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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코로나]⑮'비대면·럭셔리·건강' 3대 키워드 계속된다

편리한 비대면 쇼핑 트렌드, 명품 소비 증가 지속
소비자 접점 넓은 유통업계 관련 수요 잡기 위해 분주

(서울=뉴스1) 이주현 기자 | 2021-10-20 06:05 송고
편집자주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공존을 뜻하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를 모색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방역체계가 확진자 차단을 위해 사람들이 모이는 걸 막고, 이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등 규제 일변도였다면, 위드 코로나는 조인 건 풀고 막힌 건 뚫어줌으로써 코로나19 이전(까지 가능할지 모르겠다)의 일상의 삶으로 돌아가자는 취지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은 있기 마련이다. 예상치 못한 변수들에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고,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도 있다. 위드 코로나로 가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준비돼 있는 걸까. 뉴스1이 미리 점검해 봤다.
11일 오전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시민들이 입장을 위해 줄 서 있다. 샤넬, 에르메스 등 명품 브랜드들은 최근 1인당 구매 가능 수량을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대량으로 구매해 정가보다 비싸게 되파는 '리셀'을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2021.10.11/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11일 오전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시민들이 입장을 위해 줄 서 있다. 샤넬, 에르메스 등 명품 브랜드들은 최근 1인당 구매 가능 수량을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대량으로 구매해 정가보다 비싸게 되파는 '리셀'을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2021.10.11/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유통업계에 활기가 돌고 있다. 마트와 백화점 등에서 장을 보고, 쇼핑을 하는 평범한 일상에 대한 욕구가 소비심리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유통업계는 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비대면 △럭셔리 △건강 3대 키워드가 소비 트렌드의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 종식이 아닌 만큼 비대면 소비를 선호하는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보복 소비에 따른 럭셔리 수요 증가, 건강을 생각하는 가치소비 등은 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비대면 소비 트렌드의 일상화

20일 G마켓과 옥션에 따르면 올해(1~9월) 대표적인 장보기 상품군의 거래액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3년 전 동기(2018년 1~9월) 대비 43% 증가했다.

집계 대상은 가공식품, 신선식품, 건강식품, 바디/헤어, 생필품, 커피/음료 등 6개 카테고리다. 건강식품(67%)과 가공식품(61%)이 큰 폭으로 증가했고 신선식품(38%), 커피/음료(36%), 생필품(28%), 바디/헤어(7%) 등도 거래액이 늘었다.

직접 매장을 방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배송 중 변질 우려가 적고 구매 빈도가 많은 상품군이 인기를 끈 것으로 분석된다.

연령별로는 20대 MZ세대의 랜선 장보기가 75%로 가장 크게 늘었다. 그 뒤로 30대(59%), 40대(47%), 60대 이상(41%), 50대(34%) 순으로 이어졌다.

20대가 3년 전과 비교해 가장 많이 구입한 품목은 음료류다. 탄산음료(390%), 생수/탄산수(192%), 기능성음료(187%)가 인기상품 톱5에 이름을 올렸다. 전통주(176%) 구매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30대는 수산가공식품, 냉동/간편조리식품 등 간단하게 한끼를 해결할 수 있는 가공식품류를, 4050세대는 간식 및 식사 대용으로 즐길 수 있는 빵과 떡 등을 많이 구입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며 먹거리, 생필품 등 각종 장보기 상품을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쇼핑이 보편화되고 있는 대표 사례다.

1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테크 프렌들리(Tech Friendly) CU' 1호점인 CU삼성바이오에피스점에서 한 고객이 점포 입장부터 결제까지 논스톱으로 이뤄지는 미래형 편의점을 이용하고 있다. 2021.2.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1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테크 프렌들리(Tech Friendly) CU' 1호점인 CU삼성바이오에피스점에서 한 고객이 점포 입장부터 결제까지 논스톱으로 이뤄지는 미래형 편의점을 이용하고 있다. 2021.2.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비대면 트렌드에 발맞춰 무인매장을 선보이는 등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무인매장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편의점 업계다. 지난 8월 기준 무인 편의점은 GS25 430개, CU 280개, 이마트24 150개, 세븐일레븐 130개 등 1000여개에 육박한다. '주52시간 근무' 시행과 '최저임금 인상' 등 요인이 있었지만 코로나19 이후 본격 확대된 것은 비대면 트렌드가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백화점도 무인매장을 열며 비대면 트렌드에 동참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월 오픈한 '더현대 서울' 6층에 무인매장 '언커먼스토어'를 운영중이다. 33㎡(약 10평) 규모로 패션잡화, 생활용품, 식음료, 굿즈 등 200여 상품을 판매하는 라이프스타일숍 형태다.

‘현대식품관 투홈’ 모바일앱의 QR코드 체크인 기능을 사용해 매장에 입장한 뒤, 선택한 상품을 갖고 매장을 나가면 사전에 등록해놓은 결제수단으로 5분 내 자동 결제되는 방식으로 비대면 소비 트렌드에 발맞추고 있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한국맥도날드는 고객 경험(UX)을 향상시키고 비대면 주문을 위해 키오스크(무인단말기)의 업그레이드를 진행한다. 일르 통해 디자인, 속도, 접근성 등 고객 경험(UX)을 향상시킨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언커먼스토어(현대백화점 제공) © 뉴스1
현대백화점 언커먼스토어(현대백화점 제공) © 뉴스1

◇폭발하는 명품 소비 욕구, 럭셔리 트렌드 강세

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럭셔리 트렌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는 이들을 잡기 위한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국내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영 앤 리치(Young & Rich·젊은 부유층)'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지난 15일 더현대 서울과 판교점에 30대 이하 VIP 고객을 대상으로 한 ‘클럽 YP 라운지’를 열었다. 올해 업계 최초로 20·30 전용 VIP 멤버십 프로그램을 도입한 데 이어, 이들을 위한 전용 라운지를 운영하는 것이다.

'클럽 YP'는 젊음을 뜻하는 '영(Young)'의 앞글자와 우수고객을 뜻하는 'VIP'의 마지막 글자를 따 조합한 것으로, 1983년생(한국 나이 39세) 이하 고객을 대상으로 한 VIP 멤버십 프로그램이다.

현대백화점 카드로 3000만원 이상을 구매한 고객이나 기부 우수자, 봉사활동 우수자 등이 가입 대상이다. 가입 신청한 다음날부터 바로 발렛파킹 서비스, 명품 구매시 6개월 무이자 서비스 등 VIP 혜택이 제공된다.

현대백화점이 이처럼 20·30을 대상으로 VIP 멤버십을 도입하고 전용 라운지까지 운영하기로 한 것은 이들의 소비력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어서다. 실제 현대백화점에서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30대 이하 고객의 명품 매출 신장률은 48.2%로, 전체 평균(38.2%)을 크게 웃돌고 있다. 명품을 구매한 전체 고객 가운데 30대 이하의 비중 또한 지난해 42.2%에서 올해 48.7%로 증가해, 전체 명품 구매 중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현대백화점은 향후 더현대 서울과 판교점 외 주요 점포에 MZ세대 고객을 타깃으로 한 클럽 YP 라운지를 추가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27일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 루이비통 매장 앞에 소비자들이 줄지어 서 있다. 2020.6.27/뉴스1© 뉴스1 최동현 기자
27일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 루이비통 매장 앞에 소비자들이 줄지어 서 있다. 2020.6.27/뉴스1© 뉴스1 최동현 기자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은 지난 8일 업계 최초로 지하 1층과 지상 1층, 두 개 층에 명품/화장품 전문관을 새롭게 선보였다. 명품·화장품 전문관의 총 영업 면적은 3600여평(1만1841㎡)으로 기존보다 2배 이상 늘렸다.

지하 명품관 한가운데에는 천장을 뚫어 층고를 높인 '보이드(Void)'라는 공간에는 럭셔리 브랜드의 팝업 행사를 비롯해 공연과 강연, 전시 등을 선보이는 문화 공간으로 활용된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 8월, 10개월 간의 리뉴얼 공사를 마치고 1층에 국내 최대 규모의 럭셔리 화장품과 잡화 매장을 열며 최고의 명품 라인업을 갖춘 점포로 재탄생했다.

패션, 잡화, 화장품, 주얼리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구찌만 7개, 샤넬 6개, 에르메스 4개, 루이비통 3개 등의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패션, 잡화, 화장품 등 럭셔리 브랜드의 카테고리 별 전문관을 가장 많이 소개하는 럭셔리 백화점으로 거듭난 것이다.

신세계는 단순 판매 공간을 넘어 오프라인 쇼핑에서만 느낄 수 있는 ‘체험’을 앞세워 프랑스의 봉마르셰, 영국의 헤롯과 같은 대한민국 대표 백화점으로 자리매김 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작년부터 올해 말까지 해외명품을 전면에 내세우는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7월에는 남성 고객들을 위한 해외 패션 전문관으로 탈바꿈했다. 기존 5층의 절반 정도를 차지했던 면적을 2배 이상 확대해, 본점 5층 전체를 남성 해외 패션 브랜드로 채웠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내년말까지 해외명품을 강화를 통해서 국내 최고급 수요에 소구할 수 있는 세계적인 럭셔리 백화점으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 전통적인 쇼핑 1번지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 전체 50% 이상을 해외명품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 시기 해외 출국자가 증가하면서 국내 럭셔리 시장은 다소 주춤할 여지는 있다"면서도 "고급 소비재의 경험은 장기적으로 하이엔드 시장으로 확대 될 것"이이고 말했다.

1일 오전 이마트 성수점에서 모델들이 'Biopublic(바이오퍼블릭)'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론칭을 소개하고 있다. 이마트는 건기식 자체브랜드 Biopublic을 론칭하고 오는 3일부터 노브랜드 전문점, SSG닷컴과 함께 본격 판매에 나선다. (이마트 제공) 2021.6.1/뉴스1
1일 오전 이마트 성수점에서 모델들이 'Biopublic(바이오퍼블릭)'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론칭을 소개하고 있다. 이마트는 건기식 자체브랜드 Biopublic을 론칭하고 오는 3일부터 노브랜드 전문점, SSG닷컴과 함께 본격 판매에 나선다. (이마트 제공) 2021.6.1/뉴스1

◇치료보다 예방 '셀프 메디케이션' 트렌드 확산

건강에 대한 관심은 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질병에 대한 치료보다는 예방을 중요시하는 셀프 메디케이션(Self-medication)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이마트의 건강기능식품 매출을 살펴보면 작년 3월~12월 52.1%, 올해 1월~9월 27.6%로 고신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마트는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지난 6월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바이오퍼블릭(Biopublic)을 론칭했다. 프로바이오틱스, 홍삼스틱, 푸테인, 멀티비타민 등으로 건기식 상품군 중 가장 대중적인 상품들을 우선적으로 선보였다.

바이오퍼블릭은 출시한지 4개월여만에 27만개의 판매고를 올릴만큼 대중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이마트는 지난 1월부터 건강기능식품 통합매장을 선보이고 있으며 현재 별내점, 하남점 등 총 13개의 건강기능식품통합 매장을 운영중이다. 이마트는 30개까지 건강기능식품 통합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은 올해 7월, 지하 2층 식품관 리뉴얼을 통해 업계 최초의 건강 매장 편집숍 '웰니스 케어'를 선보이고 있다.

이곳에는 영양사 자격을 보유한 건강 전문 매니저와 상담이 가능하며, 최적의 영양제를 추천 받을 수 있다. 대표적인 건강 관련 브랜드 ‘GNC’에서는 유전자 검사를 통한 진단 및 영양 솔루션을 제공하는 코너도 단독으로 선보인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홈짐 트렌드 확산 등 건강 관련 제품 수요가 증가하자 관련 매장을 확대 운영하고 있다. 올해 초 더현대 서울 2층에 트레드밀 등 운동 기구를 판매하는 글로벌 피트니스 장비 업체 '테크노짐'을 열었고 세라젬(11개점)·바디프랜드(11개점) 등 안마 의자 및 헬스케어 관련 브랜드 매장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온라인으로 구매 채널 이동이 있었다"며 "위드코로나로 생활 방역이 완화된다면 오프라인 점포에 일반 고객 집객이 원활해지면서 코로나19 이전의 구매 형태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jhjh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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