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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만원대인데 벤츠에 전기차…도심형 럭셔리 전기차 'EQA'

[시승기] 메르세데스-벤츠 두번째 순수 전기차 더 뉴 EQA
벤츠 감성 녹아든 내외관 디자인…306㎞ 주행거리는 아쉬워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2021-10-25 06:50 송고 | 2021-10-25 09:22 최종수정
메르데세스-벤츠의 '더 뉴 EQA'. © 뉴스1

지난 2019년 EQC의 처참한 실패 이후 메르세데스-벤츠가 절치부심해 한국 시장에 두 번째로 내놓은 순수 전기차 '더 뉴 EQA(이하 EQA)'는 출시 직후부터 화제의 중심에 섰다. 우선 벤츠의 두 번째 순수 전기차라는 점에서, 또 5000만원대라는 벤츠 치고는 '파격적인' 가격대에 EQA는 초반 흥행을 예고했다. 그러나 국내 공인 주행거리가 300㎞ 초반에 그치면서 EQA는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화제의 중심에 섰던 EQA를 지난 20~21일 직접 몰아봤다. 복잡한 도심부터 속도를 낼 수 있는 고속화도로까지 다양한 주행환경에서 EQA를 주행하며 느낀 점은 각종 논란에도 '벤츠는 벤츠'라는 점이다. EQA는 메르세데스-벤츠 특유의 럭셔리 감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전기차의 주행 성능과 각종 기능은 꼼꼼하게 챙긴 작지만 '알찬' 친구였다. 

우선 차량을 인도 받고 주행을 시작하기 전 EQA의 외관에 눈길이 갔다. EQA는 벤츠의 인기 모델 중 하나인 소형 SUV 'GLA' 2세대를 기반으로 한다. 디자인도 그렇지만 차체 자체도 벤츠의 전용 플랫폼인 EVA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내연기관 차량에서 엔진을 떼고 전기모터를 부착한 것과 같다.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개조했다고 생각하면 쉽다. 

이 때문에 외관을 통해 전기차의 느낌을 강하게 받지는 못했다. 얼핏 보면 내연기관차로도 보일 정도였다. 전기차 특유의 미래지향적 디자인에 아직까지는 익숙하지 않기 때문인지, 이 점은 기자 개인에게 오히려 좋았다. 다만 최근 출시되는 전기차 모델들의 개성있는 디자인을 선호한다면, 이점이 아쉬울 수 있겠다. 

그렇다고 GLA 2세대와 똑같다는 것은 아니다. 벤츠는 EQA 곳곳에 전기차만의 감성을 녹여냈다. 우선 내연기관차에 있는 그릴이 필요 없기 때문에 외관 전면이 블랙 하이그로시로 마감됐다. 이는 중앙의 '삼각별'을 더욱 도드라지게 하는 요소다. 측면에 전기차의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해 추가된 'EQA' 가니쉬도 인상적이다.

전체적으로 짧은 전후방 오버행 비율도 전기차의 느낌을 강조한다. 전면부를 가로지르는 광섬유 스트립은 풀 LED 헤드램프 주간 주행등과 이어지며 주간은 물론 야간에도 시인성을 높여준다. 플러시 휠과 보닛 위 파워돔은 EQA의 존재감을 각인시켰고, 도드라진 숄더 라인과 마치 쿠페가 연상되는 사이드 윈도우 라인도 EQA만의 개성을 드러냈다. 

실내 디자인에서도 벤츠만의 럭셔리 감성이 그대로 구현됐다. 이 역시 GLA 2세대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곳곳에 EQA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요소가 더해지며 조화를 이뤘다. 새로운 스타일의 백라이트 트림, 터빈 형태로 설계된 공기 유도판이 적용된 5개의 원형 통풍구가 시선을 사로 잡았고 다채로운 색상 선택이 가능한 앰비언트 라이트는 EQA에 화려함을 더했다. 앰비언트라이트는 중앙에 위치한 3개의 원형 통풍구에는 물론 조수석 대시보드에 마치 수를 놓은 것처럼 구현돼 전기차만의 미래지향적 느낌을 강조했다. 또 2개의 10.25인치 와이드 스크린 디스플레이는 주행 상황과 차량 정보 등을 직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도왔다. 

콤팩트 SUV임에도 내부 공간은 대체적으로 넉넉했다. GLA와 비교해 미세하게 '넓다'는 생각을 했는데, 실제 EQA는 GLA 2세대보다 '살짝'씩 더 길고 높았다. 엔진 관련 부품이 빠지면서 내부 공간이 조금 더 넓어졌다는 설명이다. EQA의 길이는 4465㎜, 너비는 1835㎜, 높이는 1625㎜다. 전체적으로 1열과 2열 모두 키 170㎝인 기자가 앉고 주행하기에 충분했고, 몸집이 큰 성인 남성도 큰 불편함을 못 느낄 것 같았다. 다만 2열의 등받이 조절 기능이 없어 장시간 탑승할 경우 불편함이 있을 수 있다. 또 전기차임에도 2열 바닥 중간 부분에 불룩하게 튀어나온 부분이 있어 공간활용성이 다른 전기차 대비 조금은 떨어질 수 있다.

트렁크도 4인 가족의 짧은 여행 짐을 싣거나 골프백 하나 정도는 여유롭게 들어갈 크기였다. 트렁크를 열고 2열을 접으면 최대 1320L의 적재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 전기차로 '차박'까지도 가능하겠지만 길이가 짧아 아쉽다. 

메르데세스-벤츠의 '더 뉴 EQA'. © 뉴스1

EQA의 진가는 시동을 걸고 주행을 시작하자 드러났다. 우선 정말 조용했다. 내연기관은 물론 하이브리드 차량과는 비교가 안될 수준의 정숙함이었다. 외부의 소음이 없는 조용한 도로에서 저속으로 달릴 때에는 에어컨이나 히터 소리가 더 크게 들릴 정도였다. 

벤츠는 EQA 개발 단계부터 조용한 주행 환경 구축에 크게 신경썼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엔진에서 나오는 소음이 없어 차체 진동이나 타이어 소리와 같은 소음이 특히 두드러진다는 특징이 있다. 전기모터의 고주파 자극도 편안한 주행을 방해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벤츠는 브랜드 특유의 편안하고 조용한 주행에 대한 높은 기준을 세우고 이를 충족하기 위해 전기 파워 트레인을 차체에서 분리하기 위한 복합적 조치를 취했다는 설명이다. 

주행성능 역시 뛰어났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도심 주행에서는 정숙함을 무기로, 속도를 낼 수 있는 고속화도로에서는 전기차 특유의 강인한 힘을 무기로 내세웠다. 고속도로에 진입해 페달을 밟자 무난하게 100㎞ 이상 속도가 붙었고, 고속 상태에서는 미끄러지듯 질주하는 느낌마저 들었다. EQA에는 66.5kWh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됐는데, 특히 앞 차축에 탑재된 전기 모터는 최고 출력 140kW와 최대 토크 375Nm을 발휘한다. 

EQA에는 운전자가 스스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4단계의 에너지 회생 모드와 함께 회생 제동을 자동으로 설정해주는 D오토 모드까지 총 5가지의 주행 모드가 탑재됐다. 에너지 회생 수준은 D+, D, D-, D- -까지 네 단계로 표시되는데, D+에서는 가장 낮은 수준의 회생 제동으로 관성 주행이 가능하다. D는 마일드한 회생 제동을, D- -는 가장 강력한 회생 제동으로 싱글 페달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패들 쉬프트를 길게 당길 경우, D 오토 모드로 세팅돼 주행 상황에 맞는 에너지 회생 모드를 자동으로 설정해 준다.

세그먼트를 뛰어 넘는 수준의 다양한 첨단 및 편의 기능도 매력적이다. 컴팩트 세그먼트 최초로 기본으로 탑재된 메르세데스-벤츠의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인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Driving Assistant Package)가 대표적인데,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에는 △액티브 디스턴스 어시스트 디스트로닉 △액티브 속도 제한 어시스트△액티브 사각지대 어시스트 △액티브 차선 이탈 방지 어시스트 △충돌 회피 조향 어시스트 기능 등이 포함됐다.

메르데세스-벤츠의 '더 뉴 EQA'. © 뉴스1

문제는 주행거리다. EQA의 1회 완충 시 산업통산자원부 인증 주행거리는 306㎞에 불과하다. 동급 모델의 경우 400㎞대의 주행거리를 자랑하는 것과 비교하면 짧아도 너무 짧다. 기아의 대표 전기차 모델인 EV6 가운데 롱레인지 후륜구동 모델의 경우 산업통상자원부 인증 주행거리는 475㎞에 달한다. 이 점은 EQA 출시 당시 높았던 국내 관심을 '확' 식게 한 요소 중 하나였다. 

그러나 실제로 EQA를 몰아보니 주행거리가 짧다는 점을 크게 느끼진 못했다. 차량을 받았을 때 이미 완충된 상태였고, 이틀 동안 60~70㎞의 비교적 짧은 거리를 운전했기 때문일 수 있지만,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 충전 잔량은 물론 전기차 충전소 검색이 가능해 도심 주행에서는 큰 문제가 안 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인지 벤츠는 EQA를 소개할 때 '도심형' 럭셔리 전기차라는 점을 강조한다.

급속 충전기를 사용할 경우 100kW의 최대 출력으로 충전이 가능하며 완속 충전기로는 최대 9.6kW로 충전할 수 있다.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0분 가량이다. 

무엇보다 벤츠임에도, 각종 편의사양이 추가된 전기차임에도 5000만원대인 가격은 EQA의 가장 큰 장점이다. EQA의 부가세를 포함한 가격은 5990만원으로, 정부의 저공해차 구매 보조금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EQA의 국고보조금은 618만원으로, 차량 등록 지역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추가로 지원받을 수 있는데, 만약 서울시에서 EQA를 등록할 경우 국고보조금과 서울시 보조금 등을 지원받아 5000만원 초반대에 EQA를 구매할 수 있는 셈이다. 

사실 전기차 운전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막연하게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완전히, 크게 다를 거라고 생각해 부담이 컸으나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내연기관차와 크게 다르지 않은 내외관 디자인은 오히려 매력적이었고, 여기에 전기차만의 주행 성능과 각종 요소를 즐길 수 있어 재미까지 있었다. 크게 부담 없이 전기차를 몰고 싶다면, 여기에 벤츠만의 '삼각별'을 원한다면 5000만원대의 EQA를 뛰어넘는 모델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도심 주행을 많이 하는 사람에게만 해당된다. 장거리 운행을 주로 하는 운전자라면 306㎞의 주행거리가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jung907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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