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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前대북특별대표 "北, 내년 한국 대선에 집착…관여 원해"

"최근 대외적 메시지는 국제적 참여 의지 시사"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2021-10-16 12:02 송고 | 2021-10-16 12:29 최종수정
스티븐 비건 전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스티븐 비건 전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북한이 최근 대외적 메시지를 전하기 시작한 것은 국제적 참여 의지를 시사한다. 내년 열릴 한국 대선에 잠재적으로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일 수 있다."

16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스티븐 비건 전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은 미 조지워싱턴대학교 한국학연구소(GWIKS)와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대학교가 공동으로 주최한 '북한의 사상과 경제정책' 포럼에서 북한의 최근 행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전했다.

비건 전 국무부 부장관은 이 자리에서 "북한이 한국과 통신선을 복원하는 등 최근 보인 일련의 행동은 사실상 내년 한국의 대선 결과에 잠재적으로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일 수 있다"면서 "북한은 지난해 미국 대선과 같이 정권 교체가 이뤄질 수 있는 내년 한국 대선에 '집착하고(fixated)'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북한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달 29일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남북통신 연락선 복원을 언급한 이후 한국시간으로 4일 오전 9시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및 군 통신선 등을 정상화시켰다.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에 반발해 지난 8월10일부터 무응답으로 단절된 지 55일 만의 복원이다.

이에 미국 국무부는 "역내 존재하는 위험을 적절히 줄일 수 있는 조치만 있다면, 남북협력은 '일리가 있다(makes sense)"면서 지속적인 외교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비건 전 부장관은 "북한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언제 어디서나 조건 없이' 북한과 만날 용의가 있다는 거듭된 제안을 무시해 왔다"면서 "내 경험에서 볼때 북한은 이런 '공개적인' 제안을 '싫어(hate)'한다. 잠재적 종전 선언을 비롯해 조용히 풀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단순히 양보함으로써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나오도록 할 수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내 견해"라고 말했다.

비건 전 부장관은 지난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비핵화를 위해 세계은행 가입을 경제적 인센티브의 일부로 고려할 것인지를 물었던 일화를 전했다.

그러면서 "나는 당시 김정은의 대답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김 위원장은 폼페오 장관을 바라보며 '세계은행이 무엇이냐'라고 답했다. 이런 대답을 듣고 우리는 아직 풀어나가야 할 일이 많다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미국의 인도적 지원이 언급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의 물질적인 고통은 미국의 외교 이익에 부합하지 않다"면서 "코로나19 백신 제공과 남북·미북 이산가족 문제 등을 통해 북한과 미국이 다시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 비건 부장관은 "미국의 목표는 한때 상상할 수 없었던 것을 시간이 지나면서 상상할 수 없는 것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28일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을 찾은 시민들이 북녘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25일 담화를 통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재설치' '정상회담' 등의 가능성을 언급했으나,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군통신선 모두 지난 8월 10일 이후 통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를 진행하는 북한은 이날 동해상으로 미상의 발사체를 발사했다. 2021.9.2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28일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을 찾은 시민들이 북녘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25일 담화를 통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재설치' '정상회담' 등의 가능성을 언급했으나,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군통신선 모두 지난 8월 10일 이후 통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를 진행하는 북한은 이날 동해상으로 미상의 발사체를 발사했다. 2021.9.2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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