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누리호 발사 'ICBM 개발' 성큼…고체연료 엔진 완성이 관건

'초소형 위성체계' 등 군사용 위성발사에도 쓰일 듯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2021-10-19 05:00 송고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2021.08.26 /뉴스1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2021.08.26 /뉴스1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의 1차 발사 시도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군 당국도 그 성공 여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발사 때 '누리호'에 탑재하는 1.5톤짜리 인공위성 모사체(위성과 무게가 같은 금속 물체)가 목표 궤도(고도 700㎞) 진입에 성공할 경우 우리 군도 더 이상 외국의 도움을 받지 않고 군사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위성 발사용 우주 로켓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원리가 다르지 않다"는 이유로 이번 '누리호' 발사를 ICBM 기술 확보와 동일선상에 놓고 보기도 한다.

그러나 정부 소식통은 "누리호는 처음부터 액체연료 기반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연료(케로신·등유) 주입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더구나 산화제로는 초저온의 액체산소를 쓰기 때문에 군사적 용도엔 맞지 않는다"고 전했다.

연료주입시간이 사실상 필요 없는 고체연료 추진체계가 누리호에 적용되지 않은 건 작년 7월까지만 해도 한미미사일지침(2021년 5월 종료)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우주 발사체에 고체연료 추진체계를 적용하는 게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한국형 발사체 개발은 2010년 시작됐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에 적용된 75톤급 추력의 국산 액체연료 로켓엔진 KRE-075. 2021.9.16/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에 적용된 75톤급 추력의 국산 액체연료 로켓엔진 KRE-075. 2021.9.16/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다만 북한이 그간 개발해온 중거리·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 시리즈가 액체연료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누리호를 군사적으로 전용하는 것도 전혀 불가능하진 않다"는 견해도 있다.

이런 가운데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올 7월 국내 기술로 개발한 75톤급 추력 고체연료 로켓엔진의 지상연소시험에 성공, 추후 '누리호' 개량형이나 후속 모델엔 이 같은 고체연료 기반 엔진이 적용될 전망이다. ICBM 개발에 한층 더 가까워지게 되는 것이다.

현재 '누리호'엔 75톤급 추력의 국산 액체연료 로켓엔진 KRE-075가 1단 추진체에 4기, 2단 추진체에 1기 등 총 5기가 탑재돼 있다. 또 3단 추진체엔 7톤급 국산 액체연료 엔진 KRE-007이 들어간다.

지난 2013년 1월 '나로과학위성' 발사에 성공한 '나로호'(KSLV-Ⅰ)의 경우 2단 추진체는 국산 고체연료 로켓엔진 '킥모터'(KM)를 사용했지만, 1단 추진체로는 러시아제 액체연료 로켓엔진 RD-151이 쓰였다.

정부는 내년부터 '누리호' 개량 사업에 본격 착수, 현재 1.5톤 수준인 탑재 위성 중량을 2.7톤 이상으로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지난 7월 우주 발사체용 고체연료 추진기관 연소시험에 성공했다. (국방부 제공) 2021.9.15/뉴스1 © News1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지난 7월 우주 발사체용 고체연료 추진기관 연소시험에 성공했다. (국방부 제공) 2021.9.15/뉴스1 © News1

전문가들은 일본의 H-2A 로켓이나 미국의 '델타2' 로켓처럼 누리호에 고체연료 보조로켓을 장착할 경우에도 "훨씬 더 무거운 위성을 쏘는 게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작년 7월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미 '스페이스X'사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된 우리나라 최초의 군사용 통신위성 '아나시스 2호'는 무게가 5~6톤 정도 된다.

우리 군 당국은 내년 중 1호기 발사를 목표로 총 5기의 정찰위성을 궤도상에 띄우는 군 정찰위성 사업(일명 '425사업')을 진행 중인 상황.

군 당국은 또 이들 정찰위성이 한반도 상공을 지나지 않는 공백 시간대를 메우기 위해 고도 약 500㎞ 상공에 30여대의 초소형 정찰위성을 올려 보내 주요 지역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초소형 위성체계' 사업도 내년부터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초소형 위성의 첫 발사는 오는 2025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구 저궤도를 도는 '초소형 위성체계'의 경우 정지궤도위성(고도 3만6000㎞ 상공을 지구 자전 속도로 도는 위성)에 비해 발사각 제한을 덜 받기 때문에 추후 국내에서 누리호나 그 개량형 로켓에 실려 발사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ys4174@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