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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前 대북특사 "北 핵보유 허용, 韓·日 자체 핵보유 결정할 수도"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2021-10-18 06:27 송고
조지프 디트라니 전 미국 대북 담당 특사. 2016.2.15/뉴스1 © News1 임경호 기자

조지프 디트라니 전 미 국무부 대북담당 특사는 17일(현지시간) 북한이 핵무기 보유가 한국과 일본 등 주변국의 자체 핵무기 보유 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디트라니 전 특사는 이날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압둘 카디르 칸의 죽음은 핵환산의 위협을 멈추지 않는다'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디트라니 전 특사는 기고문에서 최근 파키스탄의 핵폭탄 프로그램 설계자로 국가적 영웅이었던 칸 박사의 죽음이 한 개인이나 네트워크가 핵무기를 추구하는 불량국가 및 테러조직에 핵기술과 노하우를 어떻게 전수할 수 있는지를 돌아볼 수 있는 적절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칸 박사는 유럽에서 야금 엔지니어로 훈련을 받았고, 영국과 네덜란드, 독일 원자력 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인 유렌코(Urenco)에 고용돼 우라늄 원심분리기에 대한 고유한 접근과 전문지식을 얻었다.

그는 1971년 조국 파키스탄이 인도와의 전쟁에서 져 동파키스탄이 방글라데시로 분리 독립했다는 소식에 자극받아 유렌코의 핵심기술인 원심분리기 설계도를 빼돌려 파키스탄으로 돌아갔다. 파키스탄은 칸 박사의 지도하에 1998년 5월 최초의 핵실험에 성공, 이슬람권 최초의 핵보유국이 됐다.

칸 박사는 연쇄 핵확산 시기였던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에 이란에 나탄즈(Natanz) 핵시설을 위한 설계도와 부품 외에 수천대의 P-1 및 P-2 원심분리기를 제공했다. 그는 또 북한에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위한 원심분리기와 훈련 및 매뉴얼을 전수했으며, 이를 통해 북한은 플루토늄 프로그램에 더해 핵무기에 대한 또 다른 길을 제공했다. 리비아 또한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에 대한 원심분리기와 문서들을 수령했다.

디트라니 전 특사는 “이라크와 시리아도 칸 박사에게 접근했지만, 칸 박사와의 관계를 공격적으로 추구한 것은 이란과 북한, 리비아였다”며 “리비아는 결국 국제적인 합법국가 인정과 미국 및 영국과의 관계 정상화에 대한 대가로 핵무기 추진을 포기했다. (반면) 이란과 북한은 자신들의 프로그램을 지속해 왔다”고 설명했다.

디트라니 전 특사는 특히 “북한은 6차례의 핵실험을 했고, 핵무기용 플루토늄을 위한 사용후 핵연료봉 재처리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40~6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은 결코 핵무기용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영변에 신고된 현대식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으며, 이 시설에는 수천 개의 회전 원심분리기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시리아에 플루토늄 원자로 건설에 필요한 훈련과 재료, 지원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알카에다도 북한으로부터 핵무기와 핵분열 물질을 획득해 방사능물질 폭탄(더티밤·dirty bomb)을 만들려고 시도했다.

디트라니 전 특사는 “다른 민족 국가들이 일반적으로 (전쟁) 억제 목적으로 핵무기 능력을 획득하려고 시도할 것이라는 현재의 우려가 있다”며 “실제로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도록 허용된다면 한국과 일본 및 기타 다른 지역 국가들은 미국의 핵 억지 약속에도 불구하고 자체 핵무기가 필요하다고 결정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란의 사례도 마찬가지라며 이란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추구한다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 터키 같은 국가들이 자체적인 핵무기 프로그램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디트라니 전 특사는 "특히 동아시아와 중동 국가들이 자체 핵무기 프로그램을 추진하지 않도록 하길 원한다면 이란이 핵무기를 획득하지 않도록 하고,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알카에다 등의 테러집단이 미국과 그 동맹을 공격하고자 핵이나 생화학 무기를 계속해서 찾고 있다는 가정은 논리적"이라며 9·11 테러를 공모한 탈레반의 아프간 재장악은 미국과 그 동맹에 즉각적인 관심사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핵보유국 확산과 핵무기 또는 더티밤용 핵분열 물질이 불량국가나 테러조직에 획득될 가능성은 미국과 우리 동맹국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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