 딜레마에 빠진 것도 있었다.

-최근에 '코미디 빅리그'에서 '개그콘서트' 출신 개그맨들도 활동을 하고 있는데.

▶잘하는 사람들은 어디 가도 잘하는구나 싶었다. 서태훈이나 박영진 선배님 같은 경우에는 어디 내놔도 항상 개그밖에 모르시는 정말 잘하시는 분들이다. 활동을 보면서도 '갈 줄 알았다, 거기서 잘 섞일 줄 알았다'라는 걸 느꼈다. '코미디 빅리그'에 가더라도 잘 적응하지 못해서 나오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그분들은 지금도 잘하고 계시니깐 자랑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내가 해도 잘 할 수 있을까 겁이 나기도 했다. 한 번 제의가 온 적이 있었는데 겁이 나서 못 한 적도 있었다. 만약 지금 제의가 들어오면 할 것 같다.(웃음)

-'개그콘서트'가 없어질 때 헛헛함이 컸을 듯한데.

▶마지막 회 때 제가 있었는데, 녹화가 끝이 나고 며칠을 울었다. 그 삶을 위해서 몇 년을 고생해서 왔는데 어떻게 보면 내 인생이 통으로 날아간 느낌이었다. 그래서 중간에 정체성의 혼란이 왔던 것 같다. 점핑센터가 있지만, 나는 본업이 개그우먼이었는데 앞으로 나는 뭐라고 얘기하고 다녀야지 싶었다. 개그우먼이라는 이름 자체도 없어질 수도 있겠다는 얘기를 한 적도 있다. 꾸준히 재밌는 프로그램이 생겨서 많이 활동했으면 좋겠다.

-가장 기억에 남는 코너가 있나.

▶저는 처음 데뷔했던 '최종병기 그녀'였다. 그거 하면서 가장 많이 힘들었고 가장 많이 울고 가장 많이 웃었다. 하면서 많이 다치기도 했다. 출연료를 받으면 80%가 병원비로 나갔다. 정말 심할 때는 하루에 병원 세 군데 다녀왔다가 촬영할 때도 많았다.

<【코미디언을 만나다】 김혜선 편③에 계속>


tae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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