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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그저 거기 있다…시집 ‘산’ 출간한 조재도 시인

천안 태조산의 사계를 시적 서정으로 풀어
사람살이와 같은 산의 풍경과 인생 엮은 80편 수록

(대전=뉴스1) 최일 기자 | 2021-10-24 10:34 송고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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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달팽이, 지렁이, 도토리, 새들과 많은 인생 공부를 했습니다. 그렇게 하여 얻은 것은 간소함과 담담함이죠. 그 정취가 이 시집을 읽는 이들에게 전해지길 바랍니다.”
충남 천안의 태조산을 30여년 5000번 넘게 올랐다는 시인이 있다. 그는 산에서 떠오르는 생각을 그때그때 메모지에 적었고 그것은 수백 편의 시가 됐다.

1957년 부여에서 태어나 청양에서 자랐고 천안에 살면서 시작(詩作)을 하는 조재도 시인 이야기다. 그가 2021년 가을, 자신의 14번째 시집 ‘산’(도서출판 b)을 출간했다. 이번 시집에는 태조산에 오르면서 쓴 시 가운데 봄·여름·가을·겨울 각 20편씩 사계(四季)를 노래한 80편이 담겼다.

“태조산은 천안에 있는 해발 421m의 그리 높지 않은 산이에요. 고려 태조 왕건이 머물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죠. 제가 천안에 산 게 1987년 결혼하고부터인데, 그때부터 태조산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다른 것도 그렇지만 산도 가까운 곳에 있어 자주 찾을 수 있는 산이 좋다는 게 시인의 지론이다. 그래서 집 뒤에 자리한 태조산은 그에게 참 각별하다. 마음의 독을 씻겨주고, 넓은 품으로 인간사 희로애락을 지그시 안아주며, 때 묻은 인간의 언어를 정화시켜주는 존재가 바로 산이기 때문이다.
시인에게 산은 그저 ‘거기 있는’ 것이다. 즉 거기 있어서 그는 가는 것이다. 산과 자신은 완전 독립된 개체이면서 동시에 하나의 세계를 이룬다고 시인은 말한다.

“저에게 산(자연)은 ‘Self-so-being’, 곧 스스로 그렇게 있는 존재예요. 개발과 수탈의 대상으로 인간의 감정이 투영된 인위(人爲)에 시달려온 그런 자연이 아닌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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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도 시인은 1981년 공주사대 국어교육과 졸업 후 두 차례 해직(1985년 8월 ‘민중교육’이란 잡지에 시 ‘너희들에게’ 외 4편을 발표, 1989년 전교조 결성에 참여)되는 역경을 딛고 2012년 8월까지 교편을 잡았다.

그동안 시집 ‘좋으니까 그런다’, 청소년소설 ‘이빨 자국’, ‘불량 아이들’, 자전소설 ‘위로받고 싶은 나날들’, 동화 ‘넌 혼자가 아니야’, 평화 그림책 ‘전쟁 말고 평화를 주세요’, 산문집 ‘일등은 오래가지 못한다’ 등을 펴낸 그는 태조산을 벗 삼아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에 전념하며 10년째 청소년평화모임을 이끌고 있다.

“시는 시를 쓰는 사람이나 읽는 사람이나 인생을 풍요롭게 합니다. 저에게 바람이 있다면 제 시가 많은 이들의 가슴에 가 닿아 공감하는 일이고, 쓸 수 있을 때 좋은 시를 부지런히 쓰는 것입니다.”


choi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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