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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려금 400만원 늘렸지만 'ROTC 위기'…1학년 사전선발 첫 미달

5년간 없던 1학년 미달이 올해는 9개 대학서 나와
의무복무 기간 줄어든 현역병에 비해 이점 없어

(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2021-10-14 09:08 송고
 
 

60년 전통의 학생군사교육단(ROTC)이 인재 수급에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올 한해 ROTC 1학년 선발에서 정원 대비 지원자 수가 미치지 못한 대학이 무려 9곳이 나왔다. 최근 5년간 처음 있는 일이다. 지원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데 국방부의 대응이 여전히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14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한해 1학년 육군 학군사관후보생 합격자가 정원에 이르지 못하는 대학 수가 9개에 달했다.
2학년 선발에서도 미달 대학 수가 상당수 나왔다. 2학년 선발의 경우 2017년 2개, 2018년 5개, 2019년 7개 대학에서 미달됐는데 올해는 그 수가 12개까지 늘었다. 1학년 사전 선발에서 미달된 대학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고 2학년 정시 선발에서도 최근 5년간 가장 많은 대학이 나온 것이다.

학생군사교육단은 한 기수를 2차례에 나누어 1학년 때 사전 선발하고, 2학년 때 정시 선발한다. 올해는 총 119개 대학에서 선발 과정을 거쳤다. 다만, 학생군사교육단 지원율은 앞선 수치와 같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급기야 1학년 사전 선발에서부터 미달이 발생한 것이다.

국방부는 지원율 하락에 대한 대책으로 여러 정책을 펴고 있다. 단기복무 장려금 인상과 역량 강화 활동비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2017년 150만 원이었던 단기복무 장려금은 올해 400만 원으로 인상됐다. 그럼에도 학생군사교육단 지원율 하락은 계속되는 모양새다.
지원율 하락의 가장 큰 이유는 역시나 의무복무 기간이 꼽힌다. 육군 기준 학생군사교육단의 의무복무 기간은 1961년 창설된 이후 1967년까지 24개월이었고 1968년부터 28개월로 늘어나 현재까지 53년째 유지되고 있다. 여기에 후보생 시절에도 방학 때마다 총 12주간 군사훈련을 받는다.

반면 현역병의 의무복무 기간은 1968년 36개월, 1977년 33개월, 1993년 26개월, 2003년 24개월, 2011년 21개월, 2020년 18개월로 단축됐다. 과거 학군의 복무 기간이 현역병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을 때는 장교로서의 이점이 있었지만 이제는 현역병의 짧은 복무 기간의 장점을 대체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로 인해 학사일정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고,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로 전환한다고 하더라도 대학생활이 이전으로 완전히 돌아갈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서둘러 현역병으로 병역을 해결하는 인원이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학군사관후보생을 유인할 마땅한 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미군과 같이 학자금 지원과 세재 감면 등 혜택을 내놓기에는 재원이 빠듯하다.

김병기 의원은 "경제적 지원 등 복무여건 개선에도 불구하고 초급장교 확보가 어렵다면 다른 대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면서 "복무 기간 단축이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anghw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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